
10가지 반찬·찌개 백반으로 유명한 집
깐깐한 재료 선택 아낌없는 양념이 비법
낙지 볶음·무침·전골에 '광어회세트'도

간판은 회무침이 대표지만 주변에 알만한 사람들은 백반을 먹으러 이곳에 간다.
단돈 8천원이면 10가지 찬과 찌개가 나오는데, 무엇하나 버릴 것 없는 보석 같은 찬들로만 채워져 있다.
제철 채소로 만드는 다양한 나물 무침은 기본이고 진하면서도 깔끔한 양념에 무를 무르도록 익힌 생선조림은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인기다. 은행, 밤, 콩 등을 넣어 갓 지은 잡곡밥은 한술 뜨는 순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고, 주문과 동시에 부쳐서 나오는 따끈한 두부 부침과 짭조름한 간장 양념은 젓가락질을 부른다.
여기에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된장찌개와 보글보글 김을 내며 등장하는 계란찜은 "이모, 공깃밥 추가요"를 절로 외치게 한다. 밥을 다 먹고 난 뒤 따뜻한 숭늉까지 들이키고 나면 세상 남부럽지 않은 한 상을 받은 느낌이다.
전남 강진 출신으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이온의(64) 사장은 찬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인다.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메뉴 선정부터 재료손질, 조리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깐깐하게 재료를 따진 뒤 양념을 아끼지 않고 맛을 내는 그의 철학이 맛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20년전 이 사장이 고향에서 상경해 의정부에 터를 잡고 가게를 열었을 때, 입소문만으로 한 달 만에 '공무원들이 줄 서는 맛집'이 됐던 일화는 이 일대 요식업계의 전설이다.
매일 인천에서 공수하는 낙지로 만드는 볶음, 무침, 전골도 찾는 사람이 많다. 특히 빨간 양념에 넣어 즉석에서 볶는 산낙지 볶음은 시키는 순간, 주변의 시선 집중을 감수해야 한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빨간 양념을 밥에 올려 콩나물과 비비면 입안에서 화려한 폭발이 일어난다. 콧잔등에 땀이 나려는 정도, 딱 맛있게 매운 이 집의 낙지 볶음은 웬만한 전문점보다 낫다.
그밖에 회와 무침, 매운탕까지 풀세트로 나오는 광어회 세트는 모임이나 회식 메뉴로도 제격이다. 주소: 의정부시 의정로22번길 9. (031)826-1145
글·사진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