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을 발표하자 지역 내 정당들이 각자의 셈법을 따지며 희비가 갈리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안성과 청주 상당구, 서울 종로구 등 3곳에 대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안성 국회의원 재선거는 집권 여당이 빠진 채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의 후보군만으로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이에 대해 지역에 기반을 둔 여·야 정당들은 확연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여당인 민주당은 초상집 분위기다. 중앙당이 이번 선거가 안성지역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열리게 된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돼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당원들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종군 전 정무수석과 홍석원 전 지역위원장 등 민주당으로 출마를 준비하던 인물들도 중앙당의 당론이 정해진 데다, 이제와서 지방선거 출마로 방향을 선회하기도 쉽지 않다. 


與 출마준비자 '지선 선회' 어려워
이변 없는 한 보수 후보 승리 확실시


반면 국민의힘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잔칫집 분위기다. 보수 일색이었던 안성의 정치적 지형이 촛불 정국을 기점으로 침체했으나 최대 경쟁자인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이변이 없는 한 국민의힘의 승리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현재 김학용 전 의원과 이상민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뛰고 있지만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 전 의원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결정에 반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에 정의당은 일찌감치 이주현 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워 진보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상황에서 비슷한 이념적 성향을 고려할 때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역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에 차 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