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 교육감 성기선 후보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17일 수원시 인계동 선거사무소에서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2.5.17 /성기선 후보 캠프 제공

"고교학점제라는 '트로이 목마'를 보냈다. 그것(고교학점제)이 강고한 성(수능)을 무너뜨릴 것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성기선 후보는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사범대학 졸업 후 짧은 기간 교사를 거쳐 줄곧 교육 행정·정책을 연구해 온 그의 경력에서 보듯 각종 현안에 수치와 사례, 적절한 비유를 곁들여 가며 모범 답안을 내놨다. 무엇보다 그는 달변가이자 다변가였다.

1시간 가량 인터뷰가 진행된 뒤에 "이제 몸이 풀렸는데 더 하면 안 되냐"며 수업으로 치면 이제 1교시가 지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식 줄 세우기 교육의 대표 사례를 수능이라고 지목하곤 '수능 폐지' 같은 말만 백날 해선 폐해를 없앨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학생이 스스로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고 이런 이유에서 고교학점제가 수능이라는 성을 허물 '트로이목마'다. 이미 트로이목마가 성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식 줄 세우기' 폐해 대표사례
학생 과목 선택땐 일률적 평가 못해

성 후보는 자신이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이유에 대해 "개혁의 불도저가 학교 담벼락까지 들어왔지만 교실까지는 들어오지 않았다"는 말로 설명했다. 진보 교육감 13년을 거치며 외형적으론 진보 교육 정책이 많이 도입됐지만 정작 변화가 필요한 교실 속 학생들에게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혁신학교를 위시한 진보 교육으로 학생 수준 하향 평준화가 발생했다는 지적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보수 진영에서 습관처럼 들고 나오는 게 하향 평준화다. 고교 평준화 정책도 하향 평준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하지만 결과적으로 하향 평준화 됐다는 증거는 없고 오히려 나아졌다. 그것을 증명할 길이 없어 직접 연구했고 그 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했다. (고교 평준화가 하향 평준화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는)연구 결과가 도출된 순간 눈물이 흐르더라. 모든 평준화가 하향 평준화라는 건 정치 슬로건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향 평준화는 '정치 슬로건'일 뿐
사회적 차별 해소·적성 교육 단언

 

고교 학점제는 진보 교육 정책의 핵심이자 미래 교육이 변화할 수 있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성 후보는 "(고교 학점제는)학생에 선택권을 줌으로써 학교로 나뉘었던 교육과정이 학생으로 나눠지면서 (어느 학교에 다니냐로 갈렸던)사회적 차별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로 적성에 맞춘 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개혁이 학교 담벼락에서 멈췄다"고 말한 그는 "학습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학생은 교육 활동에 집중하도록, 선생님은 수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행정이 돼야 한다. 학교에 공문을 안 내려보내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문을 안 줘서 학교에 무슨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지가 중요하다. 교사에게서 일을 덜면서 교육을 어떻게 발전·개선하느냐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성 후보는 "임태희 후보가 경험과 관록이 있는 행정가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저 역시 행정기관의 장(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역임하며 제가 있을 동안 불협화음이 있거나 조직을 위험에 빠뜨렸거나 비리가 있었던 일이 없다"며 자신 역시 행정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