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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양영중 재학 중일 때 어머니, 동생과 함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성남에서 나고 자란 정치인이 경기 교육 수장이 되는 길은 시골 바닥이었던 판교가 테크노밸리로 성장하는 과정과 닮았다. 낙생초를 졸업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은행원, 공무원을 거쳐 정치인으로 탈바꿈한 뒤 보수 정치의 한 복판에서 생애 절정기를 보냈다. 그는 이제 경기도교육감으로 전국 최대 교육 현장을 지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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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장교로 군 복무할 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임 당선인은 성남 판교에서 태어났다. 당시 판교를 두고 임 당선인은 "시골 중의 시골"이라고 표현한다. 낙생초와 양영중을 졸업한 뒤 서울로 유학을 떠난 임 당선인은 경동고 시절 만능 스포츠맨으로 이름을 날렸다. 100m를 12초에 주파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달랐지만 성적은 반대였다. 첫 시험에서 반에서 46등을 기록한 그는 소속됐던 유도부를 탈퇴하고 공부에 매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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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장교로 군 복무할 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재수 끝에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임 당선인은 대학교 4학년 시절 친구들을 따라 행정고시에 응시한다. 1차에 합격한 그였지만 시험 대신 취직을 선택한다. 바로 은행원으로 진로를 선택한 것이다. 장남으로 하루 빨리 집안 경제를 맡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두 감정이 그를 금융권으로 이끌었다.

낙생초 졸업… 경동고 시절 스포츠맨 이름 날려
행정고시 1차 합격 이후 은행원으로 진로 변경
재무부 사무관 시절 IMF 사태… 16대 총선 나서
국회의원 시절에 '백봉신사상 수상' 가장 명예


은행 중 외환은행이 그런 마음에 부합하는 직장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한국의 현실은 외화가 부족해 경제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처지였고 결국 임 당선인은 행정고시 2차로 진로를 선회하게 된다. 공무원으로 제2의 직업을 갖게된 그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커다란 인생 항로 변경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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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총선 때 성남 분당을 한나라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홍보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재무부 사무관으로 1996년 떠난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길에 한국이 IMF 사태를 맞은 것이다. 급히 한국으로 돌아와 대통령 경제비서실에서 추진한 은행권 구조조정을 두고 그는 "뼈를 깎는 고통"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도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었고, 이 경험은 그를 현실 정치 무대로 자리를 옮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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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제16대 총선 직후 당선 인사.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고향 분당에서 16대 총선에 나서 특별한 공약 없이 '국민을 위한 마음, 더 크게 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된다. 합리적인 중도 성향 정치인인 그의 기질은 이때부터 장점을 발휘하게 된다. 2004년 목포와 자매결연을 맺고 목포를 자주 방문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그는 1987년 목포 개항 이후 6번째로 명예 시민증을 받게 됐고, 민주당 텃밭인 목포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국회의원이 명예 시민증을 받은 일로 한동안 화제를 몰고 다니기도 했다.

임 당선인은 국회의원 시절 가장 명예로운 일로 '백봉신사상' 수상을 꼽는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모범적으로 의정 활동을 수행한 의원에게 주는 이 상은 올바른 언행과 성실한 의회 활동을 펼쳐야만 받을 수 있기에 임 당선인은 이를 명예로운 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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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대 총장 재직 시절 학생들과 함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그는 "40년 이상 공직자로 살아왔는데, 국가와 사회로부터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이 바로 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60대 중반에 이르러 뒤를 돌아보니 다른 사람들은 한 번도 해보기 어려운 일을 그것도 분야를 바꿔가며 네 번(공무원, 국회의원,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 실장)이나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자리가 모두 공적인 자리였다는 게 과분한 영광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제 경기도교육감으로서 다섯 번째 공직을 수행합니다. 나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봄 바람처럼 대하라는 '지기추상 대인춘풍'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부끄럼 없이 공직을 수행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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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 과정.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캠프 제공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1956년 12월 1일 성남 출생
■서울대 경영학과-서울대 대학원(경영학 석사)
■부인 권혜정 씨 외 자녀 2명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국회의원(제16대~제18대),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 실장, 국립 한경대 총장 역임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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