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결같이 12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시장직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시민과 잘 따라와 준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2010년 민선 5기 의정부시장으로 당선돼 내리 3선을 한 안병용 시장은 12년 시정을 마치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안 시장은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하다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주한미군 부대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회색 도시를 희망 도시로 바꾸고 싶었고, 미운 오리 새끼 취급당하던 의정부를 모두가 사랑하는 백조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게 하고 싶었다"고 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재임 기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로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와 부속병원 유치, 도서관 건립과 스포츠 복지, 직동·추동 근린공원 조성 사업 등 세 가지를 들었다.
안 시장은 "을지대 병원과 캠퍼스의 경우 미군기지(캠프 에세이욘)에서 이뤄진 대규모 민간 투자사업의 첫 사례"라며 "반세기 넘게 국가 안보를 지켜오던 땅이 국민 건강과 교육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임 기간 도시공원, 도서관, 체육시설 이 3가지만은 반드시 시민들께 해드리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의정부만의 자랑인 특색있는 도서관과 권역별 체육시설, 공원일몰제를 대비한 전국 최초 롤 모델 사업인 직동·추동 근린공원은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 보면 뿌듯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미군기지, 을지대 캠·병원 유치
직동·추동 근린공원 조성 뿌듯
후임자 '공적 머슴' 잊지 말길
안 시장은 임기 말이 되자 정치권의 공세를 받고, 공직사회 일부가 등을 돌렸던 일은 안타깝고 뼈아팠다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고산지구 보상 문제로 힘들어하는 시민을 위해 엄동설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앞에서 투쟁했던 것처럼, 시정을 운영하면서 그 누구도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며 "임기 말 특정인을 승진시키려거나 특혜를 주려 한 것이 아닌데, 마치 인사 문제로 고집부린 시장이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고 최근의 인사 논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흐름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심정적인 아픔은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만약 1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시장에 출마하겠느냐는 질문에 "내가 시장이 된 것은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지적 자산이 시에 도움이 될지를 먼저 생각하고, 아마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고 답한 안 시장은 퇴임 후 당분간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니 모두가 부러워할 법한 시장직이 사실은 하루도 편치 않은 가시방석 같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며 마음을 평안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마지막으로 후임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로 "시민들이 뽑은 대리인, 즉 공적 머슴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성실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시장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잘 지켜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