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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의정부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주(국) 임시의장이 정회를 선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5명과 민주당 갑지역구 소속 최정희·강선영·정진호 의원의 요구로 의장 선출 및 원구성을 위해 열렸지만,민주당 을지역구 소속 의원들의 불참으로 정회했다. 개회가 수십분간 지연되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정회한 본회의는 7일 0시를 기해 자동산회했다. 2022.7.6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의정부시의회 원구성을 두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심각하다.

의정부시의회는 지난 6일 오후 4시 의장 선출 등을 위한 본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 의원 8명이 불참해 의결정족수 미달로 정회한 뒤 7일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했다.

민주당 의원 8명 불참에 본회의 자동 산회
정진호 의원, 원구성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
갑-을지역구 대립, 의장직 때문이라는 해석

이날 본회의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5명과 민주당 갑지역구 소속 최정희·강선영·정진호 의원의 요구로 열렸지만, 민주당 의원 3명은 나머지 민주당 을지역구 소속 의원 5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끝내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 간 불협화음은 앞서 갑지역구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통해 표출되기도 했다. 갑지역구 의원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 무던히 인내했으나, 민주당 을지역구 소속 시의원들은 패권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로 갑지역 소속 3명의 호소를 무력화했다. 당내 합의 과정에 있어 그동안 공문서 및 회의록 허위 작성, 녹취파일 사적활용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갑지역 소속 3명이 동의하지 않은 성명서가 무단으로 공표됐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행동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며, 일련의 상황에서 당내 상호 신뢰가 무너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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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의정부시의회 지하1층 현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갑지역구 소속 정진호 의원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 의원은 원구성을 위한 다른 의원들의 출석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2022.7.6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급기야 정진호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민주당 을지역구 소속 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시의회 건물 지하1층 출입구 입구에 자리를 잡은 그는 나머지 의원들이 모두 등원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거를 진행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의회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간 이 같은 갈등은 결국 의장직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의회 의장은 관례상 다수당의 다선의원 중 사전협의를 거쳐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는데, 제9대 시의회선 다수당인 민주당의 재선의원 최정희, 김연균, 이계옥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이 중 최 의원은 갑지역구 소속이며,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을지역구 소속이다. 시의회는 전반기와 후반기 두 차례 의장을 뽑는데 셋 중 한 명은 의장직에 앉을 수 없는 셈이다. 시의회 회의 규칙에는 득표수가 같을 때 최다선 의원이 다수면 연장자가 된다는 조항도 있는데, 세 명 중 연장자는 최 의원이다. 전체 민주당 의원들은 개원을 전후해 의장 선출을 포함한 원구성 논의를 이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일부 민주당 의원의 주장으로 불거진 제8대 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때 앙금도 발목을 잡고 있다. 당시 시의회는 국민의힘이 5명, 민주당이 5명, 무소속이 3명이었는데 무기명 투표에서 무소속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자 민주당 의원 전원이 퇴장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 제8대 후반기 의장은 무소속, 나머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채워졌는데, 현재 민주당 의원 중엔 당시 일에 대해 국민의힘에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원구성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단식농성에까지 나섰지만, 갑지역구를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민주당 의원들을 기다리며 본회의장에서 1시간여를 대기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A 의원은 "민주당 내 갈등을 빨리 봉합하기 위해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정 의원의 단독 행동 때문에 대안없이 떠밀리듯 본회의장에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의원은 "정 의원이 농성을 통해 자기 정치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으며, C 의원은 "의회가 본인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생떼 부리는 것은 바람직한 의원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이 참담하다. 단식농성은 순수하게 민주주의와 시의회의 정상화를 위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