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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인터뷰에서 취임 일성을 밝히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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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을 갈망한 시민의 준엄한 명령을 겸허히 받들겠습니다. 의정부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투명한 행정을 펼치겠습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자신의 시정 철학을 설명하면서 '시민 중심' 원칙을 강조했다.

김 시장은 "시민들은 선거를 통해 변화의 의지를 표현했고, 이제 그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때"라면서 "중요한 사안은 시민과 논의하고 토론하면서 진행하겠다. 반대 의견도 피하지 않고 경청하면서 시민과 긴밀하게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매주 금요일 14개동 현장시장실… 직접 문제해결·대안 제시 '호평'
여소야대 시의회… 적극 소통하고 필요땐 직접 설득도 나설 계획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어려움 따르더라도 반드시 해내야 할 일
'일자리·문화여가 공간·시민 토론' 3대 원칙 미군공여지 개발 의지


김 시장은 재도전 끝에 의정부시장에 당선됐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의정부의 현안 과제를 효율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정부시 전체 14개 동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그는 시민의 성원과 지지를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시민들 삶이 개선되고, 의정부시가 발전할 길이 무엇인지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고민했다"며 "시민 또는 전문가들과 도시에 대해 연구했고, 현장 곳곳을 다니며 현장 속에서 문제와 해답을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파를 뛰어넘어 다양한 목소리도 수렴하면서 새로운 의정부를 위한 대안들을 마련해 왔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줬던 진정성과 열정을 시민분들께서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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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시민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그의 신념은 취임과 동시에 운영을 중단시킨 시청 출입통제시스템을 통해 대표적으로 드러난다. 시민들이 신분증이나 방문증이 있어야만 들어올 수 있던 시청 출입통제시스템은 그동안 불통행정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다.

시는 7월 1일부터 닫혀 있던 시청사 중앙출입문을 활짝 열고 본관 로비를 시민 갤러리로 변신시켰는데, 여기엔 시민을 향한 김 시장의 진심이 작용했다.

그는 "열린 시정을 말하면서 시청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열린 공간에서 열린 소통이 나오고, 물리적 차단은 심리적 차단으로 이어진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닫혀 있었던 시청의 문을 열고 출입통제시스템 운영을 중단시킨 것은 시민과 협치 시정을 펼치겠다는 약속의 첫 실천"이라며 "앞으로 시청 로비는 시민들의 상상력, 이야기, 작품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시장의 시민 중심 관점은 그가 지향하는 도시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해선 행정이 도시의 주체인 시민과 지역 발전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려면 유기적인 소통과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처럼 소수의 엘리트가 몇몇 대형사업을 추진해 단기간에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은 이젠 유효하지 않다"면서 "시민 개개인이 참여해 생활 속 작은 부분 변화를 시작하고, 이를 확장해 전체 도시가 성장하는 건강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연장 선상에서 시민과 소통하려는 김 시장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취임 후 매주 금요일마다 14개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현장 시장실'을 열고 있는데,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직접 문제 해결 또는 대안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벌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현장에 문제와 답이 모두 있다"면서 "시민과의 소통이 쇼가 되지 않으려면 진정성과 명확한 목표 그리고 개선의 성과들이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통DNA를 의정부시청의 조직문화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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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의정부시장의 의정부공업고등학교 재학시절 모습.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당시 5만원이라는 월급을 받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 27세에 성균관대에 입학했으며, 이후 행정고시를 준비해 3년도 안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제공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먼저 여소야대로 구성된 시의회를 비롯해 각종 현안이 숙제로 놓여있다.

김 시장은 시의회와의 소통에 대해 "의정부시의회 의원 13명은 시민들이 뽑은 지역의 대표들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필요할 땐 직접 설득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시 발전을 위해선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시의회가 여야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협조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민의 관심도가 높은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에 대해선 "아이들 안전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 시장은 "안전은 그 어떤 경제적 가치와도 바꿀 수 없으며,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산동 물류센터는 도시정책에 대한 기본 방향 없이, 과정 또한 불투명하게 처리됐다"면서 "교통, 환경, 법률 등 외부 전문가와 시민단체, 주민, 관련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서 물류센터 사업 전반을 검토하고, 사업 추진 전반에 걸쳐 위법부당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겠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시장은 고산동 물류센터 외에도 그동안 추진된 미군공여지 개발 계획 등에 대해 재검토 의지를 명확히 했다. 그는 "시에 얼마 남지 않은 노른자위 땅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군공여지에 물류센터를 조성하려는 계획은 의정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자신이 추진할 미군공여지 개발 계획의 3가지 원칙을 설명했다.

첫째는 의정부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이어야 하며, 둘째는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여가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시민들과 충분히 숙의하고 토론하면서 개발계획을 함께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후보 시절 캠프 스탠리에는 IT 대기업 유치를, 캠프 레드클라우드에는 디자인 클러스터 조성을 공약한 바 있다.

김 시장은 "오랫동안 군사도시로 희생과 헌신을 강요당한 의정부를 위해 미군공여지는 미래산업의 허브 공간이 되고 주민들에게는 문화와 교육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시의 미래를 그려가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약력

▲성균관대학교 졸업 (행정학학사)
▲영국 버밍엄대학교대학원 졸업 (이학석사)
▲아주대학교대학원 졸업 (행정학박사)
▲행정고시 합격 (35회)
▲(전) 의정부시 부시장
▲(전)수원시 부시장
▲(전) 경기도 행정2부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