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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의회 청사 전경. /경인일보DB

올 7월 개원한 제9대 의정부시의회가 올해 두 번째 의원연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제주도 의정연수 이후 의원 1인당 150만원씩 약 1천950만원의 예산이 남았다.

최근 일부 시의원을 주축으로 이 예산을 갖고 연말 한 차례 더 의원연수를 가자는 의견이 나왔고, 싱가포르 등 구체적인 해외 목적지가 언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이달 초 열린 의원 정담회에서 해외 연수에 대한 의견을 구하자 한 의원은 "의회가 시 집행부의 불용 예산을 지적하는 입장에서, 남은 예산을 불용 처리하는 것이 맞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의원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불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용처리 안돼"… "시기 부적절"
엇갈린 의견… 일부의원 "불참"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데다, 국제 정세도 불안한 상황에서 시의회가 해외로 의정연수를 계획하는 것은 지역 정서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월 국내 연수를 다녀온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된다. 시의회는 지난 9월14일부터 16일까지 제주도 오션스위츠호텔로 2박3일 연수를 다녀온 바 있다.

시의원들이 연수를 갈 경우 수행하는 직원용 연수 예산도 남은 상태인데, 시의회 사무국은 오는 12월 추가경정을 통해 일부 반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한 공무원은 "국가적으로 큰 참사가 벌어진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시의원들이 연수 계획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럽다"며 "의원연수를 한 해에 이렇게 여러 번 간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동안 의정활동에 비춰 시의원들의 이런 행태를 시민들이 납득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태은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연수 예산이 일부 남았고, 이에 대해 의원들 간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한 바 없다"면서 "의원 연수는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