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고산지구의 고교 부족 문제 해결책으로 거론돼 온 구도심 학교 이전(2022년 12월14일자 8면 보도=의정부 고산지구 고교 부족… 구도심 학교 이전으로 문제 푸나?)을 두고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정작 교육당국은 학교 이전에 신중한 입장으로, 자칫 소모적인 논쟁으로 민민갈등만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의정부시와 의정부교육지원청, 주민 등에 따르면 '송산권역 학교이전 추진위원회'는 최근 흥선권에 밀집한 고등학교 가운데 한 곳을 송산권역으로 이전해 달라는 의견서를 교육지원청에 전달했다.

추진위는 의견서에서 "구도심이자 서북쪽인 흥선권역에는 8개 학교가 밀집한 반면 동부권인 송산권에는 학교가 부족해 1천여 명의 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 송산권역의 경우 택지 개발로 앞으로 학교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학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과밀화와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교육 복지 차원에서 고교 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구도심 학교를 송산권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김동근 시장 후보의 공약으로 처음 등장했다. 당선 후에도 김 시장은 단일학군인 의정부 여건상 학교 이전이 현실적인 대안이란 주장을 펼쳤으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과 별개로 논의가 진전될수록 주민들 사이에선 찬반 양론이 혼재하는 양상이다.

추진위 "고교 1곳 송산권역으로"
고산지구 '이전·신설 모두 환영'
의정부고 총동문회선 일부 '반대'
교육당국 "관계기관과 협의 필요"


고산지구 주민들은 어떤 고교의 이전이든 신설이든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전 대상 학교가 위치한 지역 주민들은 달갑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몇몇 학교가 이전 대상으로 지목됐고 그중 하나인 의정부고의 경우 총동문회가 나서 학교 이전에 대한 입장을 내기 위해 공식 논의를 시작했다.

의정부고 총동문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기점으로 의견 수렴에 나섰으며, 이후 일부 동문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부고 총동문회는 "학교 이전은 동문 간에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며 송산권역과 흥선권역 주민들 간에도 첨예한 의견 대립이 존재하는 현안"이라며 "동문 간 또는 주민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논의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당국은 학교 이전과 관련해 당장 정해진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의정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학교 이전 및 신설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려운 일"이라면서 "시 등 관계기관과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