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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의정부 행복로에서 의정부 호원초 고 김은지, 이영승 교사의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개최한 추모제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동료교사와 학부모, 시민, 학생이 모여 두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2023.8.30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경기지역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이 모여 2년 전 세상을 떠난 의정부 호원초 교사 2명을 추모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30일 의정부 행복로에서 고 김은지, 이영승 교사 추모제를 개최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으로 시작한 추모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1시간 반 넘게 진행됐다. 참석한 동료교사와 시민 등은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면서 숨진 두 교사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교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에는 애초 100여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측됐지만, 퇴근 시간 이후 생각보다 많은 교사가 모이고 지나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춰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 참석자는 200여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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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의정부 행복로에서 열린 의정부 호원초 고 김은지, 이영승 교사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 '교육이 가능한 법·조례 개정'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개최한 추모제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동료교사와 학부모, 시민, 학생이 모여 교사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2023.8.30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추모 발언에 나선 한 유치원 교사는 "수많은 고민 속에 선생님의 외로운 싸움은 얼마나 선생님을 고통스럽고 괴롭게 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나 또한 비슷한 고민과 일을 겪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담임이 혼자 감내해야 하고, 도움조차 받기 어려운 시스템이 이젠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 시민이자 초등 학부모라고 밝힌 구모씨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며 "교육 공동체가 책임질 일을 두 선생님에게 지웠다. 이를 개인의 희생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참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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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의정부 행복로에서 의정부 호원초 고 김은지, 이영승 교사의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개최한 추모제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동료교사와 학부모, 시민, 학생이 모여 두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2023.8.30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2년 동안 두 분의 죽음을 몰랐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면서 "지금도 교사들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징계를 운운하고 있는 교육당국은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시 낭독과 노래를 통해 숨진 두 교사의 죽음을 애도했다.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 '교육이 가능한 법·조례 개정' 등의 구호도 외쳤다.

두 교사의 유족을 대리하는 이정민 변호사는 추모제에서 사건의 경위와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김은지 교사의 경우 인사혁신처가 순직을 불승인했고, 이영승 교사는 현재 검토 중"이라며 "두 교사 모두 업무로 받는 스트레스가 아니었다면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해, 순직이 인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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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의정부 행복로에서 열린 의정부 호원초 고 김은지, 이영승 교사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 '교육이 가능한 법·조례 개정'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개최한 추모제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동료교사와 학부모, 시민, 학생이 모여 교사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2023.8.30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전교조 경기지부는 앞으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유사 사안에 대한 전수조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서명운동과 1인시위 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21년 호원초에선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김 교사가 숨지고, 이어 6개월만에 동료인 이 교사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두 교사는 업무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유서도 발견됐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단순 추락사로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경기도교육청과 의정부교육지원청은 합동진상조사반을 꾸려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