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인 정치구조 한계 느꼈다"
이 "백의종군… 선거법 지켜달라"
홍 "4년간 미래 한발짝도 못나가"


불출마 선언하는 이탄희<YONHAP NO-3061>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3.12.13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들이 현실 정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탄희(용인정)·홍성국(세종을) 의원이 13일 "후진적인 정치구조" "객관적 주장마저 폄하하는" 당에서 정치의 한계를 느꼈다고 이유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 의원들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발표한 영입인재들이다. 경제통 미래에셋증권 사장 출신 금융 전문가·'사법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들어온 판사 출신이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오영환(의정부갑) 의원도 '소방 공무원' 출신으로 영입 인재들은 당에서 가감 없는 목소리를 내고 국회 내에서는 다양한 입법 활동까지도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당내 사정은 이들의 쇄신과 정치적 요구를 받아들이기에 녹록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탄희 의원도 앞서 선거제 퇴행에 반대하며 현 지역구 불출마 후 험지 출마를 예고했었지만 결국 이날 22대 총선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당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 제도로 회귀하려는 것에 반대하면서다.

이 의원은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선거법만 지켜달라.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 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멈춰달라"고 강조했다.

홍성국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한국사회에도 양극화 해소,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 국토균형발전, 산업구조전환, 국민연금·건강보험 개혁 등과 같은 혁명 수준으로 바꿔야 할 문제들이 산적했다"며 "그러나 지난 4년간 우리 사회는 단 한 발짝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갖고 있는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성국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체제에서부터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까지 경제 대변인, 경제 특보 등을 역임해왔다.

당 지도부는 여당과의 혁신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진 용퇴론' 등 인적쇄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용퇴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민주당 현역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박병석 의원, 우상호 의원, 오영환 의원, 강민정 의원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