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3번 선점' 공통 1차 목표

민주탈당 '미래대연합' 발기인대회
이낙연 '새로운미래' 내일 창당발기
이준석 '개혁신당' 20일 중앙당창당
'새로운선택'·'한국의희망'까지 5개
22대 국힘·민주와 '3파전' 전략고심
공천후 추가 합류땐 정의당 앞질러


밝은 표정으로 대화 나누는 이낙연·이준석·김종민<YONHAP NO-2079>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운데)와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왼쪽), 비명계(비이재명계) 탈당 그룹인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카페에서 티타임 회동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2024.1.14 /연합뉴스

제3지대 신당들의 몸집 불리기가 본격화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하고, 민주당 의견 모임 원칙과상식의 3명 의원(김종민·이원욱·조응천)까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면서 제3지대의 공간이 넓어지고 있다. 이제 제3지대는 대중성 확보를 위한 '기호 3번'을 선점하기 위해 어느 세력을 중심으로 통합할 지를 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상식은 14일 '미래대연합(가칭)'으로 새 당명을 정해 국회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는 16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은 20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각각 연다.

이날 미래대연합 발기인대회에 참석한 신당들은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 필요성과 그 중심에 제3지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들이 양자택일 속박에서 벗어나 비로소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권리를 회복하는 국민복권의 날, 정치해방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비빔밥 정당'에 비유하며 "이 비빔밥을 즐길 수 있는 그 날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대한민국 정치개혁이 완성되는 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는 이번 선거를 '3파전'으로 치르기 위한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신당은 새로운선택(금태섭)·한국의희망(양향자)·개혁신당(이준석)·새로운미래(이낙연)·미래대연합으로 모두 5개다. 이중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신당은 미래대연합과 한국의희망 뿐이다.

김종민 의원은 "민심에 대한 책임은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3파전 구도로 국민들에게 짜장면, 짬뽕 말고도 김치찌개, 설렁탕도 있다는 선택지를 만들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제3지대 세력들의 연대 형태가 합당이 될 지, 흡수 형태가 될 지, 선거 연대가 될 지 등 구체적인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연대에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논의 초입 단계여서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통적인 것은 신당들의 1차 목표가 '기호 3번'이라는 점이다.

현재 원내 3당은 정의당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현역 의원 수(후보자 등록 마감일 3월 22일)에 따라 투표용지 순번이 배정된다. 만약 류호정 의원이 비례대표직 승계가 불가능한 1월30일 이후에 정의당을 탈당하고 새로운선택으로 당적을 옮기면 6석을 확보하고 있는 정의당 의석수는 5석으로 줄어든다. 정의당이 탈당을 거부한 류 의원에 대해 '제명'을 하더라도 6석에 그친다.

반면 민주당을 탈당한 미래대연합은 현역 의원 3명으로 향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공천 상황에 따라 신당에 추가 합류 의원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기호 3번'은 정의당이 아닌 신당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응천 의원은 "신당의 1차 목표는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는 7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1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해 선거비용을 보전 받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각 신당들이 닻을 올렸지만 '기호 3번'을 획득하고 몸집을 불리기 위해선 한 개 혹은 두 개로 뭉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인 만큼, 어디를 중심으로 뭉칠지를 두고 주도권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