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등 곳곳에… 승객 위험

"버스 한쪽으로 돌아" 기사도 한숨
화성시 땜질 급급 "날 풀리면 재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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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찾은 화성시 장지동의 동탄8동행정복지센터 인근 버스정류장 앞에 포트홀이 생겨난 모습. 2024.2.25 /목은수 기자 wood@kyeongon.com

지난 23일 오전 11시께 찾은 화성시 장지동의 동탄8동행정복지센터 인근 버스정류장. 역버스와 H버스 등 30여 종류의 버스가 정차해 정류장 길이만 70여m에 달하지만, 도로에는 포트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언뜻 보기에 지름이 한 뼘 넘어가는 웅덩이만 15개에 달했다. 정류장으로 들어서는 버스마다 바퀴가 포트홀에 빠져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렸고, 일부러 인도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세우는 버스도 눈에 띄었다.


동탄2지구에 포트홀이 급증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한데도 화성시는 땜질식 처방만 하고 있단 지적이다.

이날 정류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포트홀이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인근 도로가 모두 말썽이라는 것이다.

배차시간에 맞춰 대기하던 버스기사 주모(50대)씨는 "버스가 웅덩이를 지나면 시민들이 내리 꽂히는 것 마냥 앞으로 쏠려 위험하고, 차도 덜컹거리면서 (운전대가) 한쪽으로 돌아버리니까 운전하기에도 불편하다"고 했다.

광역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라 종종 이곳을 찾는다는 홍모(21·여)씨는 인근에서 포트홀로 다칠 뻔했다고 전했다. 홍씨는 "정류장이 있는 길가 끝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발이 웅덩이에 빠지면서 넘어질 뻔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화성시 소속 버스승강장 관리 직원이 정류장 앞 포트홀을 직접 안전신문고에 신고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성시의 용역을 받고 정류소를 정비하는 일을 한다는 곽모(55)씨는 "위험한 걸 보면 바로 신고하는 습관이 있다"며 핸드폰으로 포트홀 사진을 찍어 그자리에서 안전신문고에 접수했다. 곽씨는 "나이 드신 분들은 잘 모르니까 저희한테 해결해 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버스를 탈 때 불편하다고 해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트홀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도 화성시가 구멍을 메우는 땜질식 처방만 한 탓에 도로와 인도에는 아스팔트 알갱이가 가득했다. 곽씨는 본래 업무인 정류소에 붙은 전단지를 떼어내고 물청소를 한 뒤, 인도까지 올라온 아스팔트 알갱이를 모두 도로변으로 쓸어내리고 자리를 떠났다.

화성시 관계자는 "원래 봄철에 접어드는 시기에 포트홀이 많이 발생하는데, 2017년 시범단지가 처음 입주한 이후에 전체적인 도로 재포장이 이뤄진 곳이 거의 없고, 2지구는 여전히 공사 중인 곳이 많아 덤프트럭, 레미콘차량 등이 계속 다녀 도로 피로도가 높고 수명도 다한 상태"라며 "눈과 비가 계속 내리면서 구멍을 메우는 긴급복구만 하는 중이다. 날씨가 풀리면 아스팔트 자체를 뜯어내고 다시 까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