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청소년까지 가담시켜 5천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는 도박개장 등 혐의로 35명을 검거해 이 중 총책 A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인도네시아, 두바이 등 해외 사무실을 거점으로 두고, 국내외 1만5천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5천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도박사이트 조직은 각종 스포츠 경기를 편법으로 중계하거나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방송을 하면서 호기심이 강한 청소년들을 도박사이트에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유입된 청소년 일부를 가담시키고, 이 청소년이 다른 청소년을 도박에 끌어들여 수수료를 받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내에선 회원이 된 청소년이 다른 친구 또는 주변 청소년을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경찰은 청소년 도박 행위자 처벌보다 이들을 유인한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검거가 시급하다고 판단, 조직 전체를 일망타진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경찰 단속에 대비해 국내에 소규모 사이트만 운영되는 것처럼 임시 사무실을 꾸며 운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본사를 두고 국내에선 대포폰과 IP 우회 등의 방법을 활용해 회원 유치·관리만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범죄수익금에 대해 ‘기소전 추징보전’을 신청하고, 피의자들이 은닉한 또 다른 범죄수익을 추적하고 있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기반으로 강제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도박행위 또는 총판에 가담한 청소년 12명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과 연계해 선도활동을 병행하도록 하고, 단순 도박행위자 청소년들도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을 연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가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와 회원 모집에 악용되고 있다”며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유해사이트 차단조치 및 예방기관 연계를 통한 캠페인 활동을 병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