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李·당과 호흡 성과 낼것"
정성호 "李에 총선후 거취 표명"
추미애 "중립, 아무일 안하면 안돼"
당심 얻기위해 되레 '선명성' 부각
친명계 다수 입성 표심 당락 좌우

6선의 추미애(하남갑 당선인) 전 법무부 장관과 조정식(시흥을)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5선 의원들도 도전을 시사하며 국회의장을 향한 중진들의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같은 경쟁 심화로 그간 관례처럼 중립을 지켜왔던 국회의장이 22대 국회에서는 중립 의무 관례마저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원내대표는 물론 국회의장까지 제1당 수장의 마음이 향하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국회의장의 중립'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 국회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는 6선 조정식 의원·추미애 당선인, 5선 정성호 의원이다. 이외에도 5선에 김태년·박지원·정동영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후보들은 서로 '명심 경쟁'에 나섰다. 조정식 의원은 "명심은 당연히 저 아니겠나"라며 "이 대표와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성과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 국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도 "총선 이후 이재명 대표와 한두 번 정도 만났고, 제 거취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추미애 당선인도 "혁신 의장의 역할을 거부하진 않겠다"며 "(국회의장이) 기계적 중립 기어를 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회의장의 중립성 여부다. 여야를 아울러야 할 국회의장이 서로가 '민주당 의장'임을 자처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되면서다. 국회의장은 임기 2년 동안 당적을 내려놓는데, 이번 의장 후보군들은 당원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하며 되레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의장 선거마저 '명심 경쟁'이 된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경인일보에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입성해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동의를 받을 때 역시 투표에서도 민주당 내 다수를 차지한 친명계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22대 총선 민주당 지역구 당선인 161명 중 친명계 당선인은 86명(53.4%)에 달한다. 범친명계까지 합치면 친명계 의원은 1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서면 원구성 협상부터 특검법 도입 등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당에 협조할 수 있는 국회의장에게 한표를 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세 후보는 모두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도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과반수 득표를 적용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도록 당규를 개정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