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생일정으로 포천 한센촌부터 방문
도지사 때도 수시로 한센인들과 스킨십
“숙식까지 해가며 진정성 갖고 해줬다”
金 “그늘지고 어려운 곳부터 풀어가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그를 겪어본 한센인으로부터 받은 편지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겠다”며 한센인 주거환경 개선에 나섰던 그는 후보로 최종 선출되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 4일 포천 한센인 정착촌 장자마을에서 주민들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2006~2014년 재선 도지사를 역임하는 동안 수시로 도내 곳곳의 한센인 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스킨십하고 학습관 건립, 공장시설 개선, 버스노선 신설, 노인쉼터 조성 등 한센인들을 위한 정책에 공을 들인 바 있다.
이날 장자마을 주민들과 지지자 등 100여명은 김 후보가 나타나자 열렬히 환호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는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이라고 인사한 뒤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최종국 장자마을 이장은 “광역지자체장으로 한센인 마을에 온 건 김문수 도지사가 처음이었다”며 “여기서 숙식을 하면서 애환도 들어주고 약자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해줬다”고 환영했다.

잠시 후 한 여성 주민은 김 후보가 옆에 서 있는 가운데 자신이 쓴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김 후보를 ‘한센인들의 진정한 가족’이라고 표현한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저희는 평생 숨어서 도망 다니며 살았고 사람답지 못하게 살았으나 이제는 당당하게 발 뻗고 편히 잘 수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문둥이라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속에서 숨어 살던 저희를 위해 이제 밖으로 나오라고 손을 내밀어 주시고 안아주셨다”며 “글도 모르던 제게 한글도 가르쳐주시고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방법도 가르쳐 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 마을이 생긴 이후 도지사님처럼 높은 분이 찾아오신 건 후보님이 처음이었다. 그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더니 ‘대통령이 되더라도 찾아오겠다’고 하셨다”며 “이제야 사는 게 재밌다. 모든 게 김문수 후보님 덕이다. 사랑한다”고 했다.

내내 눈을 감고 있던 김문수 후보는 낭독이 끝난 뒤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주민을 끌어안았다. 김 후보는 “가장 그늘지고 어려운 곳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김문수 후보는 가장 외진 곳에서 가장 오랜 상처를 품은 이들과 울고 웃으며 첫 일정의 의미를 찾았다”면서 “김문수는 진심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고민해준 이웃이었다는 게 이날 장자마을의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정의종·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