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한센인 편지 낭독 눈시울
이재명, 아파트 분양피해자 경청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촌각을 다투는 대권행보 와중에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돌발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하는 두 후보의 마음가짐이 진솔하게 드러난 영상이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기지사 시절 수시로 한센인들과 스킨십했던 김문수 후보는 지난 4일 포천 한센인 정착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재회했다. 이날 마을 이장은 “광역단체장으로 한센인마을에 온 건 김문수 도지사가 처음이었다”며 “여기서 숙식하며 애환도 들어주고, 약자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해줬다”고 환영했다.
잠시 후 한 여성은 직접 쓴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평생 숨어서 도망 다녔으나 이제는 당당하게 발 뻗고 편히 잘 수가 있다”며 울먹였다.
여성은 “김 후보는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속에 숨어 살던 우리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손을 내밀어 주셨다. 글도 모르던 내게 한글도 가르쳐주시고 인간답게 사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다”고 옛 기억을 회상했다.
옆에서 조용히 듣던 김 후보는 눈물을 흘리며 주민을 안아줬고,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 박수가 쏟아졌다.

이재명 후보는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소화하던 중 벼랑 끝에 몰린 아파트분양 피해자에게 손을 잡아줬다. 상황은 지난 5일 충북 진천에서 벌어졌다.
이 후보가 인파에 싸여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후보님 저희 도와주세요. 저희 얘기 한 번만 들어주세요”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환호에 파묻힌 채 들려왔다.
이 후보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승용차 옆쪽에 간신히 고개만 내민 그에게 다가갔다. 남성은 “아파트를 분양받고 1년6개월이 지연됐는데도 어떠한 보상도 없고 건설사가 다른 데서만 공사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후보는 상세한 피해현황을 되물으며 수첩에 받아적고는 “우리가 챙겨보겠다”고 약속했고, 남성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남성은 이튿날 영상 댓글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켓 하나 들고 가봤는데 먼저 물어봐 주셔서 영광이고 감사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의종·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