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전국위·전당대회 소집 공고
金 “정당한 후보 끌어내리려” 반발
유정복 등 시도지사 11명 성명도

“후보단일화가 아니라 후보교체다. 당의 대선 후보를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의 대선 후보 단일화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지도부가 ‘제15차 전국위원회 소집 공고’와 ‘제6차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낸 데 대해 “이건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교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6일 의원총회를 다시 소집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 무너뜨리면 국민 배신”이라고 압박한 데 이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유세 중인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향하려 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고려해 후보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상경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주 방문 일정 도중 기자들에게 “저는 국민의힘 후보로서 대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단일화에 대한 일관된 의지도 분명하게 보여드렸고 지금도 단일화에 대해 한결같은 마음”이라며 “하지만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기습적으로 전국위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다.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당 대선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나. 그래서 저는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며 “서울로 올라가서 남은 여러 가지 현안 문제에 대해서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단일화를 놓고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 충돌 사태는 이틀째 이어졌다.
김 후보는 당이 자신을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지도부는 ‘당원과 국민 배신’을 거론하며 단일화에 나서라는 압박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김 후보와 지도부는 오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두고 충돌했다. 이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11일까지 단일화를 하겠다는 목표 아래 김 후보를 겨냥한 고강도 압박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단일화 요구가 거센 민심을 반영해, 여론조사 결과를 발판 삼아 김 후보를 단일화 열차에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국민의힘 시도지사 11명도 성명을 내고 “김 후보와 한 후보는 당장 만나야 한다”며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 누구도 이 명령을 거스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승부의 열쇠는 김·한 두 후보의 만남에 달렸다. 이번 대선에 임하는 두 사람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대승적 결단만이 단일화라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