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오산기지서 51비행단 주최

악천후 대비 부족… 비행도 못해

우산 등 없어, 날개밑 인파 대피

오후에야 전면취소, 공지도 늑장

지난 10일 미 7공군 소속 51 전투비행단이 주최한 ‘오산 에어 파워데이 2025’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전투기 날개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2025.5.10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지난 10일 미 7공군 소속 51 전투비행단이 주최한 ‘오산 에어 파워데이 2025’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전투기 날개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2025.5.10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

“우천으로 비행기는 날지 않고 비 맞은 시민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6년 만의 개방으로 기대를 모으며 열린 미 7공군 소속 51 전투비행단 주최 ‘2025 오산 에어 파워 데이즈(OSAN AIR POWER DAYS 2025)’가 첫날 기상 악화와 운영 미숙이 겹치면서 참석한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지난 10~11일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개최된 오산 에어 파워 데이즈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개방된 대규모 항공축제로, A-10 썬더볼트 II의 한국 내 마지막 공개 비행이 예고돼 항공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행사 첫날인 지난 10일 블랙이글스 에어쇼는 오전 10시40분, 오후 2시40분에 예정됐고 이날 오전 8시부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우천 등으로 인해 에어쇼는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오후 3시에나 전면 취소가 결정됐다. 이마저도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거나 늦게 알려지면서 관계기관의 대처 능력 부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은 가운데 비를 피할 공간이 없어 전시된 항공기 날개 아래, 트럭 뒤편에서 우산으로 몸을 가렸고 휴식 공간도 제대로 없어 긴 시간 동안 서 있는 등 불편을 겪었다.

앞서 공군, 평택시, 경찰 등 관계기관들은 에어쇼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행사장 내 시설물 상태, 응급상황 대응 체계, 관람 동선 등을 살펴보고 함께 협력해 안전사고 예방 등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주차장에서부터 이동 동선 안내, 우천 등 비상 상황 대처 및 에어쇼 전면 취소 안내 등 현장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비가 오는 상황에서 관계기관의 무관심 속에 추위에 떨며 덩그러니 남겨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서정리역과 행사장 임시 주차장을 잇는 셔틀버스 정류장은 우천 속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큰 혼잡을 빚었지만 대기 동선 조정은 물론 우산·우비 제공조차 없어 큰 실망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 김모(39)씨는 “비가 많이 와 행사 진행이 어려웠다면 빠르게 취소해야 했다. 많은 인파를 불러 모아 기대감만 키워놓고 정작 무대에선 보여 준 게 없었다. 관람객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던 빈 행사였다”고 말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