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환경단체가 영종도 해안도로 공사 중 ‘흰발농게’ 서식지를 훼손(경인일보 5월 7일 6면 보도)한 인천시의 공사중단과 책임을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이 최근 정보공개 청구로 입수한 ‘영종해안순환도로 개설공사 간이해양이용협의(배수갑문철거)’ 자료를 보면, 해당 공사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거나 미비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시 종합건설본부는 중구 중산동부터 운북동 일대 해안순환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영종 동강천 하구에 신규 배수갑문을 설치하고 기존 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종2지구 매립 예정지인 갯벌에 수백개의 대형 포대로 ‘가물막이’를 설치하며 일부 갯벌이 훼손됐다.
해당 갯벌 일대는 흰발농게의 주요 서식지이지만, 종합건설본부는 흰발농게가 동면에 들어가는 지난 1월7일 현장조사를 실시해 공사로 영향을 받는 흰발농게가 없을 것이란 결론을 냈다. 또 인천해양수산청은 이를 토대로 공사를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내줬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해수청이 종합건설본부에 책임을 묻고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11일 성명서에서 “사업 추진에 급급해 졸속으로 결론을 도출한 결과, 흰발농게 서식지는 가물막이 설치로 훼손됐다”며 “인천해수청은 즉각 종합건설본부에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종합건설본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흰발농게가 활동하지 않는 겨울철에 조사를 실시해 ‘대상종 서식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확인된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린 이 곳은 지난 2020년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흰발농게 서식을 확인한 장소”라며 “당시 해당 갯벌 일대에서 1만7천430마리의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종합건설본부가 충분한 조사를 통해 서식지에 대한 영향을 예측,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