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시작에도 인천 혼란 이어져
박상수 서구갑 당협위원장 지난 5일 사퇴해 공석
이용창 인천시의원, “무책임한 상황의 연속”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지만, 국민의힘 인천시당의 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인천 서구에선 지역 당원들의 활동을 이끌어야 할 당협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얼마 남기지 않고 사퇴해 반발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박상수 국민의힘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놨음을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 ‘인재영입 1호’이기도 한 박 전 위원장은 “비상계엄에 대한 당과 후보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며 지난 5일 사퇴한 상태로, SNS를 통해 중앙당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12일 올린 글에서 “누군가 한 사람은 (당의 행보가) 잘못됐음을 줄기차게 말할 사람이 필요하다 싶어 (한 전 대표의) 만류에도 당협위원장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것은 내 정치 감수성과 맞지 않다”며 “억울하고 속상한 이들의 다른 목소리를 대변하겠다. 그것이 실망감에 조용히 우리 보수를 떠나려는 사람들을 잡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서구갑 지역은 공식 선거운동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부터 당원들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이끌 위원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에게 전달한 세 가지 요청(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와 입장표명,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 한덕수 전 총리와의 즉각 단일화를 약속해 당선된 부분에 대한 사과)이 받아들여져야 다시 선거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역을 지켜준 당원들에게 죄송스러움은 있지만, 보수 정치를 되살리기 위한 판단인 만큼 언젠가 이해받을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세 가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는 등 우리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모인다면 언제든지 다시 대선 승리를 위해 뛸 것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대선을 치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원들의 혼란과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구갑 당협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서 당원 분위기 수습과 선거운동에 힘쓰고 있는 이용창(서구2) 인천시의원은 지난 11일 SNS에 “대선 하루 남기고 후보 확정. 현수막·피켓·유세차, 그리고 반성도 없다”며 “이렇게 중대한 시점 당협위원장은 자진 사퇴했다. 무책임과 비정상적 상황들의 연속에 할 말이 없다”고 적기도 했다.
이 의원은 “사전 상의도 없이 사퇴하겠다고 해 만류도 해봤지만, 결국 인천시당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당원들 사이에서 어제까지도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이미 끝난 일이고 최종 후보도 결정된 만큼 다시 하나로 뭉치자는 분위기”라며 “완벽하게 준비가 된 상태에서 시작하지는 못하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