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듣고 직원 대피 유도

소방당국, 15분 만에 대응 2단계

장비 98대·인력 270명 투입 진화

발생 6시간 만에 대응 1단계 해제

13일 오전 이천시 부발읍 한 대형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당 화재로 소방당국은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했으며 화재 발생 6시간여 만인 오후 4시4분께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5.5.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3일 오전 이천시 부발읍 한 대형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당 화재로 소방당국은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했으며 화재 발생 6시간여 만인 오후 4시4분께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5.5.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천시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재빠른 대처로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지난 2021년 화재 진압 중인 소방관이 숨진 이천 쿠팡물류센터 사례, 지난해 20여명이 숨진 화성 아리셀 참사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1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9분께 이천시 부발읍 소재 대형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이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8만여㎡ 규모의 건물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6시간이 지난 오후 4시 4분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121명, 지상 1~2층에 27명, 3층에 30명 등 총 178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 김모씨는 지하 1층에서 일하던 중 사이렌 소리를 듣고 불이 난 걸 알아차렸다고 했다. 초기에 사이렌이 울리며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한 상황을 막았던 것이다. 그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 건물을 올려다보니 실제 모퉁이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며 “다시 들어가 직원들을 데리고 나왔고, 나오자마자 인원수가 맞는지부터 확인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소방당국의 재빠른 대처도 주효했다. 화재 발생 15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지휘차 등 장비 98대와 소방관 등 인력 270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은 산림청 소속 헬기와 무인파괴방수차량 등 특수장비도 동원했다.

특히 화재 발생 건물 지하 1층엔 냉동식품, 지상 1~2층엔 화장지 등 제지류가 보관돼 있고 화재 발생지인 3층 물품 보관장소에는 선풍기용 리튬이온배터리 등이 적재돼 자칫 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종류는 다르지만 리튬전지 폭발로 20명 이상이 숨진 지난해 6월 화성 아리셀 참사와도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아리셀 참사에선 회사 측이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 벽체를 철거하고 대피경로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 내부 구조를 변경했고, 특히 가벽 뒤 출입구에는 정규직 노동자만 오갈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설치해 피해를 키웠다.

같은 이천에서 2020년 발생해 38명이 사망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와 2021년 쿠팡 물류센터 화재 모두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지하가 아닌 지상 3층에서 발생해 건물 내부에 머무르던 근로자들이 화재 발생 사실을 파악하기 쉬웠다. 각 층에 설치된 소방 사이렌도 이상 없이 작동되고, 넓은 통로로 일시에 대피하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건·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목은수·고건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