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투자자의 ‘이재명 지지’ 진위 논란
로저스, 한 매체서 “이건 완전한 사기” 입장
국힘, 개혁신당… “충격적 스캔들, 국제망신”
민주 “이 후보 지지는 사실, 선거 후 밝힐 것”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진위 공방이 가열되며 이번 6·3 대통령 선거의 마지막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짐 로저스 회장 본인이 국내 한 언론에 “나는 이에 대해 모른다. 완전 사기다”라는 입장을 이메일로 알려온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앞선 지난달 29일 민주당 선대위 국제협력단 기자회견에서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은 로저스의 지지 선언문을 낭독했다.
편지에는 “저는 이재명이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는 로저스의 메시지가 담겼고, 이재명도 이튿날 페이스북에 “로저스는 평화에 투자하자고, 미래에 투자하자고, 그래서 대한민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로저스는 ‘이재명 지지선언’에 대한 한 언론의 문의에 “난 한국 그 누구도 지지한 적 없다.(I have not endorsed anyone in Korea)”, “이건 완전 사기(This is a complete fraud)”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저스의 답신에는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슬프다(It is sad that such things are happening in Korea)”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어설픈 지지 조작 사건’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용찬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메시지단장은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그렇지 어디 사기를 칠 데가 없어서 국제 무대로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가”라며 “국제사회를 상대로 벌인 전대미문의 짐 로저스 지지 조작 사건은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스캔들”이라고 직격했다.
박 단장은 “사기행각이 들통난 뒤에도 민주당의 파렴치함이 계속되고 있다. 짐 로저스 본인이 지지한 적 없다고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는데도 민주당은 여전히 박박 우기고 있다”며 “선거 때까지만 견디면 된다는, 국민을 우롱하는 폭거이다. 이렇게 혼탁한 무리가 집권한다면 대한민국은 온통 ‘사기 공화국’으로 무법천지가 될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의 사기행각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는 점이다. 세계적 투자자가 한국 정치에 이용당했다니 이 얼마나 큰 망신인가”라며 “우리 한국의 대외 신인도는 물론 수출과 주식시장, 환율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국제외교와 통상협상에서 어느 나라가 우리를 신뢰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역시 “그냥 거짓말이 일상화돼 있다”며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이런 거짓말을 한단 말이냐”고 했다. 이어 “저 발표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이 있었다는데 맞는다면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한 것을 수사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 상임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저와 영국에 계신 송경호 교수님 사이에 짐 로저스 회장의 지지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최종 발표된 지지문 문구를 확정하는데 일부 착오가 있었다”면서도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임의장은 “지지문 수정, 전달 과정에 발생한 착오로 인해 혼선이 발생한 것에 대해 관련된 모든 분들께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선거가 끝나면 송경호 교수와 협의해 짐 로저스 회장과 송 교수 간의 이재명 후보 지지문을 만든 과정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