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입학의 시즌이다. 각급 학교의 길목이 꽃장수들로 붐빈다. 졸업식의 풍경은 과거와 달리 교사와 재학생, 졸업생이 함께 어우러지는 노래와 댄스파티 그리고 연극이 등장, 훨씬 건전해진 모습들이라고 한다. 학창시절은 이제 졸업과 함께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다.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14일까지 경기도내 일산 호수공원 국제 꽃전시장에서는 '추억의 교실, 학교문화 50년'전이 열려 성황을 이룬 적이 있다. 또 퇴직한 초등학교 부부교사가 강화도 입구 김포시 대곶면 덕포진에 설립한 교육박물관은 지금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곳에는 검정 고무신에 때묻은 책보를 메고 등교하던 모습이 있는가 하면 가운데 금이 그어진 2인용 낡은 나무책상, 딱딱한 나무의자, 검은 칠판, 낡은 손풍금, 땡땡치는 학교종, 조개탄 난로에 양은 도시락을 데워 먹던 50~60년대 광경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검은색 남녀학생 교복에 딱지치기와 찹쌀떡 엿장수의 모습도 옛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비록 가난했지만 그곳에는 개구쟁이들의 우정과 사랑이 있고 부푼 꿈과 희망이 살아 움직이는 곳이었다. 또 이탈리아의 작가 데 아미치스가 그의 소설 '사랑의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이탈리아를 사랑하라”며 애국심을 고취시켰듯이 나라사랑의 마음을 가르친 우리 선생님들의 우국의 목소리도 묻어 있다. 그런가 하면 작가 조흔파의 명랑 학생소설 '얄개전'의 주인공 얄개의 재치와 유머가 남아 있기도 하다. 학교와 교실은 그래서 모든 이에게 정신적 고향이다.
그런데 새학기를 맞아 3월에 개교 예정인 도내 각급학교 가운데 공사지연 등의 이유로 교실없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학교에 입학예정인 학생들은 남의 학교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천 덕산고교가 그렇고 남양주 도농 초등교, 인근의 금교 초등교, 파주의 와동 초등교, 용인의 이현중, 영문중 등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교실은 교육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따라서 교실이 없다는 것은 정신적 고향인 교육현장이 없다는 얘기다. 학교 교육은 형식적이기 때문에 교육은 사설학원이나 가정에서 각자 알아서 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성정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