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京仁) 경수(京水) 철도이용자 연맹’ ‘전국 철도이용자 조합’이라도 결성해 공기업의 ‘公’과 노사(勞使)를 걸어 손해배상 제소라도 하는 게 어떨까. 하지만 법관마저 파업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90년 프랑스 법관들이 파업을 했고 작년엔 그곳 경찰과 헌병까지 파업을 했다. 88년 인도 경찰 파업은 군대가 진압했지만 98년 세계 최초로 탄생한 러시아 군인 노조가 파업을 하면 누가 진압할 것이며 96년 조직된 우루과이 창녀 노조가 파업을 벌인다면 그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제 남아공 교도관 파업에 이어 죄수 노조까지 나올지도 모른다. ‘민주주의=파업 천국’인가. 그런데 다수의 제삼자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는 민주주의란 ‘民主’가 아닌 ‘民誅’의 ‘시민 죽이기’다. 도대체 제삼자 시민이 당하는 고통과 손해의 총합이 얼마란 말인가.
에밀 졸라의 소설 ‘Germinal’이 원작인 ‘제르미날’이 1860년대 프랑스 북부 릴시(市)의 광부들 파업을 다룬 영화였듯이 이른바 ‘영국병’의 씨앗(제르미날) 역시 1928년의 탄광노조 파업이었다. 그후 “과연 고질적인 영국병은 고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아놀드 토인비였다. 한데 그 악질(惡疾)을 고친 여의사가 바로 ‘철 나비’ ‘철의 여인’ 대처였다. 79년 총리가 되자 그녀는 “영국인의 사고방식을 확 뜯어고쳐 영국의 운명을 바꿔 놓겠다”고 외쳤고 영국병의 근원이 바로 악성노조라고 인식, 광산노조부터 다스렸다. 그리고는 고용법을 대수술, 불법파업을 원천봉쇄했다. ‘정치 지배 경제’도 ‘경제의 정치화’도 거부, ‘대처(對處)’에 능한 대처가 됐던 것이다.
81년 미국 항공망을 마비시킨 항공관제사 파업은 어땠는가. 레이건이 일갈했다. “대통령으로서 명령한다. 파업 노동자는 내일 정오까지 근무처에 복귀하라. 아니면 전원 파면이다.” 그러나 그 추상같은 최후 통첩을 모두들 믿지 않았다. ‘나약한 배우 출신이 뭘’ 했던 것이다. 한데 다음날 결근한 7천500명이 전원 파면됐고 그후 단 한 명도 복직되지 않았다.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 대통령이 아쉽다.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불법파업
입력 200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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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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