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세상을 쥐에 견줘 회자되는 이야기가 많다. 인간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그 역사도 깊어 기록으로만 살펴도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시대의 일이다. 지금의 원주인 치악현에서 8천여 마리나 되는 쥐떼가 이동하는 이변을 신라본기 혜공왕 5년 기록에서 전하고 있다. 그 해 겨울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컸다고 한다. 해안 일부 도서에서는 수호신처럼 숭배했다는 기록도 있다. '쥐떼가 배에서 내리면 난파한다' '쥐가 없으면 배에는 타지 않는다' 등등 쥐의 예지력을 인간생활에 적용한 예다.
새해 벽두 인간을 십이지에 비유하는 것은 띠에 얽힌 상서로움을 끄집어 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쥐의 해도 예외는 아니지만 올해는 남달리 새겨 둘 의미가 있다는 데서 그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이 쥐에 부여한 상징성은 앞일을 예견하고 미리 대비하는, 그래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줄 아는 지혜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경제살리기가 이 시대의 정신이라는 데서 2008년 실천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쥐의 또다른 상징성으로 진정성을 말하고 있다. '쥐가 모자를 씹으면 재물을 얻게 된다' '쥐가 방안에서 쏘다니면 귀한 손님이 온다' '쥐가 집안에서 흙을 파서 쌓으면 부자가 된다' 등 쥐의 행동에서 얻는 결과물은 늘 같아야 한다. 거짓과 꾸밈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2007년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교수들이 '자기기인(自欺欺人)'을 추천했다고 한다.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이다. 교수들은 부연설명에서 분수를 모르는 인간의 탐욕이 도를 넘었을 때 나타나는 행동이라며 현 세태를 비판했다. 당연한 일로 넘어가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연구논문표절·학력위조·삼성비자금에 대선정국 등 탐욕으로 인한 엄청난 거짓 퍼레이드가 이어져 국민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 준 해였다는 데서 새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들은 2008년의 시작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창조적 실용주의의 완성과 흩어진 국력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보고 싶어 한다. 이를 바탕으로 '화합속의 변화'를 이뤄 선진화와 함께 성장의 혜택이 서민과 중산층에 돌아가는, 이 당선자가 다짐한 '신발전체제'의 달성을 바라고 있다. 많은 서민과 중산층은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꼬이는 머피의 법칙에 익숙해 있다. 이들은 이 정부가 좋은 일이 꼬리를 무는 샐리의 법칙을 선물할 것이라는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간절하다는 데서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겠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戊子年 사자성어로 時和年豊(시화연풍)을 선정해 발표했다. 나라가 화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뜻이다. 풍요와 생산, 가능성과 예지, 진실을 말하고 있는 戊子와 2008년의 시대정신, 이 당선자의 궁극의 목표가 다르지 않다는 데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느낄 수 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여는 재야의 종소리에서 울려 퍼진 희망이 국민들이 느낀 대로 새 정부에서 이뤄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