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 인가대학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인천 법조계 등 지역 인사들은 한결같이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하대가 법조인 양성소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신림동'이란 고유 브랜드를 만들어 낸 것처럼, '고시=서울'이란 고정화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천에서도 독자적인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하대의 로스쿨 확정은 단순히 대학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 전체의 발전 틀을 새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교육'과 관련해선 인천이 드러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분야는 '인하공대' 정도였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었다. 공학 분야가 국제적 기준에 따라 우위가 결정됐다고 본다면, 사실 국내에서나 인천지역을 놓고 볼 때는 이렇다할 '대표 학문' 분야가 없었던 셈이다.
여기에 '법률' 쪽이 하나 더 생기게 된 것이다. 특히 인하대가 로스쿨을 준비하면서 강조해 온 '지적재산권'과 '물류·통상' 등 두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경쟁하며 우뚝 서기 위한 새로운 먹을거리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법률적 분쟁과 지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인천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본격 개발과도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경제자유구역은 송도, 영종, 청라 등 세 곳의 개별 특성화 사업이 모두 지적재산권이나 물류·통상과 직결돼 있는 것이다.
인하대 측도 이런 점에 대해선 자신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분야는 보통 변리사의 몫에 물었다면 이제는 전문 법조인들이 맡아야 할 시점에 왔고, 이를 인하대가 최일선에서 개척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물류전문대학원을 이미 가동하고 있는 인하대는 또 로스쿨 재학생들의 '실무훈련'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시험공부에 의존하던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서 '실무'를 중요시하는 쪽으로 일대 혁신을 일구겠다는 것이다.
인하대 로스쿨에 이들 두 가지 특성화 대학이 생긴다는 것도 지역의 입장에서 크게 위안을 삼을 일이다. 이본수 인하대 부총장은 "인천에 로스쿨이 있게 된다는 것은 서울의 변방으로밖에 인식되지 못하던 이미지를 벗고 인천이 나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의미가 큰 만큼 해야 할 일도 많다.
인하대는 학교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인천'과는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지역사회에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늘 고개를 숙여야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학교 관계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인천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로스쿨 유치가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인하대가 인천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학과 인문학 분야에서도 전국 최고를 지향하게 된 마당에 인하대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본격 고민하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게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인하대 로스쿨은 외형적인 시설면과 교수진 확보 등 인력구조, 교육방식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 등 세 방향에서 준비돼 왔다.
모의법정도 2개나 만들었다. 물류·특허법정과 헌법재판소 등이다. 이를 잘 살려 전국 최고의 특성화 로스쿨로 만들어야 한다.
또 학생수 100명에 맞춘 총 32명의 교수진(로스쿨 전담은 29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부분도 숙제다. 100명은 안되더라도 학생 수를 최대한 많이 배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대학 측은 최종 확정 때는 최소 50명선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