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건을 수사중인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유력한 방화 용의자인 채모(70)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채씨가 문화재 방화 전과가 있는데다 목격자들이 본 60대 남성 용의자와 인상 착의가 비슷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전날 강화도 하점면 주거지에서 붙잡아 밤샘 조사를 벌여 자백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지난 10일 오후 8시50분께 숭례문 2층 누각에 올라가 1.5ℓ들이 페트병에 미리 담아온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1, 2층 건물을 전소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채씨는 지난 2006년 4월에도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4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채씨의 자백과는 별도로 채씨 집에서 압수한 사다리, 가방, 바지, 장갑, 시너 1병 등이 이번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다.
채씨는 지난 1998년 고양시 일산의 자택 부지가 신축 아파트 진입로에 포함돼 받게된 보상금이 적었던데 불만을 품고 있었는데다 창경궁 방화로 법원에서 선고받은 1천300만원의 추징금을 내지못해 생활이 쪼들리자 홧김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에서 붙잡혀 이날 서울 남대문서로 압송된 채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에게 미안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짤막한 말로 답했다.
경찰은 채씨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번 숭례문 화재와 관련된 기관들의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도 함께 벌여 나갈 예정이다.
한편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날 "숭례문을 소실시킨 불명예는 어쩌면 죽은 뒤에도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안고 떠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유 청장은 앞서 지난 6일 8박9일 일정으로 출장비 1천600만원 이외에도 대한항공으로부터 왕복 항공료와 파리 체류비 등을 받아 프랑스 출장을 떠나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전소된 숭례문의 복원에는 최소 2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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