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출신인 왕흔(41)씨는 1998년 남편과 결혼하며 한국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우리말을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 15년이 지난 현재 그는 유창하게 우리말을 구사할 뿐 아니라, 인천시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돕고 있다.

왕씨는 "처음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친척들이 하는 말이나 TV에서 하는 말을 계속 듣고 배웠다"면서 "그렇게 몇 년을 배운 뒤에야 온전히 말을 하고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간동안에는 가족들에게도 내 생각을 표현하지 못해서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한국어 구사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는 2004년부터 한국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과를 다녔다. 의사소통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전문서적을 읽어야 되는 대학에서의 공부는 버거웠다. 그는 "중국에서 왔지만, 한글로 된 두꺼운 책들을 공부해야만 했다"며 "강의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아 책을 중심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배의 노력을 했던 그는 결국 2008년에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그 동안의 생활경험 등을 토대로 이주여성을 위해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부터 남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역과 상담 역할을 했다. 지난해부터는 인천 이주여성 최초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보다 어려운 조건에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이루려는 것을 위해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