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경 산업은행 부행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STX그룹의 지주사와 계열사들이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추가로 신청한 채권단 자율협약과 관련해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STX의 채권단은 산은을 비롯해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이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STX그룹에 대해 해외자산 매각 등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자율협약을 추진키로 했다.

산은 류희경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2일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TX, STX중공업, STX엔진 등 3개 사가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6일 회의를 갖고 채권단에 3개 사의 자율협약 신청을 설명한 후 다음주 내 서면동의 방식으로 자율협약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오는 12일 ㈜STX의 2천억원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해 채권단 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자금 지원 여부를 우선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2~3개월 간 실사를 거친 뒤 정상화 방안과 지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6월 초에는 실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류 행장은 "실사 결과 채권단 자율협약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율협약으로 회생이 쉽지 않으면 STX그룹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협약 과정에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류 행장은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주주 의결권 위임, 구상권 포기 각서 등을 받게 되는데 이것을 (경영권) 포기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자율협약 과정에서 오너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산은 전방위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행장은 "STX다롄, 프랑스, 핀란드 등의 해외자산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의 STX에 대한 대출은 3조5천억원 규모다. 이날 STX 계열사인 포스텍도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