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주변 초등학교가 다른 지역 학교에 비해 천식과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매립지 발전소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황산화물을 무더기로 배출해 논란(경인일보 6월24일자 22면 보도)을 빚고 있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산화물은 천식, 만성 기관지염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이라 이 같은 결과가 매립지 발전소의 오염물질 과다배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지난 2011년 11월 매립지 영향권(반경 2㎞이내) 내에 위치한 초등학교 4곳 학생 514명을 대상으로 천식과 알레르기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를 경인일보가 24일 입수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사결과 병원에서 천식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69명(1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성 피부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학생이 280명(54.6%)이었고,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 경험자도 280명이었다. ┃그래픽 참조

이는 매립지공사가 같은 시기, 전국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 4천여 명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했을 때 나타난 비율보다 높은 수치다. 일반 학교는 천식이 10.2%, 아토피성 피부염 35.6%, 알레르기성 비염 37%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황산화물 노출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천대길병원 정성환 교수(호흡기 내과)는 "황산화물이 어린 학생들에게 장기간 노출되면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인근 초등학생들의 이러한 증세가 계속되면 당국에서 올바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도권매립지 발전소를 위탁운영하는 에코에너지 관계자는 "황산화물 저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오는 8월 4일까지는 저감 장치 설비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도권매립지 매립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이 발전소는 올해 1월 기준치 400PPM을 두 배 이상 초과한 835PPM의 황산화물을 배출하다 적발돼 서구로부터 2차 개선명령을 받았다.

에코에너지는 지난해 7월에도 1천124.7PPM의 황산화물을 배출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