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오원춘' 용인 살인사건. 10일 오후 용인 동부경찰서 형사과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심모(19·무직)군. /하태황기자

영화에나 나올 법한 끔찍한 사건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친구와 휴식차 모텔에 들어간 한 10대 남성이 30여시간 만에 분해한 10대 여성의 시신을 들고 모텔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왔다.

용인의 한 모텔에서 1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잔혹한 범행수법에 수사팀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다.

특히 범죄전력과 정신병력이 없는 평범한 10대가 맨정신에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심군은 할머니, 부모, 형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의 둘째 아들이다. 학교생활 부적응 탓에 2년 전 고등학교를 그만뒀고, 현재 분당의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해 왔다.

심군은 10시간이 넘는 시신 해체 작업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맨정신' 상태였다. 전과나 정신병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지난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한 차례 자살을 기도한 적은 있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평소 시신 훼손 등의 내용을 다룬 영화 '호스텔' 등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진술하고 있다.

심군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차분히 사체 해부 방법을 찾았을 뿐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일에 대해 "당시 내가 살아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밝히는 등 담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심군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추후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황성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