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물량 수년째 증가
올 6천건 예상 5년새 두배 ↑
낙찰가율은 겨우 71.4% 그쳐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기록


인천 주거용 부동산 경매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경매 물량은 쏟아지는데 낙찰가율은 '전국 꼴찌'다.

과거 부동산 개발 광풍을 겪으며 생긴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천의 침체 국면은 타 지역보다 유독 심각하다.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관련기사 3면

12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낸 '인천 주거시설 경매 현황'을 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인천의 경매건수는 4천19건으로 작년 총 경매건수(5천264건)의 76% 수준이다.

매달 약 500건의 경매 물건이 발생한 추이를 감안하면, 올 한해 총 경매 물량이 6천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확산된 2008년 인천의 아파트·연립·다세대·빌라 등 주거용 경매건수는 2천485건이었다.


이후 2천553건(2009년), 3천9건(2010년), 3천767건(2011년), 5천264건(2012년)으로 매년 증가했다. 인천 주거용 경매 부동산이 빠른 속도로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프 참조

이처럼 경매 물건은 늘고 있는데 낙찰가율은 바닥이다. 지난달 인천 주거용 경매 부동산 낙찰가율은 71.4%로 17개 시·도 가운데 제일 낮았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로 94.1%였다. 1억원짜리 경매 물건이 대구에서는 9천410만원에 팔리는데, 인천에서는 7천140만원에 낙찰된다는 뜻이다.

인천 경매 부동산시장에서 연립·다세대·빌라 등의 낙찰가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최근 남동구 만수동의 한 빌라(28.6㎡)는 감정가(5천200만원)의 절반 수준인 2천812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54%를 기록했고, 남동구 구월동의 49.9㎡형 빌라는 감정평가액이 6천만원이었는데 3천667만원(61.1%)에 낙찰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인천 주거용 부동산은 현재 경매 물건이 많이 대기중이고, 경매로 나오는 물량보다 나가는 누적분이 더 많은 상황이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해소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