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과 마음, 머리를 쓰게하고
꿈을 만들어 비전을 제시하며
인간존중과 솔선수범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줄 알아야 '진정한 리더'
미국의 경영컨설턴트인 해리가 기업의 인재 채용형태를 다년간 분석해 도출해낸 법칙이 있다. 해리의 법칙(Harry's Rule)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고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법칙이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리더들은 자기 부하들보다 뛰어나게 일을 잘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부하들의 재능이 자신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들을 내치기보다는 오히려 등용함으로써 큰 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 유방은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한신, 장량, 소하를 기용하고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항우는 자신보다 유능한 부하를 내쳤기 때문에 비참한 결말을 맞았던 것이다.
리더는 세가지 타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멍청한 리더: 모든 일을 자신이 하는 사람이다. 멍청한 리더도 처음에는 업무를 아랫사람에게 위임하려고 시도하지만 아랫사람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결국에는 자신이 모든 일을 하는 리더이다. 업무에 투여하는 물리적인 시간은 많지만, 성과는 한정적이며 조직은 더 이상 커질 수 없는 구조이다.
둘째, 보통의 리더: 구성원의 몸만 쓰는 리더이다. 이 타입은 구성원을 단순한 심부름꾼으로 전락시키는 사람이다. 이런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활력이 없다. 마지못해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이다. 물론 발전도 제한적이고 성과도 미미하다.
셋째, 현명한 리더: 구성원의 머리와 마음을 모두 쓰게 하는 리더이다. 지시 받고 행동하는 것에 익숙한 조직은 통상적인 일조차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지시가 없으면 삼척동자도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해도 구성원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시가 없었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물론 리더의 잘못이다.
누구나 현명한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몸은 물론 머리와 마음을 쓰게 할까? 정답은 질문이다. 구성원의 머리를 쓰게 하려면 질문을 하면 된다. 지시 받으면 몸을 쓰지만 질문을 받으면 머리를 쓰게 된다. 질문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고 조직은 활력에 넘친다. 리더가 질문을 하지 않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리더는 구성원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보다 잘 모르는 구성원들에게 질문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판단한다. 자수성가한 오너경영자가 이끄는 조직이 이런 착각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물론 회사의 업무에 대해서는 창업자보다 더 잘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 오너경영자가 착각하는 것이 있다. 시장과 고객의 욕구는 바람처럼 빠르게 변한다는 사실이다. 바람처럼 빠르게 변하는 욕구에 맞출 수 없다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바람처럼 빠르게 변하는 욕구에 대해서 오너경영자보다 어제 입사한 신입사원이 더 잘 알수 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지혜로운 답을 찾아낸다. 따라서 구성원들에게 질문해야 한다. 질문이 습관이 된 구성원들은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리더인 것처럼, 자신이 의사결정권자인 것처럼 한 번, 두 번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한다.
멍청한 리더와 보통의 리더는 리더라기보다는 보스라고 부를 수 있다. 보스는 구성원들에게 두려움을 갖도록 만든다. 마지못해 억지로 움직이게 만든다. 잘못을 구성원에게 돌리고, 오직 자신에게만 관심을 갖는다. 현명한 리더는 꿈을 만들어낸다. 구성원은 그 꿈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한다. 이때 자신의 꿈과 조직의 목표가 일치하는 것을 느낀다. 성과가 나타난다. 관심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 조직전체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보스이다. 그러나 높은 지위에 올라간다고 해서 누구나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에게 질문을 통해서 머리와 마음을 쓰게 하고, 명확한 꿈을 만들어서 비전을 제시하며, 인간 그 자체를 존중할 줄 알고, 정직하게 솔선수범하며, 변화를 주도하는 영향력, 즉 리더십을 행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이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