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나 초라했다.
북한은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집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재판장 사진들을 보면 40여 년 동안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군림한 장성택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초라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장성택은 군사재판 피고인석에서 양손을 포승줄에 묶이고 국가안전보위부원으로 보이는 2명에게 목과 팔을 잡힌 채 선 초라한 모습으로 끌려가고 있다.
특히 장성택은 남색 인민복 차림에 평소처럼 검은빛이 도는 안경을 꼈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하며 공개활동을 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머리숱도 많이 줄고 눈에 띄게 수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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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택 사형 집행. 북한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열린 특별군사재판에서 사형을 판결받고 즉시 처형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사진은 장성택이 2012년 8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의 경제개발구역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
장성택의 맞은 편에는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재판관 3명이 인공기를 배경으로 근엄한 표정으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들의 앞에는 서기 1명 앉아 재판 내용을 기록했다.
초라한 모습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은 1972년 김일성종합대학 시절부터 연애한 김일성 주석의 맏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결혼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평민에서 최고지도자의 가문에 발을 들여놓은 장성택은 당에서 출세가도를 달리며 청년사업부장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요직을 꿰찼다.
김정일 위원장 시절인 2004년에는 '분파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기도 했지만 2년 만에 복귀해 2인자의 자리를 다시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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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택 사형 집행.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북한이 전날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장성택에 사형을 판결하고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장성택의 실각설이 제기되고부터 그의 처형 사실이 공개되기까지 11일의 시간은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사회를 조마조마하게 한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연합뉴스 |
그러나 결국 조카인 김정은 의해 '국가전복음모죄'로 몰려 실각된 지 나흘 만에 처형됐다.
한편 북한은 장성택의 처형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숙청작업이 이뤄지면서 사회적 공포분위기가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