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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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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이준석, 이대로 끝나는가 지면기사
상대 멸시·조롱 습관… 적 만들고심대한 자아도취에 판단력 잃기도지지층 '안티페미니즘' 과소 평가여성혐오 흥한자 여성혐오로 망해팽배한 남성우월주의 '기회' 될수도과도한 나르시시즘, 자아비대, 싸가지 없음. 정치인이자 인간으로서 이준석의 결함으로 지적돼온 것들이다. 하지만 그의 지지층은 인정하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패기와 당돌함으로 포장해주곤 했다. 청년 남성의 표심을 견인한다는 이준석의 포지션은 특히 국민의힘 대선의 마지막 퍼즐이었기에 그의 단점은 승리의 영광에 희석되었다.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제3지대의 합당 이후 개혁신당의 기존 지지자들은 이준석을 물어뜯기에 여념이 없고 언론은 그의 난처한 상황을 시시각각 중계한다. 이준석 대표가 맞이한 작금의 정치적 위기는 '미소지니로 흥한 자 미소지니로 망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성차별 또는 여성혐오의 핵심이자 출발점은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이다. 이를 국가별로 비교하는 유엔개발계획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남성우월주의는 OECD 가운데 가장 심각할 뿐 아니라 경제후진국과도 별 차이가 없다. 상기 보고서는 성편견과 관련된 설문으로부터 세계 각국의 인식을 살펴본다. 각 문항을 보면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가 민주주의에 필수인지', '정치 지도자로서 남성이 여성보다 나은지', '대학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중요한지, '일자리가 부족할 때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권리를 가져야 하는지, '남성 임원이 여성 임원보다 일을 더 잘하는지', '가정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낙태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스웨덴, 뉴질랜드, 영국, 네덜란드의 경우 하나 이상의 성차별적 편견을 가진 남성의 비율이 29~34%로 나타난다. 반면 한국 남성의 경우 무려 93%에 달하고 있어 이들 나라보다 3배나 높은 남성우월주의를 과시한다. 둘 이상의 편견을 가진 남성의 비율에서도 4개국은 13~15%에 그치지만 한국은 80%에 이른다.세계 어느 나라든 이 같은 편견은 여성이 남성보다 소폭 낮다. 즉, 남성의 성차별 편견이 심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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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핀란드의 역설과 한국 저출산의 미래 지면기사
행복도 6년 연속 1위·출산률 하락독특한 핀란드 사례… 눈여겨봐야바닥 깨는 한국 삶의질·극저출산주 35시간·월급여 250만원 이상노동여건 파격 변화 최우선 과제북유럽의 출산율 하락 추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과거에도 하락과 반등의 부침을 겪었지만, 이번 하강기는 최저치를 갱신했거나 갱신할 추세라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특히 핀란드의 경우 일본과 비슷한 1.2대를 기록하며 초저출산 국가로 변모했다. 핀란드의 사례는 여러모로 독특하다. 핀란드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018년 첫 1위에 오른 뒤 6년 연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고의 삶의 질을 구가하는 동시에 급격한 저출산을 겪는 것이다.핀란드의 역설을 설명해주는 몇 가지 자료를 보면, 먼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눈에 띈다. 세계가치관조사에서 일을 중요시하는 인식이 크게 증가한 반면, 가족을 중요시하는 인식은 소폭 하락했다. 핀란드 자체 조사에서는 일과 소셜미디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이유로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나타났다. 국제사회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성장이 가장 기쁜 일'인지 물었을 때 북유럽 중 핀란드의 응답이 가장 낮다. 세계가치관조사에서 '부모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지 물었을 때도 핀란드의 동의가 가장 적다. 도시화 정도에 따른 출산율 비교에서 핀란드 대도시의 출산율은 북유럽 가운데 두드러지게 낮다. 종합하면, 최근 핀란드에선 대도시에 살며 출산보다는 일과 개인생활을 선호하고 또 그 삶에 매우 만족하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록적인 저출산과 세계 최고의 삶의 질이라는 역설이 벌어지는 중이다. 핀란드의 출산율 하락세와 삶의 질 최전성기가 언제까지 동행할 것인지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한국은 바닥을 알 수 없는 극저출산과 낮은 삶의 질에 머물러 있다. 노동시장과 가정 내 성평등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에 변죽만 울려댄 결과이다. 짧은 노동시간과 위아래로 튀지 않는 적정 소득의 일자리를 성별 불문 보편화하고 가사 및 돌봄 분담의 균등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출산율 방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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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9시 출근, 4시 퇴근, 급여 300만원 지면기사
일자리 기준점 된다면한국의 문제 3분의 1쯤 해결 기대가당치 않지만 스웨덴 등 현실화노동시간 못미치는 급여 일자리 많고출퇴근 시간 길어 낮은 임금 이중고지난 13일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연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주당 최장 근로시간의 상한을 구분해 늘린다는 입장이다. 노동시간 연장에 대한 정부의 꿈을 듣고 나니, 한 달 전 'X(옛 트위터)'와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던 글이 떠올랐다. X의 어느 유저가 올린 단상이 시발점이었다. "난 9시 출, 4시 퇴, 월급 300. 이게 기준이어야 한다 생각함." "이렇게 되면 현존하는 한국의 문제 대략 3분의1쯤 해결될 듯." 이 두 개의 포스팅도 꽤 널리 퍼졌지만, 이를 받아 X의 또 다른 유저가 올린 글은 훨씬 대박을 쳤다. "이러면 일단 20대, 30대 정신병 싹 낫고 갑자기 애 낳고 싶어질 걸." 이 짧은 포스팅이 X에서만 좋아요 2천800개, 공유 9천500개, 총 노출수 220만을 기록했다. 반응은 세 갈래로 나뉘었다. 저 정도론 안 되고 더 파격적이어야 한다는 의견, 안 될 거지만 말만이라도 어디냐는 장난 섞인 의견, 실현 여부는 차치하고 진지하게 효과가 상당할 거라는 의견들이 분출했다.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윤석열 정부의 꿈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바람들이다.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드려는 건 아니지만, 임금 및 노동시간의 최고 선진국들에서 '9시 출근, 4시 퇴근, 급여 300만원'이라는 기준점은 현실화의 정도가 상당히 높다.2023년 한국의 평균임금을 일자리행정통계 기준 360만원으로 추정했을 때, 300만원은 평균임금의 83.3%에 해당한다. 같은 기준으로 집계된 스웨덴의 급여를 19개 업종별로 분석하면, 2019년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급여가 가장 낮아 전체 평균임금의 74.2%를 기록했다.이 업종 내에서도 급여가 낮은 편인 주방보조원의 평균급여는 35~54세의 경우 노동자 평균임금의 70.3%이다. 산별단체협약서를 토대로 실근로시간을 추정하면, 주당 평균 34.2시간 근무 시 저 정도 급여를 받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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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손흥민이라는 문화 지면기사
지난 8일 영국 스포츠 채널 TNT Sports는 SNS에 8초짜리 손흥민 영상을 올렸다. 순식간에 조회수 1천300만회를 넘으며 화제를 모았다. 8초에 담긴 영상은 그저 장내 인터뷰가 끝나고 진행자 3명과 악수 뒤 돌아가는 손흥민의 모습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각국의 축구팬들이 찬사를 보낸 것은 손흥민이 탁자에 마이크를 놓을 때 두 손으로 정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진행을 보던 레전드 선수 리오 퍼디난드는 "정말 멋진 남자"라며 감탄하고는 매혹적인 예의를 자기도 똑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퍼디난드는 김민재와 같은 중앙 수비수 출신으로 탄탄한 피지컬에 강렬한 카리스마가 인상적인, 전통의 이상적 남성상에 부합하는 캐릭터다. 다른 진행자 린지 힙그레이브 역시 손흥민은 축구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중 한 명이며 경기장 안팎에서 품격 있는 행동으로 빛나는 롤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인터뷰 전체를 보면 동서양의 격식과 문화를 훌륭히 조화시키는 손흥민을 볼 수 있다. 손흥민이 마이크를 공손하게 다룬 것은 한국적인 예의와 그만의 세심함이 결부된 행동이다. 동시에 그는 스탠딩 인터뷰에서 다른 진행자들과 마찬가지로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대화하고 악수도 한 손으로 한다. 진행자 두 명은 축구계 대선배들이고 다른 한 명은 13살이 많은 40대의 여성 아나운서이므로 한국이었다면 여러 모로 큰 무례이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다. 손흥민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코스모폴리탄으로서 각기 다른 문화의 조화에 능숙하기에 호감도가 매우 높은 스타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뷰후 마이크 조심스레 놓아8초짜리 영상 세계 팬들 찬사다정·세심함 몸에 배어 있어 피치 위의 여성 아나운서가 40대라는 게 한국으로선 문화충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못지 않게 특기할 점이 있다. 기존의 남성성과 다르게 부드러움과 단호함을 겸비한 현대적 남성상의 모범으로 손흥민을 꼽는 축구팬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영국은 세계가치관조사의 성평등 의식조사에서 한국과는 정반대로 매우 높은 성평등 의식을 보여준다. 소수의 남성인권 옹호자들이 사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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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모두가 더 위험해지는 시대 지면기사
폭탄이 어디에 떨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다면 한국 사회는 정말 재밌는 곳이다. 지난 7월 충청 오송에서는 폭우에 대비한 안전 시스템을 챙기지 않은 권력자들 덕분에 막고도 남을 대량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가을 서울 중심가에서는 인파 안전사고를 허투루 여긴 권력자들 덕분에 기록적인 참사가 벌어졌다.이런 사고가 국지적으로 투하된 대량살상 무기에 의한 것이라면 날마다 수류탄이 터지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하루 평균 6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또 최근에는 젊은 남성에 의한 길거리 살인·강간 사건이 잇따르며 일상 깊숙이 폭탄의 파편이 튀고 있고, 안정된 일자리로 여겨지던 초중고 교사들의 자살 및 갑질 피해 사건들은 갈수록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당장 사람이 죽고 다치는 것은 아니지만 잼버리 사태나 일본의 오염수 방류도 우리 사회 전반에 폭격이 가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세계적 오명으로 남을 잼버리 사태는 그럭저럭 선진적이라 믿었던 행정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었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정부 여당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행으로 점철돼있다. 다양한 형태의 폭탄과 총알들이 끊임없이 쏟아질 것이지만 국가나 사회, 공동체를 통해서는 딱히 기대할 게 없는 사람들은 '각자도생'을 한층 더 다짐하는 중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조사를 보면 최근 온라인에서는 '무정부 상태'와 '각자도생'의 언급량이 폭증했다. 애당초 각자도생에 치우친 삶을 살고 있지만 그걸로도 부족한 위기라고 느끼는 것이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위기와 대처방식 양갈래 안정되고 안전한 삶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원하는 것은 모두 같으니 관건은 방법인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최악의 길과 최선에 가까운 차선의 길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우선 최악은 각자도생끼리 힘을 합쳐 '각자도생 연대'를 결성하는 것이다. 각자도생끼리 뭉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역설로 숱한 문제를 야기한다. 영화 속에선 대지진으로 모든 게 초토화된 상황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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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평등 없는 성평등'의 비극 지면기사
경제성장을 쉽게 풀이하면 준수한 일자리가 늘어나 더 많은 소득으로 더 풍족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국가들은 편차는 있으나 최대한 많은 여성이 출산이란 장애물을 넘어 준수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만듦으로써 현재의 풍요를 이룩했다. 이는 곧 여성 또한 가정의 주수입원이 된 덕분에 남성이 부양 책임을 떠안지 않으면서도 가족을 형성하고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출산에 따른 차별이나 불이익을 최소화시킨 성평등한 노동시장과 그에 기반한 경제성장은 여성에게도 이로웠지만 특히 평범한 수입의 남성들에게 가장 큰 이득을 선사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다. '평등이 없는' 성평등은 이런 이점을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 먼저 '평등이 있는' 성평등이란 무엇일까? 노동시장의 측면에서 저임금의 수준이 높고 고임금의 수준은 낮아 전체 노동자의 격차가 작은 가운데, 전반적인 노동시간이 짧고 성별 취업 여부도 비슷한 것을 말한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성평등은 육아 및 가사노동의 성평등과 짝을 이룬다. 이와는 반대로 '평등이 없는 성평등'은 한국이 잘 보여준다. 전체 노동자의 격차 및 가정의 성불평등이 큰 상황에서 소득이나 지위가 높은 남성의 영역에 여성이 파편적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화제가 된 현대차 '킹산직' 공채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6명의 여성이 채용된 것이라든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여성의 비중이 소폭 높아진다든지, 정당의 공천 할당제나 기업의 임원 할당제를 통해 여성 고위직 비중이 소폭 높아진다든지 하는 일들이다. 지금 한국은 '승자의 저주' 겪어학사 이상 고등교육 이수자고용 기회 OECD중 가장 적어 한국에서 유리천장이나 젠더의 벽이 깨지는 것은 그 자체로 환영할 일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등 없는 성평등'의 조각들이다. 한국 사회가 전력투구해야 할 일은 '신의 직장'이나 '킹산직'처럼 국제적으로도 특수한 고임금 일자리에 여성의 지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아예 이런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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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저출산 해결을 위해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이들에게 지면기사
한 건설회사에서 6개월의 수습을 마친 목수 A씨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곧 어린 자녀가 심각한 병에 걸리는 바람에 임시 부모휴가를 사용해야 했다. 6개월 뒤 휴가 연장에 대해 회사에 연락한 A씨는 며칠 후 해고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차별 시정을 담당하는 정부기관 차별 옴부즈맨(Diskriminering Ombudsmannen, 이하 DO)에 진정을 넣었다. 이는 실제로 최근 스웨덴에서 있었던 사례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DO는 회사 측에 2천400만원(20만크로나)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사용자가 불복할 시 DO는 진정인을 대리하여 1심으로 종결되는 노동법원에 소를 제기하는데 이 건의 경우 회사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며 마무리됐다. 스웨덴에선 이보다 훨씬 희한한 일도 벌어진다. 한 컨설팅 회사는 새 고객을 맡아 줄 컨설턴트를 찾던 중 구직자 B씨에게 연락했다. B씨는 자신이 임신 중이며 차후 6~8개월가량 출산휴가를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당연히(!) 채용을 거절했는데 B씨가 좀 모난 돌이었는지 차별 옴부즈맨을 찾았다. DO는 '상식'에 맞게 임신부 B씨가 별나다고 판정한 게 아니라, 회사가 성차별을 했으니 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임신 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객에게 소개도 하지 않고 배제하는 것은 남성이나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라면 받지 않았을 차별이라는 것이다. 이 건은 현재 진행 중인데 다른 사례를 보면 결국 회사에서 승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사 사례를 살펴보자. 尹, 법으로 보장 출산·육아휴가쓰기 어려운 현실 지적하며 비상한 각오 밝혔지만 '의문' 한 금융회사에 구직을 문의한 C씨는 채용 담당자에게 임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예정된 면접을 취소한다고 C씨에게 통지했다. DO는 성차별에 따른 배상금으로 1천200만원을 주문했고 회사에서 이를 따르며 사건은 종결됐다. 한 비영리 단체는 D씨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가 D씨의 임신을 알게 된 뒤 이를 철회했다. DO는 노동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고, 법원의 판결에 앞서 단체는 성차별을 인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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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대학을 안 나와도 만족스러운 일을 할 수 있다면 지면기사
지난 1일은 133주년을 맞은 노동자의 날이었다. 노동절은 1886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파업이 그 유래이다. 당시 하루 12시간이 넘는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궐기했고 이들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열창했다.'Eight hours for work. Eight hours for rest. Eight hours for what we will'.(8시간은 노동을, 8시간은 휴식을, 8시간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137년 전 열악한 현실을 바꾸려는 노동자의 노래가 오늘날 한국 노동자들의 바람과 다르지 않음에 묘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 사회는 노동자가 괜찮은 소득을 얻기 위한 문턱이 너무 높다. 대학을 꼭 나와야 하고,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야 하며, 어지간해선 아이를 갖지 말아야 하고, 아파서도 안 되며, 장시간 노동에도 기꺼이 응해야 한다. 그 결과 한국의 노동자들은 경제성장에 한참 못 미치는 삶을 산다. 노동의 질을 반영하는 직무 만족도를 국제 비교하면 한국은 성장 단계가 낮은 동유럽 국가들과 닮아있다. 우선 한국의 노동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만족도 불만도 아닌 상태가 가장 많다. 5점 척도의 조사에서 이도 저도 아닌 보통을 답하는 이들이 46.6%에 달한다. '매우 불만족'과 '불만족'을 더한 불만족은 13.8%이다.덴마크·네덜란드·스웨덴 등학력 따른 직무만족도 상식 깨고등교육과 무관한 일자리 의미 한국처럼 중간 답변이 많은 것은 경제성장이 더딘 비 OECD 동유럽 국가의 특성이다. 0~10까지의 11점 척도에서 가운데 점수에 해당하는 5점이 많이 나온다. 이들 나라가 미진한 성장으로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면, 한국은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기에 중간치 응답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학력에 따른 직무 만족도를 보면 우리의 상식을 깨는 양상이 나타난다. 일단 한국과 유럽 전체에서 교육 수준이 올라갈 때 일에 대한 만족감도 상승한다. 한국의 경우 '매우 만족'과 '만족'을 더한 만족에서 초졸 이하, 중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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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윤석열 정부의 미래는 무엇인가 지면기사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인용한 처칠의 말이다.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 '노동의 미래 포럼'. 윤석열 정부가 노동 개혁을 명분으로 발족시킨 조직들의 이름이다. 확실히 윤석열 정권은 '미래'를 언급하기 좋아한다. 다만 현 정권이 이루고픈 미래가 정말 미래인지는 의문이다. 주 60시간에서 69시간까지 초장시간 노동을 확산시키겠다는 노동시간 개편은 그야말로 현재와 과거를 경쟁시켜 미래를 망치는 것이니 말이다.한국이 뒤쫓고 있는 선행국가들은 시간을 재구성함으로써 미래를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 이를테면 직장의 유급노동시간과 가정의 무급노동시간을 선진적으로 바꾼 것이다. 유급노동시간을 주 40시간 미만으로 줄이고 가정에서의 시간을 늘리는 변화와 더불어, 부부간 유급·무급 노동시간의 편차를 줄이는 것이 미래에 먼저 도착한 나라들의 현재이다.OECD의 시간 사용 통계를 보면 출퇴근 시간을 더한 유급노동시간에서 한국의 성별 격차는 하루 평균 2시간24분에 이른다. 이보다 큰 차이는 멕시코, 튀르키에, 일본만이 기록한다. 한편 무급노동시간에서 한국의 성별 격차는 2시간46분으로, 조사 대상 30개국 중 6번째로 크다. 이에 반해 출퇴근+유급노동시간의 성별 차이가 적은 10개국의 평균은 59분이고, 무급노동시간의 차이가 적은 10개국의 평균은 1시간16분이다. 5개국으로 좁히면 각각 46분과 64분이다. 한국과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우리 사회가 당장 이런 미래를 이룰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빨리 도달해야 할 지점이다. 모든 사회 여가 불평등 해소부터짧은 노동시간 전제 고도화 해야돌아가서는 안될 과거로 회귀가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미래가 현실이 되면 남성 쪽에 유급노동시간이 한층 몰리게 되고, 일과 가정 사이 시간의 불균형이 퇴행적으로 재구성된다. 또 제조업이나 IT 업종에서 연장근무가 증가하면 식당 등 자영업이나 돌봄을 비롯한 서비스업의 노동시간도 같이 증가하게 되므로 더 많은 가사노동을 책임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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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우의 '아웃사이드'] '다음 소희'를 막을 첫 단추 지면기사
좋은 사회는 책임을 잘 분배하는 사회이다. 주어진 역할과 보상에 어울리는 책임을 각 구성원이, 권력자와 국가가 그리고 기업이 나눠 져야 한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나쁜 사회다. 책임의 분배가 형편없다. 영화 '다음 소희'는 이를 훌륭한 연출로 담아낸다.한겨울 저수지에서 얼어붙은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자 대기업 하청 콜센터의 현장실습생인 '소희'다. 단순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던 형사 유진에게 한 현장실습생이 용기를 내어 말한다. "자살했던 사람이 또 있었어요." 영화에서뿐 아니라 실제로 이 콜센터에서 두 명이 자살했다. 석연찮음을 느낀 유진은 진상 파악에 나선다. 학교, 하청 콜센터, 본사, 교육청을 차례차례 조사한 유진은 비명을 토해낸다."학생이 일하다 죽었는데, 누구 하나 내 탓이라는 데가 없어." 한국 사회의 공고한 작동원리가 이 단말마에 담겨 있다. 한국은 사회 전반에 걸쳐 책임의 분배가 엉망진창이고 이는 직업훈련에서도 마찬가지다.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어지간해선 책임을 지지 않도록 제도가 보장해준다. 대신 현실과 영화에서 익히 보듯 약자나 피해자에게 탓을 돌린다. 책임 분배 잘 되는 것이 좋은 사회한국 '제도의 허점'을 통해 회피약자 탓 돌리는 모습 영화서 담아 기업, 학교, 교육부, 노동부에겐 사업체 현장실습이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영화가 잘 그려냈듯, 책임의 분배가 아닌 책임의 회피가 제도의 허점을 통해 이뤄진다. 교육부는 노동부나 경찰에, 노동부는 교육부나 경찰에, 학교는 교육부나 기업에, 기업은 학교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이를 막기 위해 제도적으로 책임을 정하는 것이 대통령이나 장관, 입법부의 몫이지만 이들 역시 응당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인권위 보고서를 정리하면 학교전담 노무사는 매뉴얼에 따라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기 십상이다. 또 사무직은 안전점검에서 예외이므로 콜센터는 아무리 건강을 해치더라도 안전한 일터로 간주된다. 현장실습 실태 통계조차 부실하게 작성하는 교육부에겐 사업장에 대한 전면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