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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양날개 고장난 한국정치 지면기사
새가 양날개로 날듯 정치도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난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유효하다. 특히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여야 정당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건강하게 양립하는 상황은 국가안정에 필수적이다. 균형이 깨지면 특정 대의(代議)의 독주와 독선이 적폐로 쌓이고 사회는 혼란해진다.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추락은 목불인견이다. 전통적 보수층조차 흔쾌하게 지지하기가 불편한 기색이다.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에 반대해 벌인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으로 천하의 조롱거리가 됐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의혹은 '목포 호구'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의혹 따진다며 불러낸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게 면박만 당했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고질적인 계파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견제 능력을 상실한 '마이너스의 손'으로 내부 권력 투쟁에 골몰하면서 대안정당의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반면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나 홀로 독주(獨走)는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정상을 찾았지만 도덕적 우월성은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손혜원 투기의혹과 서영교 재판청탁 의혹이 만일 보수정당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민주당의 투쟁력을 감안하면 최소한 국회 앞에서 촛불을 붙였을지도 모른다. 자유한국당 특보가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면 민주당 의원 누군가는 5시간30분 단식 대신 그야말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 자기 검열에 관대한 도덕적 기준으로 권력의 정의가 야금야금 허물어지는 줄 모른다.정치가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나는 새라면, 한국 정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병든 새다. 오른 날개는 근위축증에 시달리고 왼 날개는 과잉발육 상태니 지상에서 졸렬하고 잔망스러운 발자국만 남긴다.날지 못하는 갈매기가 멀리 보지 못하듯 병든 정치로는 국운을 조망할 수 없다. 이해타산을 앞세우는 트럼프와 혐한감정으로 지지율을 관리하는 아베로 인해 전통적인 한미일 안보동맹은 위기다. 북한과 중국은 더할 나위 없는 유대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격상은 무르익고 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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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인공강우 지면기사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를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청와대 경내를 25분간 산책했다. 재계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여론의 반응은 뜨악했다. 그날 수도권엔 사흘째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동됐다. 전국이 미세먼지에 갇혔고 거리엔 인적이 사라졌다. 마스크도 없이 산책을 감행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을 지켜보는 여론은 걱정과 실소가 엇갈렸다.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자 대통령도 초조했나 보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인공강우 등 새로운 방안을 연구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질책성 하명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25일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한다고 발표했다.인공강우의 원리는 간단하다. 아주 작은 물방울인 구름 입자는 100만개 이상이 모여야 빗방울이나 눈이 된 뒤 중력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진다. 구름 입자를 강제로 뭉치게 하는 것이 인공강우의 핵심이다.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입자를 매개로 구름 입자를 모으는 방식이 보편적이다.원리는 간단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중국은 요오드화은 로켓을 발사해 미리 비를 내리는 방식으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날씨를 관리했지만,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일본이 갈수기에 댐을 채우려 인공강우를 활용하는 정도다. 무엇보다 구름이 없으면 시도조차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또 은(銀)화합물인 요오드화은 자체가 고가인데다 대량살포에 따른 환경오염도 문제다. 특히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공강우가 의미있는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이다.임기내 미세먼지 30% 감축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미세먼지가 자욱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을 것이다. 인공강우 실험이라도 해 보라는 독촉에 담긴 조바심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이벤트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실천할 근본대책을 만드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혹시 며칠 뒤 서해바다 어디에서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면 대통령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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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지면기사
"그대는 나의 신민이 아니다. 허니 명할 수 없고, 명할 수 없으니 잡을 수도 없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종이 대한제국 무관학교 교관을 거절하는 유진 초이를 보내며 한 대사다. 결국 유진 초이는 교관직을 수락했지만, 역사적 고종의 무기력은 드라마의 고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1864년 조선의 마지막 국왕으로 즉위해 1897년 대한제국 초대 황제에 이르기까지 고종의 43년 재위기간은 망국으로 치닫는 비극으로 점철돼 있다. 12세에 왕위에 올라 아버지 흥선대원군과 아내인 명성황후의 민씨 일족과의 권력투쟁을 벌여야 했다. 왕권을 회복했지만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갑오개혁, 을미사변, 아관파천, 러일전쟁, 을사늑약, 경술국치(망국)로 이어진 역사의 전개는 힘없는 나라의 군주에게는 너무 벅찼다. 아내인 명성황후를 일본 사무라이에 잃고, 일제의 강제로 아들 순조에게 황위를 물려주는 수모를 당했다.고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대한제국 군대를 한번도 출병시키지 못한 채 일제와 매국노에 휘둘려 망국에 이르게 한 유약한 혼군이라는 냉정한 시선이 대세다. 그러나 헤이그 밀사 파견, 의병 비자금 지원, 블라디보스톡 망명설 등 일제로부터 제국을 지키려던 황제의 행적으로 인해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다만 그의 죽음이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만은 모두가 인정하는 정설이다. 1919년 1월 21일 그가 승하하자 독살설이 전국에 퍼졌다. 지금까지도 '설'이지만 강제로 퇴위당한 황제의 독살설에 격분한 조선민중은 만세독립운동으로 저항했고, 임시정부 수립 등 본격적인 항일투쟁 역사가 시작됐다.어제가 고종황제 승하 100주기였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합장된 남양주시 홍릉에서 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제향이 봉행됐다. 역사가 흘러 황제의 나라인 '대한제국'은 국민의 나라인 '대한민국'이 됐다.그러나 우리 운명에 관여하는 외세의 존재는 여전하다. 제국이나 민국이나 나라를 지키려면 외세의 영향을 압도하는 '국력'이 있어야 한다. 형편없는 군사력과 매국관료의 각자도생, 도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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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송영길의 충언 지면기사
당 태종 이세민은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가 안시성주 양만춘에게 대패해 군사를 물리면서 "위징이 살아있었다면 원정을 말렸을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했다. 태종의 명재상 위징은 살아생전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위징의 직언이 얼마나 심했던지 태종의 스트레스가 엄청났다고 한다. 그 위징이 죽자 태종은 자신의 허물을 막아주었던 구리 거울, 역사 거울, 사람 거울 중 '사람 거울'을 잃었다고 탄식했다. 정사의 득실을 가려주었던 위징의 간언을 귀중하게 여긴 당 태종 역시 비범한 군주였다.백제 의자왕은 나당연합군의 침략을 경고한 성충의 충언이 지겨워 귀를 닫은 건 물론 그를 옥에 가두어 굶겨 죽였다. 성충은 죽어가면서도 한 말씀 아뢰겠다며 백제 방어전략을 상소했다. 그의 충언을 물리친 의자왕은 나라를 잃고 전쟁포로로 당에 끌려갔다.직언을 무시해 신세를 망친 최근의 지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근혜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자신을 자문하던 새누리당 원로그룹 7인회의 좌장인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으로 부터 '최태민의 그림자를 지우고 정윤회를 멀리하라'는 충언을 듣는다. "이런 말씀 하시려고 저를 지지하셨나요?" 박근혜의 반응을 싸늘했다. 토사구팽 당한 김용환의 예언은 적중했다. 최태민의 사위 정윤회는 비선실세 파문을 일으켰고, 최태민의 딸 최순실은 비선실세로 드러났다. 최태민의 그림자가 박근혜를 몰락시켰다.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충심의 제안'이 화제다. 충언의 핵심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재개 결단이다. 논리는 명쾌하다. 산허리를 깎아 조성하는 태양광 발전은 대체에너지로 한계가 있으니, 석탄화력 발전의 공해를 줄이려면 원자력발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마침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 공포로 인해 송 의원의 '충언'이 더욱 빛났다.그런데 당내는 물론 대통령의 반응이 차갑다. 3선인 우원식 의원은 4선인 송 의원에게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었다"고 비난했다. 충언에 담긴 메시지는 외면한 채 '시대 난독'이라니, 이런 모욕이 없다.송 의원의 충언은 민주당뿐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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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스텔스 전투기 지면기사
미 공군은 2006년 알래스카에서 스텔스 전투기의 위력을 검증했다. 블루포스가 가상적군 레드포스와 모의 공중전을 벌인 것인데, 블루포스에는 막 실전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12대가 참가했다. 결과는 경이로웠다. 랩터들이 수차례 모의 공중전에서 격추시킨 가상적기가 108대나 됐고, 블루포스와 레드포스의 격추대결은 241 대 2였다. 랩터의 피해는 전무했다.F-22 랩터는 한미 연합훈련에도 자주 등장했다. 몇 대만 출현해도 북한은 노발대발했다. 스텔스 전투기가 북한의 방공망을 무력화 시킨 뒤 전략폭격기들이 폭탄세례를 퍼붓는 한미 연합군의 전략은 북한에게 실제적인 위협이다. 70~80년대 김일성 주석은 북한 상공을 안방 처럼 드나드는 미 초음속 정찰기 블랙버드(SR-71)로 인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북한이 대공 미사일 개발에 총력전을 펼친 이유다. 랩터를 비롯한 한미 연합군의 스텔스 전력으로, 김 주석의 노이로제는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이어졌다.사실 스텔스 시스템은 완벽한 투명망토가 아니다. 레이더 탐지 면적을 최대한 줄여 방공망을 무력화한다. 랩터는 레이더상에 골프공 정도의 흔적은 남긴다고 하니 비행체로 감지하기가 불가능하다. 2017년 북한이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무장지대 최북단 까지 발진시키는 무력시위로 대응했다. B-1B랜서는 초보적인 스텔스 무장만으로도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다고 한다.대한민국도 스텔스 전투기 보유국이 된다. 미국에게 구매한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3월말에 도착해 늦어도 5월까지 실전에 배치된다. 올해 까지 10대, 2021년 까지 40대가 들어온다. 7조4천억원의 국민혈세가 들어간 차세대 공군 핵심전력이다. F-35A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 등 북한의 전략자산을 타격하는 우리 군 전략인 '킬체인'의 핵심전력이다.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료한 북한이 미국과 대등한 외교적 위상으로 한반도 정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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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김정은의 베이징 생일만찬 지면기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8년 초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을 찾아 "북·중 관계가 한 집안 관계나 다름없어 이번 방문은 친척 집에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덕담을 했다. 류야오밍 중국 대사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방문이었는데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자세히 알렸다.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어긋났던 양국 관계의 복원을 알리는 이벤트로 여긴 것이다.북·중 관계가 악화된 결정적 이유는 북한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한창이던 중 강행한 북한의 핵실험이었다. 북한의 대부를 자처하다가 체면을 구긴 중국과 핵실험에 성공한 북한은 서로 외면했다. 앞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인한 2002년 2차 북핵위기 때도 북한과 중국은 대립했다. 중국은 6자회담으로 풀자고 달랬지만 북한은 미국과 담판짓겠다고 맞섰다. 화가 난 중국은 2003년 3일간 원유공급 중단으로 겁박했고, 북한은 꼬리를 내리고 6자회담에 복귀했다.중국에도 북한의 핵무장은 골칫거리였다. 역내 안정을 통해 경제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국가 목표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여겼다. 북한이 핵무장 국가로 중국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다. 2017년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에도 중국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 거론됐고, 국제사회도 이를 예상했다.하지만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향한 중국의 태도는 일변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 전후, 6·12 미북정상회담 직후 세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급기야 2019년 새해 벽두, 그것도 김 위원장이 생일에 맞추어 8일 중국을 찾았다. 중국의 환대는 극진했다. 시진핑 주석은 인민대회당 대연회장에 생일만찬을 펼쳤다. 중국 최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10개월 사이에 이루어진 김 위원장의 네차례 방중으로 북·중 관계는 꿀이 흐르는 밀월을 구가하고 있다.시진핑은 김정은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트럼프는 김정은을 상대로 외교성과를 내려 안달이며, 대한민국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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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불황의 전조 지면기사
일본 아사히신문 2012년 3월 13일 '점(占) 중독 주의보'라는 제목으로 "점이라는 마법에 빠진 일본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기불황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2012년은 '잃어버린 10년'으로 유명한 일본 장기불황이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지금 일본 경제는 100% 고용으로 불황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웠다.한창 잘 나가던 일본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질지 아무도 몰랐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지 또한 아무도 몰랐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제순환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다. 각종 경제지표는 해석 차이 때문에 혼란만 부추긴다. 그렇다고 국민이 바보는 아니다. 매일 체감하는 생활지표를 통해 시장을 읽는다. 불행하게도 체감 지표가 모두 불황을 가리키고 있다.불황을 예고하는 대표적인 전조현상이 보험해지 증가다. 중도에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인 보험을 깬다는 건 서민경제가 그만큼 힘들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보험해지율이 8% 이상, 해지환급금이 18% 이상 늘었다니, 서민 가계는 이미 불황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렴한 소주의 판매량 증가도 불황의 전조다. 지난해 연말 편의점 소주 판매량이 급증했단다.이 뿐 아니다. 연초 부터 한 대형마트가 초저가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마트가 '국민가격' 프로젝트라며 990원 짜리 전복을 선 보였는데, 경쟁사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일 듯 싶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도 할인경쟁에 뛰어들었다. 백화점들도 불황형 매장인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잇따라 개장하고 있다. 백화점이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헐값에 사들여 직접 판매하는 매장인데 명품을 90%까지 할인해주니 사람들이 몰린다. 연말 달력 품귀 현상도 예사롭지 않은 전조다. 인쇄 업체들은 사라진 달력특수에 울었단다.불황의 전조를 나열하자니 영 내키지 않는다. 경제위기는 공포를 먹고 자란다는 격언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불황을 체감하는 중이다. 청와대와 여당만 의연하다. 경제위기와 불황경제를 걱정하는 여론을 정권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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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김용민 옹의 100년 지면기사
한 세기를 살아낸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로 귀중한 역사다. 역사가가 기술하는 역사는 정치에 의해 비틀어진다. 6·25 전쟁 기원을 놓고도 역사가들의 정의는 흔들린다. 이념과 신념에 따라 김일성의 남침과 남침 유도설로 정치적 시선은 엇갈린다. 북한 입장에서 6·25는 승리한 조국해방전쟁이다. 하지만 사변을 몸으로 기억하는 당대의 민초에게 6·25는 삶을 원하지 않는 격변에 던져버린 비극일 뿐이다.경인일보 2일자에 소개된 김용민 옹의 100년 인생도 역사적 사변에 휘둘린 비극적 개인을 보여준다. 김 옹은 자신의 인생에 개입한 역사적 장면들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1922년 평양 포목상의 자손으로 태어난 김 옹의 첫번째 직장은 국민학교 교사였다. 일본인 교장의 조선인 교사 차별에 시달린 그에게 일제식민시대는 '지독히도 길었다'. '일제 36년'은 다섯에 불과한 글자와 숫자지만, 당대의 식민지 청년교사에겐 하루가 영겁 같았을 것이다. 참혹한 식민지 역사는 교과서가 아니라 김 옹의 기억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홍범도 장군이 전사했다는 오보에 평양시민이 숨죽여 슬퍼한 배경엔 당대의 절망이 있었다.김 옹이 기억하는 김일성과의 첫 대면은 그리스 비극을 닮았다. 항일 운동의 풍찬노숙으로 백발이 성성한 '김일성 장군'을 기대했던 평양집회에 등장한 건 새파란 '김일성'이었다. 평양 시민들의 당혹감은 비극의 전조였다. 환영받은 김일성은 김 옹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을 남쪽에 내팽개쳤다. 명문 평양고보 졸업생 김 옹은 피란지에서 1919년 생으로 거듭났고, 피란민 출신 아내와 함께 남쪽에서 양장점 주인으로 생계를 꾸렸다. 4·19, 5·16, 유신개헌, 광주민주화 운동, 세월호 참사가 차례로 흘러갔다."무슨 일이든 좋게 해결하는 방법이 분명히 있었어. 다투지들 말고 오래들 살았으면 해." 김 옹이 남긴 한마디 말의 여운이 길고 깊다. 크고 작은 역사의 사변들이 할퀴고 지나간 인생이다. '좋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었다'는 조언은 묵직하고, '다투지 말라'는 당부는 곡진하다.세상 모든 권력자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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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문재인 정부도 역사의 한 줄기일 뿐이다 지면기사
국민은 정권 교체해 가며 산업·민주화 성취특정집단 완벽한 역사 쓰려 조바심 칠일 아냐정부·집권여당, 겸손해지려고 노력 한다면 새해에는 사회의 많은 갈등 해소될 수 있어기해년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덕담을 나누고 새해 각오를 다지는 각계의 신년사는 풍성하다. 덕담과 신년사의 각오가 실현된다면 대한민국은 2019년 한해에 역사에 없었던 천국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현실이 각박할수록 꿈과 희망은 장황해진다.1월 1일은 2018년 12월 31일의 연장일 뿐이다. 대한민국 정치가 기해년을 맞아 갑자기 달라질 리 없다. 지난해 마지막 날 국회 운영위가 그 증거다. 청와대 특감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은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말했다. 국민 눈에는 국적이 다른 외국인들의 시비로 보였을 것이다. 장담하지만 말이 안통하는 외국어 정치는 새해에도 어김없이 반복될 것이다.황금돼지의 해라고 하지만 밑천 없는 장사는 없는 법이다. 2019년 경제의 밑천은 2018년의 경제다. 밑천만 보면 올해 경제전망은 불온(不溫)하다. 세계 경기의 하강국면이 예사롭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결과가 어디에 미칠지 안 가본 길을 가야하는 두려움이 크다. 작년의 자동차, 철강산업 쇠퇴가 올해 반도체로 이어지면 대한민국 주력산업은 총체적 위기에 빠진다. 황금돼지의 기운에 편승한 낙관은 막연하다.정치는 막장이고 경제는 어려우니 새해는 글렀다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나. 그저 어떻게든 살아날 구석을 만들어 버틴 거지." 지난 연말에 만난 한 기업인의 얘기다. 1990년대에 제조업을 시작해 IMF환란, 세계금융대란 등 산전수전 다 겪고 살아남은 사업가다. 그의 말대로 국민은 위기가 닥치면 모든 생존 수단을 동원해 살 길을 뚫어왔다. 이것이 현대사다. 대한민국은 위기와 극복의 무한궤도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적립해왔다.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는 국민이 적립한 일상의 누적이자 역대 정권이 분담했던 역사적 역할의 총합이다.면면히 흐르는 역사의 강(江)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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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기해년(己亥年)의 희망 지면기사
육십간지는 음력을 기준 삼아야 당연하나 양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해마다 간지를 가불해 쓰는 관행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오늘 천간인 기(己))와 지간인 해(亥·돼지)가 만나는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올해의 띠 동물 돼지는 방목은 가능해도 유목은 힘든 동물이다. 유목민족에게는 거추장스럽지만 농경민족에게는 수고 없이 키울 수 있는 가축이다. 동양, 특히 우리나라에서 복과 재물의 상징으로 받드는 돼지의 덕목은 다산(多産)이다. 남아메리카에 돼지 몇십 마리를 풀어놓고 귀국했다 몇년 뒤 다시 찾은 스페인 탐험가들은 수만 마리로 불어난 돼지떼에 경악했다고 한다.우리 조상은 자연스럽게 돼지의 다산 능력을 축재(蓄財)와 발복(發福)의 염원으로 동기화했다. 돼지 꿈은 횡재의 전조다. 영국과 미국 기원설이 아니더라도 저금통은 당연히 돼지저금통이었을 것이다. 돼지의 점지에 따라 고구려가 국내성으로 천도하고 고려가 개성에 도읍을 정했다는 설화도 수도 번영의 염원이 담긴 기복(祈福)의 발로일 것이다. 돼지와 관련된 지명이 전국적으로 2천여개에 이르는 것도 한국인의 돼지 사랑을 보여준다.돼지의 효용도 대단하다. 돼지 장기는 인간 장기와 흡사해 인체해부가 금지됐던 고대에는 인체의 신비를 풀어줄 중요한 해부학 재료였다. 지금은 사람의 심장 판막 수술에 돼지 판막을 이식한다. 돼지 장기를 이식용으로 확대하기 위해 무균돼지나, 인간의 면역시스템에 반응하지 않도록 조절된 유전자 돼지 연구가 한창이다.물론 가장 큰 용도는 식용이다. 머리부터 꼬리, 다리, 내장까지 우리 만큼 돼지를 알뜰하게 먹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2017년 국민 1인당 육류 섭취량 중 돼지고기가 24.5㎏으로 닭고기(13.6㎏), 쇠고기(11.5㎏)에 비해 압도적이다. 특히 삼겹살 소비는 유별나서 구제역이라도 발생하면 삼겹살이 금겹살이 되고, 정부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뗄 수 없는 유대를 맺어 온 돼지, 그것도 황금돼지의 해가 밝았다. 황금돼지의 능력을 빌려서라도 새해 대한민국이 무탈하기를 기원해 본다. 올해 경제적 시련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