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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노벨상 증후군 지면기사
노벨상은 최고의 권위 만큼이나 논쟁적이다. 수상자와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는 수상 분야의 성취를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기쁨을 누린다. 그런 만큼 선정 사유에 사소한 하자만 발생해도 국제적인 시빗거리가 되기 일쑤다.14일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로 2019년 노벨상 수상자 전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시비가 걸렸다. 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희곡 작가 페터 한트케의 전범 옹호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한트케는 발칸의 도살자로 악명 높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 추종자로 유명하다.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앞세워 코소보 등지에서 인종청소를 주도했다. 한트케는 그가 죽자 장례식에서 조사를 읽기도 했다.한트케는 자신의 전력 때문에 노벨 문학상 수상이 어려울 것으로 짐작했는지 2014년엔 "문학의 잘못된 성역화"라는 문학적 레토릭으로 노벨상 폐지를 주장했다. 이 정도면 "자본주의가 준 상을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한 장 폴 사르트르를 따라 할 만도 했다. 그런데 한트케는 "작품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못했다"며 "스웨덴 한림원의 결정은 매우 용기 있는 것"이라고 반색했다니, 작품은 몰라도 인품과 권위는 노벨상감에 못미친다.이처럼 논쟁적인 노벨상이지만, 한국은 해마다 노벨상 증후군으로 집단적 열등감과 열패감에 시달린다. 특히 역사적 민족적 경쟁자인 일본의 화려한 수상기록이 이를 더욱 부추긴다. 올해도 일본은 요시노 아키라가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됐다. 25번 째 수상자다.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유일하니, 노벨상 수상의 격차가 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노벨상을 향한 집착 만큼 노벨상 수상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는지 돌아볼 때가 됐다. 기반이 없으니 대표선수를 밀다가 낭패를 본다. 여당이 노벨상 추진단을 만들기까지 한 황우석씨는 연구부정으로 낙마했다. 문학상 대표선수로 노벨상 시즌마다 자택을 찾은 취재진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고은 시인은 '미투 운동'에 걸려 문학상 만년 후보에서 해방(?)됐다.고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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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은행 악취' 유감(有感) 지면기사
"한줄기 미풍에도 얇은 금편(金片)들 떨어져 내려/···//알몸인 이 몸에 그 정결한 금편들 닿으면/ 녹아서 이내 부드럽게 금칠하리/ 마침내 이 몸이 그냥 그대로 생불(生佛)될 때까지." 시인 박희진은 '방학동 은행나무'의 황금색 낙엽을 맞으며 성불을 꿈꿨다지만, 보통 사람들도 샛노란 잎들로 단장한 은행나무를 보면 가을을 직감하고 생각이 깊어지기 마련이다.사람들 감성을 파고드는 신령스러운 기운과 아름다운 자태 뿐만 아니라, 은행나무의 실용성도 독보적이다. 잎은 혈액순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은행잎의 약성이 좋아 한때 독일 제약회사들이 싹쓸이해 갔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가 은행이라 부르는 종자는 진해·거담 작용을 하는데, 포장마차 술안주에서부터 고급 한식 재료에 오르는 등 빈부 격차 없이 즐겨 온 식재료이기도 하다. 재질이 물러서 다루기 쉽고 무늬가 아름다운데도 변형이 없는 은행나무는 고급가구와 바둑판의 최상급 목재로 손꼽힌다.신은 다 주지 않는다더니, 은행나무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종자를 감싼 과육이 터질 때 번지는 엄청난 악취가 그것이다. 냄새가 너무 고약해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은행 과육으로 도배된 길을 걷는 일 자체가 고역이다. 은행 냄새는 과육안에 있는 은행산, 빌로볼 성분 때문인데 과육 속 씨앗을 지키기 위한 은행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은행나무 입장에서는 모든 걸 다 주고도, 종을 지키려는 최소한 자위권 때문에 수난을 당하니 억울할 만하다.가을이면 은행 악취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몸살을 앓는 게 연례행사가 됐다. 대책은 과육이 열리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거나 아예 가로수 수종을 교체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돈이 들고 시간이 걸린다. 최근엔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은행나무의 대기오염 방지 효과를 옹호하며 수종 교체를 반대하는 역민원도 있다니, 자치단체들은 이래저래 골치 아프게 됐다.광장과 거리를 묵묵히 지켜 온 은행나무다. 요근래 대한민국 광장과 거리는 비난과 욕설, 궤변과 망언을 토해내는 수십만 인파들의 구취(口臭)에 취해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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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트럼프와 우크라이나 게이트 지면기사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정치 위기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게이트의 지옥문이 열린 탓이다. 미 언론들은 닉슨 대통령을 자진 사퇴 시킨 워터게이트와 견주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민주당은 하원 6개 위원회 조사 개시로 대통령 탄핵절차에 착수한 상태다.우크라이나 게이트 전말의 발단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자신의 아들이 취업한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를 수사하는 검찰총장의 교체를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구해 관철했다고 한다. 미국의 10억달러 대출보증 보류 위협이 제대로 먹혔다고 한다.트럼프가 이를 알고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통해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를 종용하고, 젤렌스키는 적극 호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또한 젤렌스키를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카드를 활용했다고 한다. 이같은 내용을 전해 들은 내부고발자가 상·하원 정보위원장에게 내부고발장을 발송했고, 결국 공개되면서 트럼프 탄핵정국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트럼프로서는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을 쳐내려다, 본인의 발등을 찍은 셈이니 환장할 일일 테다. 하지만 권력자의 거짓말에 단호한 미국과 미국인은 외세를 끌어들여 미국을 모욕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트럼프를 정조준하고 있다.워터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닉슨은 법무장관에게 특별검사 해임을 명령했지만 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그러자 장관대행이 된 부장관에게 다시 명령했지만 그 또한 사표를 던지고 물러났다. 그런 미국에서 하원이 탄핵절차를 밟고 있으니 문제는 심각하다."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며 항변한 닉슨은 하원이 탄핵안을 가결하기 직전 스스로 사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닉슨과 다르다. "내부고발자는 스파이"라며 비난하고 "하원정보위원장은 사기와 반역죄로 조사받아야 한다"고 역공에 나섰다. 탄핵 처지에 몰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탄핵 메신저에 대한 공세로 물타기에 나선 느낌이다. 이 미묘한 기시감은 뭔가 싶다.아무튼 최대의 정치위기에 몰린 트럼프의 다음 행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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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국 미스터리' 지면기사
유가(儒家)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장자도 유교를 개창한 공자를 존중할 때가 있었다. 가령 공자를 평한 이런 대목이다. "공자는 나이 육십에 육십번 달라졌다고 합니다. 처음 옳다고 했던 것을 나중에는 아니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지금 옳다고 하는 것이 과거에 쉰아홉번이나 아니라고 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장자 잡편 우언)" 말에 뼈가 있지만, 전체 맥락은 옳다고 한 것에 갇히지 않았던 공자의 대범한 사유체계를 존중한 것이다.자기 말에 갇히지 않기로는 정치인 만한 부류도 없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이 '옳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은 과거 야당 시절 조 장관에 비하면 조족지혈급 의혹이 제기된 수많은 공직 후보자들을 '아니다'며 낙마시켰다. 문제는 '지금은 옳다'만 주장할 뿐 '그 때는 틀렸다'는 반성이 없는 점이다. 말에 갇히지 않는 합리적 대범이 아니라 말에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이다. 그러니 말은 두서를 잃고 행동은 설명할 길이 없다.장자는 기본적으로 유자(儒者)를 '시경'과 '예기'라는 지식권력으로 무덤을 파헤치는 도굴꾼 쯤으로 여겼다. 도굴의 목적인 무덤속 시신의 입에 물린 구슬, 즉 권력과 명예다.(장자 잡편 외물) 조 장관은 과거 서울대 법대 교수로서 현실 권력의 부패와 부조리에 대해 일일이 비판했다. 법 철학으로 무장한 비판 논리는 주옥 같고 추상 같았다. 그렇게 진보의 상징이 됐고 권력과 명예라는 구슬을 입에 물었다.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여당은 지금 옳다고 한 것을 계속 옳다고 우기기 난감해졌고, 조 장관은 자신의 지식권력으로 획득한 권력과 명예의 구슬을 토해내야 할 위기에 몰렸다.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정주행 중인 검찰의 칼날이 조 장관을 직접 겨누고 있다.시중에 '조국 미스터리'가 회자되는 건 이런 사태의 전개가 뻔히 예상됐기 때문이다. 뻔히 보이는 파국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유를 그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니, 그 배경을 놓고 구구한 억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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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포토라인 지면기사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93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출석하다가 봉변을 당했다. 언론의 취재경쟁에 휩쓸려 기자의 카메라에 부딪혀 이마가 찢어진 것이다. 언론단체는 이런 난장판 취재를 막기위해 1994년 포토라인 운영 선포문을 만들었다. 이후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 피의자들은 검찰과 경찰에 출석할 때마다 포토라인에 멈춰선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통과의례를 거친다. 사회적 성취와 명예, 도덕적 권위가 큰 공인일수록 포토라인에서 무너진 명예를 감당하기 힘들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뒤 3주 뒤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평검사들과 맞짱 토론을 벌일 정도로 검찰개혁 의지를 불태웠다. 검찰청 포토라인 통과의례 자체를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영장심사를 받기 전 수갑을 찬 채 포토라인에 섰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포토라인의 법적 근거는 없다. 국민의 알권리를 대신하는 언론의 취재 편의를 검·경이 묵시적으로 양해한 관행이다. 하지만 포토라인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그 자체가 사회적 형벌이라는 비판도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청 포토라인을 당당하게 무시하고 패싱한 것도 이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포토라인 폐지를 포함해 피의사실 공표를 전면 제한하는 훈령 제정을 추진할 모양이다. 사실 당정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관행을 손보기로 마음 먹은지는 오래됐다. '논두렁 시계' 논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잃었다는 오래된 분노가 배경이다. 법무부가 마련한 초안에 따르면 검찰은 일체의 피의사실을 공개해선 안된다. 피의자 검찰 출석 공개와 소환날짜 공개도 안된다.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내용을 유포한 검사를 감찰할 권한을 준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깜깜이 수사에 따른 부작용과 국민 알 권리 침해를 우려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죄추정의 원칙 실현과 국민의 알 권리를 절충한 논의가 진행돼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미안한 얘기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종료 이후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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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대통령의 선택, 의문에 빠진 민심 지면기사
조국 법무장관 임명 강행 국민 미궁속으로가족 비리의혹 검찰 압수수색 무수한 해석개혁성 위선 전복 분노 진보진영 내상 심각향후 정치적 사단·결과 文대통령 책임 부담권력은 나눌 수 없다. 나눌 수 있다면 권력이 아니고, 나누는 순간 권력은 무력해진다. 부자지간에도 권력은 나누지 않는다는 정치 격언은 수 많은 역사적 선례와 현재진행형 사례로 검증된 경험칙이다. 최고 통치자의 권력은 더욱 그렇다. 조선의 많은 왕들이 자신의 보위를 이을 세자들을 쥐 잡듯이 잡았다.헌법으로 삼권분립을 천명한 민주주의 국가 통치자의 권력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제 국가의 대통령은 표면상 삼권의 말석인 행정의 수반이지만, 행사할 수 있는 실제 권력의 크기는 입법과 사법을 압도한다. 장관의 권력이 아무리 커 봐야 위성권력일 뿐이다. 그것도 인공위성이다. 수명이 다하면 폐기하고 교체되는 위임 권력일 뿐이다. 장관이든 측근이든 비선 실세든 명칭을 달리해봐야 대통령에게는 권력행사의 도구일 뿐이다. 권력의 본질은 대통령의 인격과 무관하다. 이 권력을 나눈다면 대통령은 국정을 주도할 수 없다. 대통령 권력의 누수는 국가 안보를 해치고 국가 경제를 흔들고 사회 혼란으로 이어진다.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한다. "한미 동맹을 살리려다 남북 관계가 망가졌다"는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발언을 차용하면 이렇다. '조국을 살리고 대통령이 망가지는 선택'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도대체 대통령에게 조국은 어떤 존재인가? 권력 작동의 상식에 어긋난 대통령의 선택에 국민은 미궁에 갇혔다.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 이유를 권력기관인 검찰 개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개혁의 주체는 대통령이다. 검찰 개혁이 정권의 과제라면, 개혁의 업적은 설계자인 조국이 아니라 대통령이 누려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만 결연하고 단호하다면, 그 의지를 받들어 실행할 장관감이 한둘이겠는가. 대통령은 또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청문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 장관에 대한 야당의 검증 공세를 에둘러 비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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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검사 '윤석열' 지면기사
1992년 시작된 이탈리아의 부정부패 척결 작업인 마니 풀리테(mani pulite 깨끗한 손)는 '사정(査正) 혁명'의 기념비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이탈리아 정계와 재계의 검은 커넥션을 겨냥한 전대미문의 수사를 통해 6천여명의 정재계 권력자들이 수사를 받았고, 2천993명이 부패혐의로 체포됐다. 두 전직 총리는 타국으로 망명하거나 비리혐의가 드러나 법대에 섰고, 현직 총리마저 비리혐의로 사임했다. 정신병원엔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하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마니 풀리테를 주도한 안토니오 피에트로 검사는 이탈리아 통일의 기초를 세운 주세페 가리발디 이후 최고의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사정 혁명의 결과는 놀라웠다. 비례대표제를 소선거구제로 바꾸는 정치개혁이 이루어지고, ㎞당 800억리라였던 지하철 공사 비용은 마니 풀리테 이후 440억리라로 떨어졌다. 하지만 권력의 반격도 필사적이었다. 마니 풀리테 검사들을 향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들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고 여론전을 벌이고, 여자관계 등 사생활을 캐내 도덕성에 상처를 입혔다. 반격은 주효했다. 검사들은 반발해 사표를 던졌다. 살아있는 권력이 결국 마니 풀리테 검사들을 이긴 것이다. 그 결과 지금껏 이탈리아는 유럽 최악의 부패국가라는 수렁에 빠져있다.윤석열 검찰총장의 한국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정권의 핵심인물인 조국과 그 일가를 향한 전격적인 수사에 검찰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윤석열은 국민적 지지를 받는 보기 드문 검사다.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으로 박근혜 정권에 치명타를 가하고, 당시 법무장관 황교안이 부당한 수사 지휘를 했다고 폭로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에서는 수사팀장으로, 문재인 정권에서는 중앙지검장으로 전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고 마무리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에 반해 대통령은 그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그런 윤석열을 향해 여권 전체가 '정치 검찰' 낙인 찍기에 나섰다. 급기야 대통령은 9일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했다. 윤석열의 검찰은 직속 장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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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8년 만의 현대차 무파업 지면기사
정부가 공식적인 경기지표를 들이대며 아무리 불황이 아니라고 강조해도, 대중들은 집단적인 체감 지수를 통해 불황을 실감한다. 여성들이 감각적으로 반응하고 공감하는 패션분야는 비공식 불황지수의 보고다.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 로더가 발표한 '립스틱 지수'와, 경쟁사인 로레알이 밀고 있는 '파운데이션 지수'가 대표적이다. 불황일 때는 저렴하고 화장효과가 즉각적인 기초화장품이 잘 팔린다는 것이다. 불황 때 여성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스커트 지수'는 실제 호황 때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연구결과로 신뢰도가 확 떨어졌다. 이를 '헴라인(치맛단) 지수'가 대체했다. 비싼 실크 스타킹을 드러낼 만큼 치마길이가 짧아지면 호황이고, 스타킹 살 돈이 없어 치마가 길어지면 불황이라는 것이다.2008년 금융위기 시절 미국에서는 비공식 경기지표가 다수 등장했다. '불법 입국자 국경 체포지수'는 미국 국경을 넘다가 체포된 멕시코 불법 입국자의 증감을 미국 경기의 선행지표로 봤다. 체포 인원이 감소하면 경기가 안좋은 징조라는 것이다. 미국 체류 히스패닉의 본국 송금액이 줄어들면 불황이라는 '이민자 본국 송금지수'나, 불황 때는 라떼 판매가 줄고 레귤러 커피 판매가 늘어난다는 '스타벅스 라떼 지수'도 있다.한국의 대표적인 비공식 불황지수는 익히 알려진대로 '포터 지수'다. 1톤 트럭 포터의 판매량이 경기향방과 자영업자 추이를 보여주는 실물 지표로 활용된지 오래다. 판매량 증가는 불황의 증거다. 포터가 올해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러라니 걱정이다.그 포터를 만드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엊그제 분규 없이 임금단체협상에 합의했다. 대표적인 강성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8년만에 파업을 안한다는 소식을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울산시와 시의회는 "감사하고 환영한다"고 환호했다.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현대차 노조의 영향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는 무파업 결단 이유에 대해 "한반도 정세와 경제 상황, 자동차산업 전반을 심사숙고했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와 화이트 리스트 배제 등도 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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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국(曺國) 수호에 나선 문학인들 지면기사
장 폴 사르트르는 저서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작가의 기능은 아무도 이 세계를 모를 수 없게 만들고, 아무도 이 세계에 대해서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도록 만드는데 있다(문학이란 무엇인가)"고 밝혔다. 소설을 쓰든 시를 짓든 문학인들은 동시대를 서사하고 동시대의 대중들을 시대의 주역으로 각성시킬 의무가 있다는 주장 정도로 해석해 본다.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의 개과천선 스토리만 쏙 빼내 문고판 정도로 정리하면 한국판 '장발장'이 된다. 완역본이 나오기 전 한국 청소년들은 '레미제라블'을 '장발장'으로 읽었다. 하지만 책 두께로 인해 '벽돌'로 불리는 원본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 머물렀던 프랑스 당대에 대한 서사가 핵심이다. 장발장이 은촛대를 훔쳤던 성당 내부의 묘사가 장황하고, 팡틴느를 불행에 빠트린 프랑스 중산층의 연애풍속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장발장과 자베르의 운명이 결정된 프랑스의 1832년 6월 봉기에 대한 서사는 난해하다. 완독 자체가 고역이다. 하지만 당대의 사람과 제도, 건축, 풍속, 정치, 역사에 대한 서술로 주인공들은 무한한 생명력을 발휘한다.동시대의 기록자 역할을 감당할 때 작가의 가장 큰 고통은 시대 전체에 대한 관찰과 통찰의 고단함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고민과 고통이 클 것으로 짐작한다. 보수의 타락과 진보의 위선으로 삶의 정신적 기반은 모호해지고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는 짙어지고 있다. 촛불이 새로운 길을 열었던 것인지, 열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 시대와 대중은 공화파와 왕정파가 격돌한 1832년 6월 봉기만큼이나 역동적이고, 그 현장 한 가운데 섰던 장발장과 같다.소설가 이외수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 당시에 비하면 조족지혈도 못 되는 사건에 송곳니를 드러내는 모습들"이라고 했다. 공지영은 "문프(문재인 대통령)가 조국이 적임자라고 하니 그를 지지한다"고도 했다. 시인 안도현은 "물어뜯기는 조국 보다 물어뜯으려고 덤비는 승냥이들이 더 안쓰럽다"고 한다. 이 시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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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코리아 디스카운트' 지면기사
한국 기업의 가치가 외국기업의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현상을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고 한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500~1천의 박스권에 갇힌 채 요지부동이었다.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홍콩·싱가포르 기업들의 절반이 안되고, 심지어 대만·태국·말레이시아 기업에 비해서도 30% 이상 낮게 평가받는 이상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통용됐다.그 무렵 전문가 그룹이 꼽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회계,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이다. 북한은 걸핏하면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고, IMF 사태에서 보듯이 재벌 총수들은 무책임 경영과 회계부정으로 기업을 장악하고, 소수 정예 노동단체의 경영개입이 일상화 됐으니 한국기업을 제값 쳐주기 힘들다는 분석이었다.그 때로부터 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주가지수는 2천대 전후로 치솟고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됐는지는 의문이다. 핵무장을 완료한 북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막말로 호령하며 연일 미사일을 쏴대고 있다. 회계부정과 편법 상속으로 검찰에 불려다니는 재벌 총수들의 오너 리스크는 여전하며, 만능 노조로 인한 노조 리스크는 고질이 됐다. 결정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악화시키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했으니, 바로 정치 리스크다.보수와 진보가 교대로 집권하면서 복지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나라 곳간이 비어간다. 집요한 집권의지로 서로를 말살하는 정치적 학살을 감행한다. 산업화 세력인 보수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로 디스카운트 됐다. 이제는 조국 사태로 386 민주화 세력인 진보의 디스카운트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연구 논문은 국제학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수해야 할 판이다. 아무튼 땡처리 수준으로 디스카운트된 보수와 진보가 막장 정치를 펼치니 국격이 흔들린다. 국격이 흔들리니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이 대놓고 대한민국을 무시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다. 미국과 일본은 대한민국을 성가신 존재로 취급한다.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