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기사
-
[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2024-12-04
-
[긴급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2024-12-04
-
[참성단] 윤여정의 ‘동성애자 어머니’ 커밍아웃
2025-04-20
-
[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
[참성단] 애기봉 스타벅스
2024-12-01
최신기사
-
[경인칼럼]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 지면기사
'신종 코로나 사태' 정부 능력 검증대 올라중국인 입국금지·여행제한 놓고 우왕좌왕반도체·자동차 생산차질… 자영업자 '허덕''최악' 우려로 그칠 충분한 밑천있길 바랄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먹자골목 거리는 썰렁했다. 단골 선술집도 대부분의 테이블이 휑했다. 울상인 주인장을 위로하고 시작된 수작도 좀처럼 흥이 돋질 않았다. 문득 한 친구가 "요즘 드라마 볼 맛이 난다"며 '김사부 시즌2'와 '검사내전'을 화제에 올렸다. 볼 맛이 난 이유가 의미심장하다. 드라마는 '병원이사장 대 김사부', '진영지청장 대 이선웅 검사'라는 대립과 갈등 구도로 서사를 펼친다. 친구 말로는 예전 같으면 정치적 필터링을 통해 병원이사장과 진영지청장은 보수, 김사부와 이 검사는 진보로 구분됐을 것이란다. 그런데 지금은 병원이사장과 진영지청장을 통해 진보 권력을 연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장담한다.친구의 해석을 재해석하자면 그동안 부패하고 무능하고 부조리한 기득권의 악역 전담배우였던 보수에게 진보가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기득권 대 개혁세력'의 이항대립은 가능해도, 이를 '보수 대 진보'의 이항대립으로 치환하는 '드라마 프로파간다'는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이제 진보도 혐오의 대상인 기득권이라는 결론이다. 친구는 검사내전의 진영지청장에게서 "살아있는 권력을 봤다"고 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취임 1천일을 맞아 국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돌아보면 그저 일, 일, 일… 또 일이었다"고 과로의 고통을 고백한 뒤 "지금은 신종 코로나라는 제일 큰 일이 앞에 놓여있다"고 현안을 걱정했다. 그리고 "끊임없는 일들을 늘 함께 감당해주는 국민들이 계셨다"며 "취임 1천일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참 미안한 얘기지만 '끊임없는 일들을 함께 감당해 준 국민'에 기꺼이 포함되길 바라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거부하는 국민도 있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을 향해 영혼을 바치는 세력과 대통령에게 분노한 세력이 양분된 극단적 정치
-
[참성단]시험대 오른 시진핑 주석 지면기사
중국은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열어 '국가주석 2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을 단행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전인대 직후 중국 관영언론들은 시 주석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당시 인민일보가 보도한 시진핑 총서기의 '금구(金句)', 즉 시 주석의 '금쪽 같은 어록' 중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중국 사회주의라는 큰 건물에서 당은 전체 뼈대이고 당 중앙은 대들보다." 전인대 폐막식에서는 시 주석을 "국가의 조타수"라는 찬양도 나왔다. 마오쩌둥을 지칭하는 별칭이었던 '국가의 조타수'는 개인숭배 금지와 함께 사라졌던 용어다.하지만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출범을 선포한 '국가의 조타수' 시진핑의 행보는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은 작심하고 무역전쟁을 선포해 중국 견제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의 금과옥조인 '하나의 중국' 정책은 홍콩 시민들의 봉기로 '송환법'을 포기하는 좌절을 맛봤다. 홍콩 시위에 자극받은 대만에선 인기가 급락했던 반중파 차잉잉원 총통이 재선에 성공했다.설상가상인가. 후베이성 우한 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공산당과 시 주석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2003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의 감염정보를 은폐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던 중국은 이번에도 신종 코로나 발생 초기 상황을 축소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첫 환자가 발생했지만 우한시를 봉쇄한 건 50일 가까이 지난 1월 23일이었다. 우한 시민 500만명이 중국 전역과 세계 곳곳으로 탈출한 뒤였다.70여개 국가들이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중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대한 세계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시 주석의 1인 독재를 신종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한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칼럼을 주목할 만 하다. "시 주석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시 주석의 명령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중국 방역행정을 꼬집었다.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를 "악마"로
-
[참성단]중국 국민 입국금지 논란 지면기사
질병을 관리하는 권력의 방식은 시대와 권력의 형태에 따라 변화했다. 고대에서 중세까지 시민권력이 부재하던 시대에는 감염성 질병에 걸린 사람들을 철저하게 격리했다. 신도 외면한 문둥병(나병) 감염자들은 거주지에서 추방해 그들만의 소굴에 가둔 것이다. 13세기 기독교 세계 전체에 나병환자 격리장소가 1만9천개에 달했다는 사료는 권력이 나병환자 격리에 얼마나 철저했는지 보여준다.중세말기 유럽 전제군주들은 질병에 걸린 백성들을 격리하는 대신 도시에 가둔 채 통제하고 감시하는 방식으로 전염병에 대처했다고 한다. 도시를 떠받치는 산업노동력을 무작정 격리할 수 없어서다. 페스트가 창궐하자 왕들은 도시의 백성들 명단을 만들어 매일 이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시신을 태우고, 감염자를 자택에 가두는 등 촘촘한 행정권을 발동했다. 백성의 생사여탈권을 쥔 전제군주들은 세원인 백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을 격리하거나, 모아 놓고 철저히 통제하는 전제적 권한을 행사했던 것이다.하지만 시민권력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전제적 질병관리가 가능하지 않다. 우선 과거엔 하루 2㎞ 정도였던 전염병 전파속도가 지금은 수천㎞에 달한다.('바이러스 대습격' 발췌) 정보통신의 발달로 시민들은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정보 수집과 판단이 가능해졌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발생지인 우한시를 봉쇄했지만 이미 500만명의 시민은 중국 전역과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우한 봉쇄를 결정한 중국과 단박에 국경폐쇄를 선언한 북한은 공산당의 전제적 성향을 보여준다.지금 국내에서도 국경 봉쇄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자는 국민청원에 서명한 국민이 29일 60만명에 육박했다. 상당수 국민들이 우한 폐렴 방지를 위한 가장 확실한 대책이 중국 국민에 대한 국경봉쇄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대표가 이를 '혐오' 논리로 반박하고 나섰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중 양국 국민의 혐오를 부추기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
[참성단]한비자의 망징 지면기사
중국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는 진시황이 탐냈던 인물이다. 진시황의 5대조인 진효공은 법가사상가인 상앙을 발탁해 강력한 법치주의를 실시해, 진나라를 전국7웅 중 최강국으로 만들었다. 천하통일을 앞둔 진시황이 법치의 대가인 한비자를 모시려한 건 당연했다. 하지만 한비자는 망하기 일보직전인 조국 한(韓)나라를 법치로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진시황은 그를 얻기 위해 일부러 한나라와 전쟁을 선포했고, 다급해진 한나라는 한비자를 진나라에 사신으로 진시황에게 보내고 말았다.한비자는 망국을 향해 치닫는 한나라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저서 '한비자'에 망징(亡徵)편을 남겼는데, 나라가 망할 47가지의 징조를 열거해놓았다. 예를 들어 "전쟁과 방어는 하찮게 여기면서 어짊과 의로움으로 자신을 꾸미는 데 힘쓰면 망하게 된다"라는 식인데, 망해가는 왕조에서 벌어지는 온갖 통치비리를 망라했다. 현대의 정치지도자들도 꼭 새겨야 할 경고들로 가득하다.한비자가 법가의 입장에서 밝힌 나라가 망할 징조는 이렇다. "군주가 꾀를 부려 법을 왜곡하고 사적인 일로 공적인 일을 수시로 어지럽히며 법령과 금령을 쉽게 바꿔 명령을 자주 내리면, 망하게 된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검찰, 정확하게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벌이는 전대미문의 법적 공방이 한창인 요즘, 귀에 쏙 박히는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두 번의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을 완전히 고립시켰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강행한 윤 총장을 향한 정권의 비난은 법치의 영역을 벗어났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날치기 기소"라는 정치언어로 윤 총장을 압박했다. 일개 비서관인 최 비서관은 "기소 쿠데타"라며 자신을 정권의 최고통치자로 격상시키는 지경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법치의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윤 총장은 지금 손발이 다 잘린 채 감찰대상이 됐다. 상앙은 저자거리에 말뚝을 세워놓고 옮기는 자에게 상을 준다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법치의 기초를 세
-
[참성단]검사 내전(內戰) 지면기사
1972년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리처드 닉슨. 하지만 1973년 재임 임기가 시작되자 마자 그에게 지옥문, 워터게이트가 열렸다. 대선 국면 묻혔던 워터게이트 사건이 민주당 선거캠프 도청 의혹에서 대통령의 사건은폐 의혹으로 번지면서 초대형 정치스캔들로 변한 것이다. 상원특별위원회와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는 닉슨에게 은폐의혹의 증거인 백악관 비밀 녹음테이프 제출을 요구했고, 닉슨은 수사 주체인 콕스 특검 해임으로 맞대응한다. 이것이 민심 이반을 부른 결정적인 패착이었다.엘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은 닉슨의 콕스 해임 명령을 거부하고 사임한다. 대노한 닉슨은 장관대행이 된 윌리엄 러클하우스 차관에게 다시 명령하지만, 그 또한 거부하고 사임했다. 결국 대행의 대행인 로버트 보크 차관보의 명령이행으로 콕스는 해임됐다. 10월 20일 단 하루에 이루어진 이날 사태를 미 언론은 '토요일 밤의 대학살'로 보도했다. 이후에도 닉슨은 "대통령은 4년 동안은 루이 14세 같은 전제적 권한을 누리며, 따라서 그 어떤 사법절차에도 구애받지 않는다"며 버텼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도 헌법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문제의 녹음테이프가 제출되고, 닉슨은 결국 1974년 8월 자진사퇴했다.야당이 '1.8 검찰대학살'로 비판한 새해 검찰인사의 후유증이 결국 상갓집에서 터지고 말았다. 최근 한 대검 간부의 장인상가에서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을 향해 "당신이 검사냐"고 고함친 사실이 알려졌다. 같은 부의 차장검사가 검사장을 들이받은 것이다. 심 부장은 앞서 조국 전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무마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자고 건의했다가 윤석열 총장에게 제지받은 사실이 알려졌고, 상가집 사단도 이 때문이었다.윤석열 검사들과 대통령·추미애 검사들의 내전(內戰)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검사들을 잘라낸 인사가 부른 참극이다. 새로 임명된 심 부장이 조 전 수석의 무혐의를 주장한 것은 본격적인 검사내전의 서막일지 모른다. 물론 윤 총장이 불리하다. 그의 장관은 콕스
-
[참성단]'진중권 호루라기' 지면기사
1980년대 대학가 운동권에 주체사상을 전파한 '강철서신'의 필자 김영환은 북한 대남방송과 일본에서 출간된 서적을 통해 주체사상에 입문한 자생적 주사파였다. 민족해방(NL) 계열 운동권의 핵심이자 주사파 이론의 대부인 그는 두 번의 밀입북을 통해 조선노동당에 가입하고 '관악산 1호'라는 암호명과 공작금을 받아와 민주민족혁명당(민혁당)이라는 지하당을 조직한다.김영환은 북한 주체사상연구소 학자들과의 토론 끝에 주체사상에 대한 회의감도 함께 가져왔다. '당과 수령의 오류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느냐'는 요지의 그의 질문에 북한 학자들은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체사상 이념에 경도된 남한 청년이 주체사상의 성지에서 주체사상의 모순에 직면한 것이다. 주체사상의 무오류성에 환멸을 느낀 그는 결국 1997년 민혁당을 해산하고 북한 민주화를 위한 시민운동가로 전향한다.최근 정치권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조국 사태 이후 정권과 여당과 진보지식인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 중이다. 진중권은 문재인 정권의 탄생을 기원하고 성공을 지지했던 진보진영의 '내부자'였다. 그런 진중권이 유시민의 조국 옹호를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체주의 선동의 언어'라고 직격했다. 그에게 조국은 더 이상 친구 '국'이가 아니라 타락한 진보지식인의 전형이다. 서초동 조국기 부대를 네오 나치에 비유했다. 정의당을 탈당하고 당이 준 감사패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정권의 검찰 학살을 비난하고, 윤석열을 지지한다. 그를 향해 진보진영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보수진영은 전향의 가능성을 엿본다.그러나 진중권은 뼛속까지 진보다. 그는 진보의 가치와 정의를 오염시키는 위선, 허위, 아류와 싸우는 것이지 진보의 가치는 소중하게 여긴다. 진중권은 이익을 위해 가치를 포기하는 진보를 가짜로 규정하고 내부에서 봉기한 것이다. 진짜가 배신할 이유가 없고, 보수 전향은 어불성설이다. 김영환은 토론 자체가 봉쇄된 주체사상의 전체주의에 절망해 전향했지만, 진중권은 진영내부의 토론을 원한다.진중권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궁핍해진 진보적
-
[참성단]2019 세모 유감 지면기사
올 한해가 다 저물었다. 지난 1년의 족적이 만족스러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후회와 아쉬움이 짙어지는 시간이다. 크레타 섬의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I hope for nothing).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I fear nothing). 나는 자유롭다(I am free)"는 묘비명을 남겼다. 사람들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꼭 닮은 카잔차키스와 같이 초월적 자유를 만끽하길 희망하지만, 현실에선 바라는 것도 두려운 것도 많아 스스로를 속박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의 연말 정서는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가깝다.어디 보통 사람들 뿐이랴. 대한민국이 지난 한 해 겪은 다사다난을 생각하면 참 용케도 버텨왔다 싶다. 압권은 '조국사태'였다. "누군가의 인격을 시험해보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줘보라"고 한 링컨의 명언은 유효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족의 반칙과 편법은 그가 권력을 가지지 않았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조 전 장관의 입과 혀는 자신과 가족을 덮친 화와 근심의 문이 됐다. 불행한 건 조국의 불운이 국민의 불화로 전이된 점이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분리된 광장정치는 국회가 중심인 대의민주정치의 몰락을 예고했다. 진보의 인격이 드러났지만 보수의 품격은 바닥을 긁었고, 국민을 통합할 정치력은 고갈됐다.경제는 "바닥을 쳤다"는 정권의 호언과 달리 무저갱을 향해 자유낙하 중이다. 직장인이 아파트를 사기 위해 한푼도 안쓰고 돈을 모아야 할 햇수가 점점 연장되더니, 이제 평생을 모아도 안될 지경이 됐다. 쉬어야 할 노인들의 일용직은 늘었지만 일해야 할 청장년의 일자리는 줄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북한이 막말로 모욕하고, 중국이 홀대할 때 마다 화가 솟구치는데, 정작 대통령이 인내하니, 굴욕이 일상이 됐다. 국민들은 정권과 정치권에 크게 바란 것이 없다. 양처럼 착한 국민에게 정치는 혼란으로 두려움을 심고, 맹목적인 진영 전쟁에 부역을 요구했다.불온하고 각박한 기운이 2019년 마지막 날과 함께 소멸되길 바란다. "
-
[경인칼럼]2019 기해년 정국이 남긴 불편한 진실 지면기사
한반도 평화협상, 핵보유 北-美 담판장 변질소득주도성장 '과속' 각분야 속도위반 딱지만조국사태 등 '정권 도덕성' 의심·분노 자초성찰·반성 통해 역사·국민앞에 겸손해지길기해년 새해 첫 칼럼을 '문재인 정부도 역사의 한 줄기일 뿐이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 새 정권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18년 정국은 국정 각 분야의 과속으로 진영간 갈등이 가속됐다.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은 전격적이고 파격적이었지만 본질인 북한 비핵화는 모호했다. 변칙적인 공론화 조사로 원전폐지가 결정됐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발진했다. 연말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터졌다.모든 현안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의 진지전이 가열됐고, 양 진영 모두 이념의 참호를 견고하게 구축했다. 자성하고 경고할 만한 분열현상이었다. 진영논리에 감염된 정당 권력들이 권력의 실제 주인인 국민을 분열시켜 제 잇속만 챙기는 당리당략이 만연했다. 새해 첫 칼럼에서 정국을 주도하는 문재인 정권이 역사와 국민 앞에 겸손해질 것을 요청한 건 이 때문이다. 국민이 정권을 바꾸어 가며 일구어낸 역사의 대하에서 문재인 정부는 한 줄기 지류임을 깨닫기를 기대했다.2019년 성탄절 전야다. 올해 첫 칼럼에서 정권을 향해 요청했던 당부가 순진한 희망에 불과했다는 자괴감으로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자니 고통스럽다. 올 한해 국정 각 분야에서 전년의 과속이 무색하게 지체와 정체가 심각했다.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미 삼각협상은 6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반보의 진전도 없는 실정이다. 한반도 평화협상은 핵보유국인 북한과 미국의 담판장으로 변질됐다. 북한은 핵무장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대신 전면적 제재완화를 요구한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확고해졌다. 반면에 한국의 외교적 지위는 추락했다. 트럼프의 방위비 인상 요구는 약탈적이다. 문 대통령을 모욕하는 북한 당국의 발언은 막장이다. 한국을 속국 취급하는 중국의 안하무인은 금도를 넘고 있다. 일본에 화풀이를 해봤지만 서로 상처만 입었다.대통령과 여당과 경제
-
[참성단]김정은의 크리스마스 선물 지면기사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는 논쟁거리다. 예수 탄생을 기리는 기독교의 명절을 국가적 축제로 치르면서 종교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그래서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러데이'로 인사를 대신하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성탄'을 '명절'쯤으로 격하하는데 대한 기독교인들의 반감도 만만치 않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해피 할러데이' 카드를 발송했다 기독교인들의 거센 반발에 진땀을 뺐다.그래도 크리스마스는 굳이 성탄의 의미와 상관없이 전 세계의 축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한 해를 다 보낸 사람들이 가까운 이들과 감사의 선물과 덕담을 나누는 것 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효용은 충분하다. 미국 작가 마리 엘렌 체이스가 "크리스마스는 단순한 하나의 날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상태"라고 말한 그대로다. 올더스 헉슬리는 "크리스마스는 자본주의의 도매상"이라고 비판했지만, 감사와 사랑으로 교감하고 공감하는 하루 정도는 허락해도 좋을 것이다.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우울하게 만든 대형 참사도 적지 않다. 국내에선 1971년 발생한 대연각 호텔 화재 참사가 대표적이다. 크리스마스 아침 호텔 커피숍 프로판 가스통의 폭발로 인한 화재로 16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5년 캘리포니아의 복지시설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는 무슬림 극단주의 부부의 총기난사로 아수라장이 됐다. 14명이 숨지고 범인 부부는 사살됐다.올해는 사랑과 평화의 하루를 위협하는 일이 없길 바라지만, 난데 없는 김정은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 중이다. 북한은 지난 3일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제재해제를 안하면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겁박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포장했다.미국은 공중 정찰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전역을 감시하고 있다. "더 잃을 게 없다"고 뻗대는 북한을 향해 한·미 특수부대의 북한요인 생포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
[참성단]블랙 아이스 시국(時局) 지면기사
지난 14일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최악의 블랙 아이스(Black Ice)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고속도로 교량 인근 상·하행 차선에서 차례로 블랙 아이스에 미끄러진 차량 50여대의 연쇄추돌로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로는 2011년 12월 24일 발생한 논산천안고속도로 104중 추돌사고가 규모는 컸지만 사망자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는 최악의 블랙 아이스 참사다.블랙 아이스는 눈, 비, 습기가 도로 면에 얼음막으로 코팅된 현상이다. 투명한 얼음막으로 인해 육안으로는 정상적인 도로와 구별이 힘들다. 산기슭 그늘, 교량 상부, 터널 진출입로 등 도로 구조와 지형에 따라 영상의 기온에도 형성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두터운 빙판길이나 눈길 보다 훨씬 위험하다. 눈길보다 6배나 더 미끄럽고 제동거리는 최대 9배까지 길어져 블랙 아이스에서 미끄러지면 속수무책이다. '도로 위 암살자'라는 무시무시한 별칭은 허언이 아니다.차량의 안전 장치가 작동불능에 빠지고 운전자의 의지가 무력해지는 도로 위 블랙 아이스 현상에서 위태로운 현 시국을 연상하면 무리일까. 지금 대한민국이 도처에 잠복된 블랙 아이스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와 같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는 시국이다.문재인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은 한반도 평화 외교는 북·미간의 날 선 신경전으로 위태롭다.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문 대통령의 평화의지를 무시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북을 향한 애정과 인내의 가속페달에서 발을 내려놓을 기미가 없다. 최저임금, 주5일 근무제 과속으로 소득주도성장 경제는 비틀거린다.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 트랙에 태운 선거법, 공수처법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누더기 선거법은 통과되든 안되든 과속의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초보 권력의 맹목적 질주로 망가졌다. 오만한 정권과 무능한 야당이 곳곳에 깔아 놓은 블랙 아이스 위에서 안보, 외교, 경제, 정치가 한꺼번에 추돌한다면, 상상만으로 끔찍하다.대한민국 운전대를 잡은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블랙 아이스 방어운전 태세로 전환하길 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