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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경기아트센터'의 심리방역 지면기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파랗게 질렸다. 일상은 멈췄고 사람들은 갇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격리의 불안은 바이러스 감염만큼 무섭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우울증(코로나 블루)을 동반한 최악의 습격자인 셈이다. '코로나 블루'에 걸리면 우울증, 불안, 분노, 무기력, 대인기피 등 감정적 증상에 두통, 불면,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등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 방역과 함께 심리적 방역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서울시는 최근 심리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종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스스로 격려하는 격려백신, 타인을 돕는 긍정백신, 위생수칙을 지키는 실천백신, 가짜뉴스를 무시하는 지식백신, 언젠가 끝이 온다는 희망백신, 바이러스 유증상시 행동지침을 숙지하는 정보백신, 심신의 균형과, 가정과 일의 균형을 지키는 균형백신이 그것인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집대성한 심리백신인 만큼 응용해 볼 만하다.최근 경기아트센터(구 경기도문화의전당)가 실행해 호평을 받은 무관객 생중계 공연은, 당국에서 심리방역의 대안으로 눈여겨 볼 만하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12일 도립극단의 작품 '브라보 엄사장'을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에 생중계했다. 당일 연극중계를 시청한 접속자는 700여명. 연극 공연장인 아트센터 소극장 관객석이 500석인 점을 감안하면 만원사례 공연이고, 이후 누적 접속자가 7천500여명에 이른다니 앙코르 공연도 연일 매진사례인 셈이다.요한 하위징아는 놀이를 인간의 본성으로 보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학명에 빗대어 인간 본성을 규정한 다양한 작명이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할 심리방역은 인간의 놀이 본성을 십분 감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종편채널의 '미스터 트롯'은 관객 없이도 전국민이 결승전에 열광했다. 잠시나마 코로나 블루를 잊은 순간이었을 것이다.연극의 3대 요소인 관객 없이 배우와 무대만으로 국민을 놀이판에 불러낼 수 있다면, 각종 프로 스포츠의 무관중 경기도 강행해 볼 만하다. SNS매체가 대세인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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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가장 확실한 백신은 '내 몸' 지면기사
지역 문화계 원로가 안부 전화를 주셨다. "신문도 끊고 방송도 안 본다"고 했다. 코로나19 뉴스를 읽고 들어봐야 우울할 뿐이니 아예 딱 끊었다는 것이다. "잘하셨다"고 했다. 걱정이 깊어져 우울증이 생기면 면역력만 떨어진다. 단골 내과의사는 "의학적 대응이 마련될 때까지는 안 걸려야 하고 걸려도 몸이 견디도록 하는 게 최선"이란다. "그러려면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고기 많이 먹고 물 자주 마시고 푹 자라"고 신신당부했다.인체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즉각 면역체계를 가동하고 기동타격에 나선다. 면역 사령관은 백혈구다. 백혈구 휘하의 호중구, 대식세포는 악성 세균, 진균과 전투를 벌인다. 전투의 결과가 염증과 발열이다. 전투는 대부분 승리로 끝나지만, 패배하면 염증과 발열이 인체에 치명상을 입힌다. 역시 백혈구에 속한 NK세포와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발견해 죽이는 자살특공대다.그런데 세균과 바이러스, 특히 바이러스는 교활하기 짝이 없다. 인체의 면역세포를 회피하려 수시로 변신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면역세포를 감염시키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중국 전통극 변검처럼 순식간에 변장해 면역세포들의 검문검색을 통과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인플루엔자처럼 변신에 능해 사스, 메르스에 이어 이번엔 코로나19로 인류를 위협 중이다.코로나19 대유행의 예고편처럼 여겨져 각광받았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판데믹'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100년 전 수억명을 감염시켜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같은 감염병 대유행의 재발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맞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미 터져버린 시한폭탄이고, 바이러스의 변신 능력을 감안하면 언제 터질지 모를 팬데믹 시한폭탄이 줄줄이 대기 중인 셈이다.하지만 확실한 사실도 있다. 코로나19도 무증상 감염자도 있고, 감염된 줄도 모르고 자연치유된 사람들도 있을 게 분명하다. 바이러스의 현란한 공세에 인체가 신비한 면역력으로 맞서고 있다는 증거다. 우선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것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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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국난극복 명분 삼아 국정 설계 새로 할 때 지면기사
코로나19 '정권 향한 퍼펙트 스톰' 현실화통합당의 비례정당 모욕·고발했던 민주당비례정당 창당 위해 그럴듯한 명분 삼을것'만들면 그만'… 국민아닌 자기편 향한 구실지난 번 칼럼 '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을 출고했던 2월 4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6명이었다. 신종 바이러스가 외교, 경제로 번져 총체적 재앙인 퍼펙트 스톰이 될까 걱정했다. 정권과 여당이 이에 대응할 충분한 밑천을 가지고 있길 바랐다. 우려였고 희망이었다. 한달 여가 지난 지금 세상이 변했다.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을 추월한지 오래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조직적으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중국언론과 인민은 한국을 조롱한다. 북한은 위로친전과 미사일을 번갈아 배달 중이다. 민간 경제는 질식 상태다. 100여개 국가가 한국을 향해 문을 닫아 걸었다. 마스크는 없고, 대구·경북은 고립됐고, 신천지는 표적이 됐다. 전세계가 코로나 발 대공황을 걱정한다. 퍼펙트 스톰은 현실이 됐고, 희망의 빛을 밝혀야 할 정권의 역량은 빈약해 보인다.바이러스 보다 정치가 더욱 독한 것인가. 코로나 사태에 가렸던 총선 정국이 요란하게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갑자기 뜨거워졌다. 비례정당을 창당한 통합미래당을 멸시하고 모욕하고 검찰에 고발했던 민주당이다. 대중은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하려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식점에 모인 민주당 5인 실력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명분이야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분을 만드는 중이다.일각에선 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민주당이 못만들 이유가 없다고 한다. 권력을 추구하는 정당이 가만히 앉아 패배하는 것은 정치생리상 불가능하며 지지세력에 대한 배임이라는 논리는 그럴 듯 하다. 하지만 양시양비론적으로 뭉개기엔 여야의 비례정당 창당 명분의 차이가 너무 확실하다. 통합당은 범여 연합 4+1의 연동형비례대표제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논리로 비례정당 난립을 경고했다. 하지만 제도는 통과됐고, 황교안 대표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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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마스크 지면기사
전 국민이 마스크(Mask)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심란한 시절이다. 마스크는 얼굴을 가리는 도구인 가면이나 탈이다. 모든 문명권에서 일찌감치 사용된 가면에는 고유한 문화적 특성이 담겨있다. 조선 광대에게 탈이라는 은유적 매개가 없었다면, 감히 양반을 조롱하는 춤판을 벌이기 힘들었을 것이다.문화예술 분야에서 가면은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악당을 처단하는 음지의 영웅 배트맨은 박쥐가면을 써야 완전하다. 프로레슬링에서 복면 레슬러는 대부분 악역이다. 김일이 혈투 끝에 복면을 벗겨 반칙왕의 실체를 드러냈을 때 열광했던 유년의 기억이 새삼스럽다. 인기 프로그램 '복면가왕'은 출연자가 복면을 벗었을 때의 반전이 클수록 시청률이 올라간다. 영화 '마스크'의 주인공은 마스크를 통해 신비한 능력을 얻는다. 선과 악의 상징, 극적 반전, 주술성 등 가면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문화예술적 영감은 무궁무진하다.독재시절 수 많은 시위대가 마스크를 쓰고 체제에 저항했다. 최루탄의 고통을 피하기 위한 실리적인 목적도 있었지만, 당국의 보복을 피하기 위한 익면(匿面)의 수단이었다. 최근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는 세련된 시위대도 있지만, 마스크의 실용성엔 미치지 못한다. 마스크만 쓰고 침묵해도 권력은 불편해 한다. 반면 검·경의 수사를 받는 피의자들은 대중의 시선을 회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애용한다. 위생용 마스크가 정치, 사회적 가면의 기능을 발휘한 셈이다.약국에서 파는 보건용 마스크가 코로나19 사태로 모처럼 만에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며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마스크가 없어 주5일제 배급이 시행 중이다. 코로나19 초기엔 마스크를 안쓰면 곧 큰일을 당할 것처럼 난리쳤던 정부다. 이젠 웬만하면 벗고 다녀도 된다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솔선수범한다니 황당하다. 모교 후배들의 조국 퇴진 시위 마스크는 벗으라고 호통 치던 유시민은 "시장 원리가 안 되면 선착순이고, 그것도 불만이 많으면 배급제 말고 무슨 답이 있느냐"고 정부의 마스크 배급제를 옹호하기도 했다.하지만 국민들은 어제도 오늘도 주민등록증을 들고 약국 앞에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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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국백서'와 '코로나백서' 지면기사
영국 정부가 의회에 제출하는 정부보고서의 표지는 흰색이다. 정부보고서를 의미하는 백서(白書)의 유래다. 대부분의 국가가 국방백서, 외교백서, 경제백서, 산업통상백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아무래도 자국 중심적이고 정권의 국정홍보 기조를 벗어나기 힘들다. 북한 대남선전매체는 우리의 '2019 외교백서'에 대해 "미꾸라지국 먹고 용트림하는 격의 치적 자랑"이라고 비난했다. 반대로 우리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방위백서에 진저리를 친다.해마다 국제기구, 각국 정부,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이 홍수처럼 백서를 쏟아낸다. 각종 환경 분야 백서는 인류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경고등을 켠 지 오래다. 백서는 이처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철저한 분석과 집단지성의 대안이 담길 때 의미를 갖는다.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가 2005년 3월부터 무료로 공개하는 '실패 지식 데이터베이스'는 자국 내 모든 백서뿐 아니라 대구 지하철 화재 등 한국의 주요 사건 관련 보고서도 수록돼 있다. 실패의 공유로 더 큰 낭패를 막자는 지혜의 소산이다. 그런데 공식 보고서라는 백서의 표면적 공신력을 특별한 목적에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는 대형 사건·사고가 날 때마다 백서 발간을 만병통치약으로 내세운다.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는 '산불 백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야당인 당시 자유한국당은 '文 정부 불안백서'로 맞불을 놓았다.최근엔 진보진영 일부 인사들의 '조국백서' 추진이 화제가 됐다. 순식간에 모인 3억원의 백서발간 후원금에 대한 한 진보 문인은 '조국 팔이'라고 비난했고, 여론조사기관 임원의 필진 참여도 논란이 됐다. 하지만 가장 상식적인 문제 제기는 재판도 안 끝난 사안에 대해 '백서'가 가능하냐는 대목과 정치적 편향에 대한 우려다.하지만 반드시 남겨야 할 백서는 따로 있다. '2020 코로나19 백서'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메르스 백서'가 무용지물이 된 대감염 사태에 속수무책인 현실은 차후에 절대 반복해선 안될 일이다. 2일 신천지교회 이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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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정치 바이러스' 지면기사
종교개혁의 혼란, 대기근, 페스트에 시달린 근세 유럽 대중들은 불행의 이유를 찾았고, 지배층은 마녀를 내밀었다. 그렇게 사냥 당해 재판에 넘겨져 죽은 마녀들이 4만여명이다. 지금도 감당할 수 없는 혼란에 직면한 사회는 책임 질 희생양을 찾는다. 중국 같은 전체주의 국가는 외부에서 희생양을 찾는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조롱하고, 한국인 입국자 격리에 나선 중국의 배은망덕은 1당 독재 권력에서 희생양을 찾을 수 없는 정치구조 탓도 있을 것이다.반면 민주주의 국가는 선거라는 대속(代贖)기능이 있다. 대중들이 투표로 혼란을 책임질 정당, 정치세력을 심판한다. 따라서 그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정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유례 없는 전염병 펜데믹에 직면한 대한민국 국민도 이 지경에 이른 이유를 묻고 있다. 잠재된 분노가 섬뜩할 정도다. 정치권은 이 분노를 감당해줄 희생양을 찾느라 혈안이다.코로나19 대확산을 둘러싼 책임공방의 주제는 중국인 입국금지다. 보수야당은 중국인 입국금지를 망설인 정부 책임을 묻고 있다. 진보여당과 정부는 대확산이 내국인 감염 때문이라며 신천지교회가 대감염의 진앙임을 강조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역학조사반을 이끌고 과천 신천지교회 강제 조사에 나서 교인명단을 받아오는 개가를 올렸다. 기독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교회는 속수무책이다.진보진영의 반격도 본격적이다. 유시민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정부의 중국인 입국허용에 아쉬움을 표하자, "아주 정치적인 발언"이라며 "전염병이 번져서 이걸 문재인 폐렴이라고 공격하고 싶은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그의 되치기로 진보 대통령과 보수 광역시장의 방역 이견은 '아주 정치적'이 됐다. 그는 신천지교회가 "종교의 자유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향해 "신천지를 정상적인 기독교의 한 교단으로 인정하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통합당은 진보진영의 '신천지=새누리'라는 낙인을 경계하고 있다.모두 4·15 총선을 겨냥한 낙인찍기이자 변형된 마녀사냥이다. 코로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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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통령의 '운명' 지면기사
베토벤 교향곡 5번 제목은 '운명'이다. 1악장 첫 네 음표는 너무 강렬하다. 베토벤 스스로 이 네 음표를 "운명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라고 했다는데, 정설은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전 악장에서 변주되며 반복되는 이 소절로 5번 교향곡은 제목에 걸맞은 '운명'의 서사를 완성한다. 운명은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초인간적인 굴레다. 실향의 운명을 예상한 이산가족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패륜도 운명의 장난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아버지의 복수를 고민하는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라며 운명의 굴레를 쓸지 말지 번민한다. 운명의 세 여신의 물레에 매달린 인간의 운명은 예술의 영원한 주제다. 누군가 운명을 거론하면, 숙연하게 경청하기 마련인 이유다.설명할 수 없는 인생사 역시 곧잘 운명으로 귀결되곤 한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 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마지막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적당히 안락하게 살았을지 모르는' 삶이 친구 노무현을 만나 각성됐다며, 노무현과 문재인의 운명적 동반을 서술했다. 그래서일까. 노무현-문재인의 운명적 연대에 감화된 추모, 추종자들은 스스로 운명공동체로 여기는 강한 결속력을 보여준다.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조국 전 장관에게 그토록 관대했던 것도 운명공동체의 무조건적 연대가 아닐까 싶다.최근 대통령이 중국을 운명공동체로 강조했던 지난 어록들이 화제다. 대통령의 한·중 운명공동체론이 코로나19에 대한 근본 방역대책인 중국인 입국금지를 지연시킨 결정적 원인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일부에선 한·중 운명공동체론이 팩트가 아니라지만, 중국을 향한 대통령의 언행이 한·중 운명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대통령은 야인 시절 노무현의 숙제에 갇힌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그러나 이젠 대통령의 운명이다. 그의 운명은 국가와 국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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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표현의 자유' 지면기사
2018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 '문재인 대통령 건강 이상설' 등 100여건의 유튜브 동영상 삭제를 구글코리아에 요청했다. 구글코리아는 "현재 진행되는 사건에 대한 '진실'은 파악되기가 종종 어렵다. 또한 언제나 옳거나 그르거나의 이분법적이지 않다"며 삭제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민주당 가짜뉴스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박광온 의원은 "불량식품이 가게에서 팔리는데 가게 주인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 여당의 가짜뉴스 삭제 요구에 구글은 '표현의 자유'로 맞섰다."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볼테르 사상이 아니더라도, '표현의 자유' 없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없다. 중국의 '코로나19 대참사'도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알린 젊은 의사 리원량의 입을 막은데서 비롯됐다. 시진핑의 공산당이 세운 통제와 검열의 장벽 뒤에서 코로나19는 세계로 번지고, 리원량 등 중국 인민 1천700여명이 사망했고, 죽음의 행렬은 진행중이다.그런데 중국도 북한도 아닌 한국에서, 그것도 진보정권의 여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시비에 걸린 최근 상황은 낯설고 당혹스럽다. 임미리 고대 교수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 '민주당만 빼고'가 두고 두고 민주당의 올가미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고발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정당이 됐다. 사과 없이 고발을 취소하면서 임 교수를 '안철수 사람'으로 낙인찍고, 지지자들의 임 교수 신상털기를 방치함으로써 오만한 정당이 됐다. 진보 진영 내부에 '#민주당만 빼고'에 동참하는 '반문'의 세력화가 뚜렷해졌다. 이낙연 선대위원장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임 교수가 수용했지만, 여당과 정권의 상처는 깊다.인종차별이나 아동포르노와 같은 반사회적, 비인간적 영역에선 표현의 자유도 제한받는다. 하지만 권력에 대해서는 무제한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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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짜파구리'와 '독선 정치' 지면기사
아카데미를 강타한 '봉준호'와 '기생충'의 여진이 수많은 에피소드를 낳고 있다. '짜파구리' 열풍도 그 중 하나인데 예사롭지 않다.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는 한우 채끝살을 토핑한 초호화 간식이다. 한 네티즌이 유행시킨 서민형 짜파구리에 한우를 얹어 양극화의 상징으로 활용한 '봉테일'의 연출은 감탄스럽다. 전세계 기생충 관객들이 짜파구리 레시피에 열광하는 것도, 영화의 주제와 여운을 미각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아닐까 싶다.짜파게티와 너구리 제조사인 농심은 신이 났다. 유튜브 채널에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레시피 영상을 올려놓았단다. 지난해 국내에 이어 올해 국제적인 기생충 특수를 공짜로 누리니 봉 감독에게 절이라도 할 판이다. 그런데 짜파구리가 다양한 장르를 융합해 스스로 장르가 된 봉준호를 설명하는 레시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를 절묘하게 섞은 봉 감독의 기생충은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만나 새로운 맛을 창조한 짜파구리를 닮았다.짜파구리는 비빔밥처럼 무엇이든 섞고 보는 한국인의 융복합 유전자를 보여준다. 이어령은 "날것도 익힌 것도 아닌 그 중간 항(項), 자연과 문명을 서로 조합하려는 시스템 속에서 음식을 만들어 낸 것이 비빔밥"이라며 비빔밥을 '맛의 교향곡'이라고 했다. 유전자 덕분일까. 지금도 우리는 열심히 음식을 섞어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키고 있다. 레토르트 음식을 조합한 편의점 레시피가 매일 업데이트 되고, '전치찌개'는 명절 뒤 먹어야 할 메뉴가 됐다. 모든 음식을 받아들이는 김치의 수용성, 모든 식재료를 조화시키는 쌈채소의 융합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 없이 변주되고 있다.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봉준호 장르와 짜파구리 문화에 세계인들이 열광하지만, 조화와 상생의 유전자가 딱 문화분야에서만 작동하는 점은 아쉽다. 국민들은 빈부의 양극화보다 심각한 정치의 양극화에 매일 절망한다. 이어령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독재는 힘으로 쓰러트릴 수 있지만 독선은 의식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독선이 독재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짜파구리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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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봉준호'와 '기생충' 지면기사
"저는 그냥 12살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2019년 5월 16일(한국시간), 봉준호가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남긴 소감이다. 국내언론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릴 쾌거로 대서특필했다. 당시만 해도 황금종려상은 그저 기생충이 만들어 낼 기적의 서막에 불과했음을 아무도 몰랐다. 어제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봉준호와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개부문을 석권하자 전세계 언론이 흥분했다. 뉴욕타임즈는 "한 편의 영화를 넘어선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제목 컷 하나로 기생충의 기적을 완성했다.하지만 봉준호에게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한국 영화관객들은 기생충의 기적이, 준비된 기적임을 안다. 그가 한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쏟는 피와 땀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의 그를 만든 '살인의 추억'은 경인일보 자료실에서 출발했다. 그는 "범인이 작품을 볼 것을 염두"에 두고 사건 당시 경인일보 보도를 샅샅이 살펴봤다. 이춘재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 그 암흑 같은 터널을 통해 세상에 나왔을 때, 봉준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봉준호의 어록도 그의 역량과 내공을 증명한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영화다." 골든글로브 수상소감은 영화철학의 깊이를 보여줬다. "오스카상은 국제영화제가 아니다. 그저 로컬일 뿐"이라는 냉소로 아카데미의 폐쇄성과 제3세계 영화인의 자존심을 동시에 보여줬다. 마틴 스코세이지에 바친 헌사에선 품격이,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을 '인셉션'에 비유한데서는 재치와 유머가 넘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이 국제영화상으로 명칭이 바뀐 뒤 첫 수상자로서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주었다"는 수상 소감은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세계 언론이 봉준호 어록을 재생하고, 할리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