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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서울외신기자클럽 성명 지면기사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선택하겠다"며 언론의 자유가 국가나 정부에 앞서는 가치임을 단언했다. 물론 언론의 자유가 없는 국가와 정부도 있다. 파시즘의 이탈리아, 나치즘의 독일, 공산주의 독재국가를 비롯한 모든 전체주의 국가나 정부가 그렇다. 하지만 국민의 자유를 박탈한 이런 국가나 정부는 혁명의 대상이지, 애국의 대상이 아니다.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서 왕정(王政)을 비판해 온 자말 카슈끄지를 터키 주재 총영사관저에서 살해했다. 터키 수사당국은 암살단이 그의 손가락을 자르고 참수하는 현장의 녹음을 확보했다. 왕실 편에 있다가 왕정을 반대하는 언론인으로 변신한 카슈끄지를 사우디 왕실은 배신자로 규정해 처단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랍이 가장 원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그의 유고를 게재해 사우디 왕실에 항의했다.언제고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언론인, 언론사는 남다른 연대감을 갖는다. 국내 언론이 탄압받던 시절 수많은 외신들이 한국의 진실을 알렸다. 독일 공영방송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목숨 걸고 1980년 광주의 비극을 세계에 알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형 판결을 받자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항의했다. 당시 한국인들은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의 진실을 외신을 통해 마주했다.서울외신기자클럽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블룸버그 통신의 기자 실명을 밝히고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이라고 비난한 데 대한 항의이다. 이 기자는 지난해 9월 문제의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기사를 작성한 장본인이다. 이 기자는 이 대변인의 지목으로 비난의 '표적'이 돼 신변의 위협마저 느끼는 상황이라고 한다.민주화의 주역을 자초하는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의 DNA에 언론탄압은 없다고 자부해도 토를 달기 힘들다. 그런 민주당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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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베네수엘라 지면기사
우고 차베스와 니콜라스 마두로로 이어진 베네수엘라 좌파정권의 20년 사회주의 경제실험이 비극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차베스는 1999년 집권해 신자유주의 경제를 배격하는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펼친다. 석유산업을 재국유화해 거머쥔 오일머니로 빈민층에게 무상교육, 무상의료, 저가주택을 제공했다. 이른바 볼리바르 혁명이다.차베스는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좌파 선봉장을 자임했다. 국장(國章)에 그려진 백마가 오른쪽을 향한다고 왼쪽으로 틀어버렸을 정도였으니, 전세계 반미 사회주의 세력들의 추종은 당연했다. 국내에서도 진보성향 정당과 매체들이 차베스와 베네수엘라에 주목하고 열광했다. 하지만 오일머니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사회주의 경제실험은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파국에 직면했다.파국의 피해는 온전히 베네수엘라 국민의 몫이 됐다. 오일머니가 마르자 마구 찍어낸 화폐로 극단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지난해 0.8볼리바르였던 커피값이 최근에 2천800볼리바르로 3천500배가 올랐다. 80만%라는 인플레이션으로 수공예품 재료로 전락한 화폐는 종이 값에도 못미친다. 극심한 경제난을 피해 전체인구의 10%인 300만명 이상이 국외로 탈출해 구걸과 매춘으로 낯선 나라의 거리를 헤맨다. 콜럼비아 등 베네수엘라 접경국가들은 국경을 봉쇄하고 나섰다.급기야 최근엔 대정전 사태로 나라 전체가 암흑에 잠겼다.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 국가가 수력발전에 의존하다 발전소가 고장나자 블랙아웃에 휩싸였으니 이만한 미스터리가 없다. 한때 남미 최고의 부국이자 최대의 위스키 소비국이던 베네수엘라가 대정전으로 중환자들이 죽어나가고, 시민들은 냉장고에 아껴둔 비상식품을 꺼내먹는 지경에 처했다.나라는 거덜났는데 대통령은 두명이나 된다. 차베스의 뒤를 이은 좌파의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 스스로 대통령을 선언한 우파정당 연합의 과이도 국회의장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좌파와 우파를 지원하는 외세의 간섭은 노골화되고 좌파 기득권세력과 우파 정권교체세력으로 민심도 갈라졌다.대정전은 연극의 암전과 같다. 대정전의 암흑 속에서 베네수엘라의 파국의 무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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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버닝썬'과 '경찰의 자존심' 지면기사
"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2015년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에서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이 재벌 수사를 방해하는 동료 형사를 향해 거칠게 내뱉은 대사다. 한 언론사의 2018년 설문조사 결과 경찰은 최고의 영화와 명대사로 베테랑과 서도철의 대사를 꼽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찰은 대개 무능하고 비리에 찌든 모습으로 소비된다. 공권력을 향한 사회적 불신이 반영된 결과지만, 진짜 경찰들에겐 불편한 일이다. 베테랑의 서도철은 주눅 든 경찰들의 '가오(자존심)'를 세워준 것이다. 작명(作名) 탓인가, 클럽 '버닝썬(Burning Sun)'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대중들은 현실판 '베테랑'으로 버닝썬 사건의 전개에 집중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재벌2세 조태오(유아인 분)가 마약, 성범죄 등 온갖 퇴폐적 일탈 행위를 벌인 베테랑의 '강남 클럽'은 감독의 상상력이 가미된 영화의 미장센에 불과했다. 하지만 버닝썬 사건으로 미장센은 현실이 됐다. '물게(외모가 출중한 여성손님)', '골뱅이(만취한 여성)', '물뽕(마약)' 등 클럽 버닝썬의 은어들은 화려한 조명의 그늘에 숨어있던 마약, 성범죄의 진한 흔적들이다.버닝썬의 불길은 경찰로 번졌다. 버닝썬의 무법적 운영의 배경에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는 의심은 이제 사실로 굳어가고 있다. 112 신고내역을 들여다 보니 버닝썬은 작년 2월 개장 이후 마약·성추행·납치감금·폭행 등 112건의 사건이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에 신고됐다. 하지만 버닝썬은 아무일 없는 듯 영업했다. 역삼지구대는 오히려 사건의 발단이 된 버닝썬 폭행 피해 청년에게 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경찰은 4일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로 버닝썬 대표 등 10여명을 입건하고, 경찰 유착의혹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불똥이 검경 수사권조정과 자치경찰제로 튀었다. 이런 경찰에게 수사권과 지방치안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 명분을 얻고 있다.영화 '베테랑'은 서도철의 수사를 방해했던 동료 경찰이 어떻게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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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무(國巫) 김금화 지면기사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 정부가 미국에 파견한 문화사절단엔 만신(萬神·큰 무당) 김금화도 포함됐다. 공연 첫날 무대에 오르려는 김금화의 옷차림을 보고 주미 영사관 사람들이 "나라 망신 시킬 일 있느냐. 무슨 굿이냐. 당장 데리고 나가라"고 난리를 쳤다. 그녀를 데리고 간 고(故) 조자용 에밀레박물관장이 아랑곳 않고 그녀를 무대로 떠밀었다. 신명나게 굿거리를 펼치고 죽기살기로 작두를 탔다. 이번엔 미국 관객들이 춤추고 난리가 났다. 나라 만신, '국무(國巫) 김금화'가 탄생한 순간이었다.이후 김금화는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유럽에 대동굿과 진혼제를 선보였고,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선종 직후엔 로마대학 앞에서 굿판을 벌이기도 했다. 백남준, 김대중 전 대통령 진혼제와 세월호 희생자 추모위령제도 주재했다. 2007년 사도세자 서거 245주년을 맞아 화성행궁 앞에서 펼친 진혼제에서는 사도세자와 접신해 "목말라. 목말라"라고 울부짖어 관객들의 마음을 찢어놓기도 했다. 김금화는 오방색의 마술사 내고 박생광의 무녀도 시리즈의 모델이기도 했다. 2004년 용인 이영미술관에서 열린 박생광 탄생 100주년 특별전에서 진혼굿을 벌인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미국 공연 후 1985년 '서해안 배연신 굿 및 대동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그 이전의 세월은 그녀의 말(경인일보 2005년 10월 25일) 처럼 "무당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험난했던 인생"이었다. 11살부터 무병을 앓다 14살에 시집에서 도망치고, 17살에 만신이던 외할머니 김천일에게 내림굿을 받아 19살부터 마을 대동굿을 주재했다. 무속을 미신으로 경멸하던 시류 때문에 동란 때는 좌익과 우익의 위협을 받았다. 1·4후퇴 때 고향인 황해도 연백을 떠나 인천 만석동에 자리잡았지만 새마을운동 시절의 사회적 멸시도 만만치 않았다.서해 어민들의 풍어를 빌어주고, 지역사회의 대동평안을 기원하고, 국태민안을 염원하던 국무이자, 굿을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확장시킨 예인 김금화가 지난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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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집착증 지면기사
못말리는 트럼프다. 이번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은 사실과 추천자를 자기 입으로 자랑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아베(일본)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낸 아름다운 서한을 내게 줬다"며 "내가 삼가 일본을 대표해서 노벨평화상을 당신에게 주라고 요청했다"고 서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을 의회 동의없이 쓰기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던 자리였다. 비인도적인 국경장벽 건설과 노벨 평화상 후보라는 대립적 의제를 섞어버린 무개념은 트럼프 다웠다.추천자인 아베가 머쓱해졌다. 의회에서 사실 여부를 질문하는 야당 의원에게 "노벨상위원회는 평화상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하다가 "아닌 것은 아니다"고 추천 사실을 실토했다. 아사이 신문은 아베가 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추천 이유와 관련 '미국 정부의 비공식적 요청'을 확인 보도했다. 요청 시기는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 직후였단다.트럼프의 노벨상 욕심은 지난해부터 노골적이었다. 그해 4월 북미정상회담을 예고한 미시건주 공화당 집회에서 청중들이 "노벨"을 연호하자 애들처럼 좋아했다. 실제 지난해 외신들은 남북미 정상들을 노벨 평화상 유력후보로 꼽기도 했다. 남북미 회담만한 국제적 평화 이슈도 없었다. 그런데 매해 2월 1일 마감하는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시한을 넘겨서였는지 트럼프의 수상은 불발됐다. 올해엔 시한에 맞추어 일본에 청부 추천까지 완료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자격이 충분하다"고 추천사를 보탰으니, 트럼프는 노벨 평화상을 '따놓은 당상'으로 여길만하다.하지만 히틀러, 스탈린, 전두환도 후보로 추천됐던 노벨 평화상이다. 아웅산 수치는 대놓고 소수민족을 탄압해 상의 의미를 격하시켰다.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해 국경장벽을 세우고, 전세계와 무역전쟁을 벌이고, 미국내 갈등의 중심에 선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이 실현되면 노벨 평화상은 다시 한 번 논란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집착증을 바라보는 우리 심경은 착잡하다. 2·27 2차북미정상회담을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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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밸런타인 데이' 스트레스 지면기사
오늘은 여성이 연인과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 데이다. 결혼이 금지된 로마 군단병들의 비밀 혼례를 집전하다가 사형당한 사제 밸런티노를 기리기 위한 성(聖) 밸런티노 축일이 기원이라지만 유력한 설(說)일 뿐이다. 여성이 연인이나 남성에게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문화가 일본의 한 제과회사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하다. 당당하게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여성상이 페미니즘 운동과 맞물리면서 확산됐다고도 한다. 밸런타인 데이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바로 상업성 때문이다. 실제로 밸런타인 데이 특수는 무시할 규모가 아니다. 최근 미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밸런타인 데이의 미국인 지출 규모가 207억 달러(23조2천700억원)로 추정됐다. 선물 구입 지출항목은 보석(39억 달러), 외출(35억 달러), 의류(21억 달러), 꽃(19억 달러), 사탕(18억 달러) 순이다. 국내에서도 밸런타인 데이 마케팅은 제과업체에서 외식, 숙박, 유통업으로 확산되면서 선물 품목도 보석, 와인, 숙박권, 상품권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제과·유통 대기업 롯데의 신동빈 회장은 생일이 밸런타인 데이와 겹쳐, 해마다 생일선물로 밸런타인 특수를 받는다 해서 화제다. 기업들은 받았으면 줘야한다는 인지상정도 마케팅에 활용했다. 남성들은 출처 불명의 '화이트 데이(3월 14일)'라는 유탄을 맞았다.밸런타인 데이와 관련해 최근 몇 해 동안 '의리 초코'가 논란이다. 여성이 연인이 아닌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돌리는 초콜릿이 '의리 초코'인데, 여성들의 고민이 보통이 아닌 모양이다. 의리 초코를 돌리자니 대상과 비용이 고민이요, 외면하자니 상사나 동료에게 미운 털 박힐까 노심초사란다. '의리 초코' 대신 '갑질 초코'라는 불만이 나올 정도란다. '의리 초코'의 발상지인 일본에서도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했던지 밸런타인 데이 초콜릿 상납문화를 폐지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직장인 70%가 직장내 초콜릿 금지령을 지지했다고 한다.일제의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1910년 2월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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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보수의 실존을 위협하는 보수정당 지면기사
한국당 지지율 지난 연말부터 완만히 상승건강한 새출발 바라는 세력의 희망 때문재건 집중돼야 할 여론 '5·18 망언'에 이탈시간 걸리더라도 혁신 보수정당 창당이 답박근혜 탄핵과 대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폐족을 면치 못할 것 같던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지난 연말부터 완만하게 상승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오류와 집권여당 구성원의 오만 덕이었다. 물론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마감하기 위한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황교안, 오세훈 등 헤비급 대표 주자들이 나서면서 컨벤션 효과가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의 결정적인 배경은 합리적인 보수의 가치를 대변할 건강한 보수정당의 새 출발을 바라는 보수세력의 희망이다.한국에서 보수세력은 엄연히 존재하는 정치적 실체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실체를 대변하는 건 정당이다. 정당의 대의 기능이 통제됐던 이승만 정부와 군사정권 시절은 제외해도, 김영삼의 문민정부를 비롯해 보수세력을 대변했던 보수정당은 세 번 집권했다. 진보세력의 3기 집권과 같다. 대한민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진영의 뚜렷한 양립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대립적인 세력의 양립은 대의의 균형을 가져왔다. 특정 세력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산업화와 민주화가 균형발전을 이루었고, 성장과 분배를 병행할 수 있었고, 대북정책의 강온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박근혜 탄핵 이후 세력간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자유한국당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박근혜를 중심으로 갈라진 계파 충돌로 총선에서 실패한 뒤 탄핵사태가 불거지자 탄핵파와 반대파로 분열해 분당사태로 치닫고 당을 수습하지 못했다. 정신없이 정권을 넘겨주었다. 정권교체는 탄핵정국의 당연한 귀결로 인정하더라도, 보수정당이 박근혜를 중심으로 양분된 것은 합리적인 보수세력에게 절망적이었다.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공당의 국회의원들이 박근혜를 중심에 세워놓고 사적 이익을 견주는 사당적 행태에 진저리를 친 것이다.보수정당의 지리멸렬은 보수-진보 양립의 정치 바탕을 무너트렸다. 후유증은 심각하다. 보수세력의 질문이 봉쇄됐다. 소득주도성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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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닥터헬기 '아틀라스' 지면기사
지난해 작고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8세 때 미 해군 최연소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때 몰던 뇌격기에 약혼녀인 '바버라'의 이름을 붙였다. 바버라의 가호 때문인가. 격추당한 그는 바다에서 표류하다 무사히 구조됐고, 바버라는 대통령의 아내이자 어머니라는 영광을 누렸다. 일본 히로시마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폭격기의 애칭 '에놀라게이(Enola Gay)'는 기장인 폴 티베츠의 어머니 이름이었다.2차대전 당시 미 공군 조종사들은 자신들의 전투기와 폭격기 동체에 다양한 그림과 문자를 그려 넣었다. 이빨을 드러낸 상어 입 모양이나 맹수들은 물론 당시 유명 여배우들을 그려 넣기도 했다. 출격횟수나 격추한 적기를 표시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긴 조종사도 적지 않았다. 사기 진작과 긴장 완화,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일종의 부적이었던 셈이다. 노즈 아트(Nose Art)라는 예술장르로 발전한 건 훗날의 일이다.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투혼을 상징하는 '신념의 조인(鳥人)'이라는 문구도 딘 헤스 미 공군 소령이 몰던 F-51D 머스탱 18번기에 새겨진 노즈 아트였다. 그의 좌우명인 'By faith, I fly'를 번역한 문구였다. 헤스 대령은 6·25 전쟁 당시 한국 공군 창설 지원 임무를 맡았지만, 미숙한 한국 조종사들과 함께 250회나 전투 출격을 감행했다. 미 공군이 대한민국 전투기로 전쟁에 참여한 것이다. 2016년 대한민국 공군은 그의 1주기 추모행사를 성대하게 열었다.수원 아주대학교병원이 곧 운행할 닥터헬기에 지난 4일 격무로 사망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이름과 그의 콜 사인 '아틀라스(Atlas)'가 새겨진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 약속이다. 열악한 응급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의기투합했던 윤 센터장을 잃은 이 센터장의 추도사는 애절하고 비장했다. 그는 윤 센터장을 '한국의 응급의료를 떠받쳐 온' 아틀라스라고 칭했다. '창공에서 만나자'며 닥터헬기에 항상 고인의 자리를 마련해 두겠다고 다짐했다.닥터헬기 '아틀라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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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지면기사
설 연휴 중이던 지난 4일 입춘(立春)이 슬그머니 다녀갔다. 24절기의 첫번째 절기인 입춘은 봄의 시작을 알린다. 가을걷이로 쟁여놓은 곡식으로 연명하던 겨울이 끝나고 슬슬 농사준비에 나설 시기이니 농경민족에게는 한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입춘에 한 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축문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 눈에 익은 입춘방이나 아파트 위주의 거주문화 때문인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만물이 소생하는 자연의 섭리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이양하는 수필 '신록예찬'에서 "기쁨의 속삭임이 하늘과 땅, 나무와 나무, 풀잎과 풀잎 사이에 은밀히 수수(授受)되"는 때로 신록을 키워내는 봄을 칭송했다. "성례(혼례)시켜 달라지 뭘 어떡해."라는 점순이의 투정에 그렇잖아도 머슴질에 뿔이 난 데릴사위가 장인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 것(김유정의 '봄봄')도 춘정(春情)에 취한 청춘들의 한바탕 소동이었다.하지만 인세(人世)의 형편과 시세(時勢)의 기운이 각박하면 봄은 잔인한 계절이 된다. 산업화 직전까지도 이 땅의 보통사람들은 보릿고개를 죽기살기로 넘어야 했다. 봄은 곡식 없는 빈 들판이었다. 나라 잃은 민족에게 봄은 언제 올지 모르는 이상향이었으니,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절규했다. 박정희 사망 이후 전두환의 신군부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의 정치활동을 금지시켰다. 유신시대는 끝났지만 민주주의는 유보됐다. 김종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다. 봄인데 봄 같지 않은, 잔인한 봄이었다.봄이다. 그런데 나라와 국민의 기운이 겨울을 벗어났는지 의문이다. 정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정구속 이후 한겨울이다. 경제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전망은 어둡고 현실은 각박하다. 무엇보다 설 연휴기간 중 열심히 입을 맞춘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 결과가 김정은과 트럼프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열지 불투명하다. 춘래불사춘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산 자택에 핀 매화를 보며 나태주의 시 '풀꽃'을 떠올렸다고 한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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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정권에 켜진 경고등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게 2019년 1월은 집권 이후 가장 잔인한 달로 기억될 듯 싶다. 집권세력 내부에서 연이어 터진 정치, 정책 스캔들이 새해 벽두를 후끈 달궜다. 첫 테이프는 손혜원 의원이 끊었다. 목포 투기 의혹, 부친 서훈 압력, 문화기관 인사개입 의혹은 개인이나 당, 청와대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악재였다. 재판청탁 사실이 드러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손혜원 덕분에 뉴스의 초점을 피했다.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참모인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자살골을 넣었다. "산에 가거나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는 말에 50·60대가 분노했다. 여기서 '헬조선' 타령 말고 신남방 국가에서 해피조선을 확인하라는 권고에 20대는 기막혀했다. 자칭 목포 사랑꾼 손혜원의 선전(?)과 자유한국당의 '5시간 30분 단식' 헛발질로 유지됐던 여론의 균형이 무너졌다. 정 많은 문 대통령도 김 보좌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대통령이 전국에 나누어준 예비타당성면제 사업은 예상치 못한 시민단체와 소외지역의 반발로 역풍이 심각하다. 민주당 대변인은 균형발전을 위한 용단을 찬양했지만, 민주당 백혜련·김영진 의원은 신분당선 연장사업 배제를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염태영 수원시장도 청와대를 항의방문했다. 더 아픈 건 진보진영 시민단체들이 이명박식 토건경제의 부활을 비판하고 나선 대목이다.대통령의 간곡한 설득에도 민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노동계와 불편해진 것이나, 손혜원 의원으로 인해 영부인의 이름이 거론된데 이어 해외에 이주한 영애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결정적으로 30일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돼 수감됐다. 법원이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도 유죄로 판결했다. 민주당은 판사의 판결을 비난하고 나섰다.새해들어 한달 내내 정권의 악재를 더 큰 악재가 덮는 정국이 이어졌다. 모두 스스로 일으킨 악재다. 정권 내부를 새로운 관점에서 수선해야 한다는 경고다. '춘풍추상'. 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