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아이가 독감에 걸려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진땀을 뺐다. 소아과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온라인 예약을 하는 이른바 ‘오픈런’을 했지만, 대기 인원이 많아 점심시간이 돼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온라인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예약했는데도 대기 순번이 70번대였다”고 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 있는 내과 역시 진료 시작 한시간 전부터 예약 인원만 80명이 넘었다. 지난 주말 안양에 있는 내과를 찾은 박모(31)씨는 “병원 밖에 있는 대기실까지 대기 환자로 가득 차 있었다”며 “오전 10시면
지난 8일 오후 인천 동구 만석동 희망키움터(만석동 7-3번지). 만석동 쪽방촌 주민을 위한 다목적 공간인 이곳 3층에 ‘일일 병원’이 문을 열었다. 자원봉사자인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와 의료 관련 학과 재학생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진료실과 조제실로 쓸 테이블과 의자, 혈압기 및 혈당측정기 등을 설치했다. 오후 2시가 되자 하나둘씩 동네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안내에 따라 들어온 순서대로 혈압과 혈당을 잰 다음 자신의 이름이 적힌 진료파일과 번호표를 손에 쥔 채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두 달 만에 오셨
환절기에는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다. 낮과 밤의 큰 기온차, 건조한 공기 등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는 기도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코골이 증상 악화는 단지 수면장애로 그치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박동선 아인병원 수면센터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지거나 일시적으로 막히면서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며 “코골이가 심해질 경우 산소 공급이 반복적으로 차단되어 뇌와 심장에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현상이 한 시간에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조용한 암’이라고 불린다. 2022년 기준 국내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이기도 하다. 발병률은 높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본부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대장암으로 인천지역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의원, 요양병원, 보건소 등)을 찾은 외래 환자는 총 4천342명(심사결정분 기준)이다. 이는 4년 전인 2020년(3천30명)보다 약 1천300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대장암 외래환자는 1인당 연간 7.3일 내원
지역 보건소의 컨트롤타워인 보건소장 채용에 지자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데(10월23일자 1면보도)에는 우선 채용대상인 의사들의 지원이 가뭄에 콩나듯 이뤄지는 영향이 크다. 이를 두고 급여체계 개선 등을 통해 의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료계에서 나오는가 하면, 의사가 아닌 대상의 채용을 보다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현장 목소리도 있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에 있는 보건소 49곳 중 의사(면허소지자)가 보건소장인 곳은 12곳(24.5%)에 불과하다. 지자체들이 지역보건법
의정부시는 지난 3월 신임 보건소장(개방형 직위) 채용공고를 냈다. 기존 A소장의 정년으로 차기 소장을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하지만 선발 과정에 난항이 거듭됐다. 의정부시는 의사면허 소지자 대상의 1·2차 공모(1명 지원)에서 적격자를 찾지 못하자 요건을 완화해 3·4차 공모까지 진행했다. 그렇게 신임 소장에 선발된 건 다름 아닌 정년으로 공로연수 중이던 A소장이었다. 5개월여의 채용과정기간이 무색하게 도로 같은 인물이 임용된 셈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시 관계자는 “법·규정에 따라 의사를 우선 채용하기 위해 1·2차 공고를 냈
가천대 길병원은 해외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와 섬 지역 의료봉사 활동사진 전시회 등 ‘임직원 후원 감사의 날’ 행사를 지난 21일 본관 앞 분수광장에서 열었다. 특히 가천지역사회상생봉사단은 임직원들이 급여 중 1천원 미만 우수리를 기부하고, 병원이 같은 금액을 내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 2천2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2억4천여만원의 기금이 누적됐다. 상생봉사단은 이 기금으로 인천지역 각 군·구, 복지시설 등과 논의해 한부모 가정, 장애인, 홀몸 어르신, 학대 피해 가정 등 취약계층을 돕고 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우리
안산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숨을 쉬는 게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복부가 불러오면서 버스를 타기 힘들어 다니던 식당 일까지 그만뒀지만, 병원비가 부담돼 고시원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는 호흡곤란 증상이 심해지고, 다리부종과 복수까지 생기면서 대소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지인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았고, ‘갑상선 중독증’ 진단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해야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미등록 이주민들은 아파도 병원비 부담 때문에 뒤늦게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병원에
수원시에 사는 이모(36)씨는 기침을 하는 아이와 함께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았지만, 필요한 약을 처방받지 못했다. 인근 약국에 소아 호흡기 치료제인 벤토린의 재고가 없어서다. 결국 그는 다른 약인 풀미칸만 처방받은 채 돌아와야 했다. 이 씨는 “벤토린과 풀미칸을 같이 써야 효과가 좋다고 들었는데 하나가 품절이라 걱정”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환절기를 맞아 호흡기 치료제를 찾는 문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품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관지 확장제인 벤토린은 수년째 대표적인 공급
오래된 수도관이 녹스는 것처럼 혈관도 나이가 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혈관이 늘어나서 찢어지거나 터지고, 또는 막히는 것을 ‘대동맥 질환’이라고 한다. 혈관은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특히 대동맥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시작되는 가장 큰 혈관이다. 대동맥 질환은 크게 ‘대동맥류’와 ‘대동맥박리’로 구분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심장혈관병원장 류상완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는 “대동맥류는 혈액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 정상보다 1.5배 이상 넓어진 것을 의미하고, 늘어난 대동맥의 안쪽 벽이 찢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