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미사지구에 회원제 대형마트 진출을 준비 중인 (주)코스트코 코리아(이하 코스트코)가 생색내기용 지역 상생협의안을 제출(3월 16일자 21면 보도)한 가운데 하남시의회마저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전통시장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시의원이 하남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지역 현안은 외면한 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좋지 않은 시선까지 보내고 있다.

16일 하남 덕풍·신장시장상인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가칭 코스트코 하남점 건축허가가 난 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전통시장 상인들의 요구로 하남시의회와 코스트코가 참여한 간담회가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 열렸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양측간 입장 차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사실상 코스트코 송도점처럼 시간을 끌다가 개장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현재 시장이 공석인 만큼 시의회가 공식적인 반대입장 표명과 함께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의회는 "입점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또 윤재군 시의장과 오수봉 시의원이 하남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데다 다른 시의원들도 혹시나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정은수 신장시장상인회장은 "대형마트 건축허가가 났는데 시의원들은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뒤에서 말로만 입점 반대를 외칠 것이 아니라 공식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건축심의위에 참석한 시의원이 공지를 안 해 다른 의원들은 건축허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의회도 시장상인과 코스트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고, 절대로 안 된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