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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톡'과 '디지샵79'에 피해자들이 보낸 송금 내역. 왼쪽부터 A씨, B씨, C씨, D씨가 보냈다. /A씨·B씨·C씨·D씨 제공

 

피싱·채팅 사이트 '시크릿톡' 연루 계좌 명의자가 남양주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크릿톡에서 피싱 피해를 당한 A씨 사건(2월15일자 7면 보도=송금 요구하고 신체사진 협박… 피싱 채팅사이트 활개)이 계좌 명의자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남양주남부경찰서로 이첩될 예정이다.

27일 시크릿톡에서 사용된 한 계좌 명의자의 소재지가 파악돼 경인일보가 단독 보도한 '시크릿톡 사건'이 남양주남부경찰서로 인계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시크릿톡은 '정OO'이란 입금 계좌로 일부 피해자들에게 돈을 입금하라 안내한 바 있다.

피싱 범죄를 수사할 때 경찰은 통장 명의자를 우선 추적한다. 명의자의 소재지가 파악되면 그곳 관할 경찰서로 사건이 전달된다. 피해자들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음에도 시크릿톡이 '티티톡'으로 부활한 상황도 한몫한다.

시크릿톡에서 1천500만원을 사기당한 피해자 A씨는 "이제 경찰 수사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집중 수사를 할 수 있는 곳에서 전담해 범인을 빨리 검거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남양주 거주해 관할 署 이첩 예정
전국 곳곳 성범죄·피싱 피해 확인
여전히 '공조' 아닌 개별수사 진행


한 업체에서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와 피싱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다수 확인되고 있으나, 여전히 개별 지역 관할 경찰서에서 파편적으로 수사가 이뤄지는 실정이다. 피싱 범죄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계좌는 대개 대포 통장이며, 사이트 IP 역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기에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하는 등 장기간에 걸친 집중 수사가 필요하다.

지난 2020년 주범들이 검거된 'N번방 사건'도 해외 암호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이 이뤄진 터라 초반에는 수사 전망이 어두웠다. 그러나 당시 경북지방경찰청은 국제 공조와 오랜 기간에 걸친 디지털 증거 수집, 분석을 통해 범인을 잡았다.

결국 장기간에 걸친 집중 수사와 해외 공조가 전제돼야 검거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수사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 경찰청에서 취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경찰 전문 수사관은 "통상 피해액이 크고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사건인 경우, 지역 경찰청 차원에서 수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 규모가 전국 단위라면 하나의 경찰청으로 사건이 모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