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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관(他官)에서 '떡국'을 먹는 사람들

    타관(他官)에서 '떡국'을 먹는 사람들 지면기사

    [경인일보=]시인 백석(白石·1912~1995)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1930년 '조선일보'로 등단해 시집 '사슴'의 독창적인 세계로 주목을 받았다. 동경 청산학원에서 영문학을 수학하였고 귀국후 '조선일보' 편집부에서 일하며 시작(詩作)을 병행한 장안의 '모던 보이'였다. 그러던 그가 1930년대 말 돌연, 번듯한 직장을 사직하고 북만주를 떠도는 유랑의 길을 시작한다. 측량보조원, 측량서기, 소작인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생활을 연명했던 듯하다.일제 말기, 안정된 직장, 사랑하는 가족과 애인, 벗들을 뒤로 하고, 타관(他官)으로 떠난 시인의 심경을 온전히 헤아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시인 특유의 감성이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고뇌, 또는 봉건적 유습과 신문물 사이의 갈등, 청춘의 이상과 좌절 등을 좀더 예민하게 경험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짐작해볼 뿐이다.북만주를 유랑하던 시절, 어느 때던가 백석은 홀로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시 '두보(杜甫)나 이백(李白) 같이'는 타향에서 쓸쓸히 새해를 맞이하는 심경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오늘 고향의 내 집에 있는다면 / 새 옷을 입고 새 신도 신고 떡과 고기도 억병 먹고 / 일가 친척들과 서로 모여 즐거이 웃음으로 지날 것이련만 / 나는 오늘 때묻은 입든 옷에 마른 물고기 한 토막으로 / 혼자 외로이 앉어 이것저것 쓸쓸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그 쓸쓸함을 홀로 견디기 어려웠던 백석은 고향의 흔적을 찾아나선다. '먼 외진 거리에 한고향 사람의 조그마한 가업집'을 찾아 '그 맛스러운 떡국이라도 한 그릇 사먹으리라' 마음을 먹는다.미세한 사물의 그림자와 사람의 마음까지도 헤아리는 백석의 깊이있는 시선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떡국'을 '사먹'는 백석은 결코 자신의 처량한 신세에 빠져들지만은 않는다. 그가 돌아보는 것은 자신의 상황이 아니라, 자신처럼 타향에서 명절을 맞이할 다른 사람들의 딱한 처지다. 옛날, '이 나라'의 시인 두보나 이백이 타관을 떠돌 때, 그들의 명절 음식 '원소(元宵)'를 맛보며 위안을 얻었던 것처럼, 타관을 떠도는 이방

  • 정책에도 뜸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책에도 뜸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경인일보=]가마솥에 밥을 지을 때는 뜸을 제대로 들여야 밥맛이 난다. 전기밥솥에 지은 밥을 먹는 요즘 사람들은 뜸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모를 수도 있다. 맑은 물에 잘 일은 쌀을 가마솥 바닥에 펼치듯 깔아놓고, 그 위에 굵은 완두콩을 한 움큼 넣은 다음 손등으로 물 대중을 마치고 난 뒤에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부지깽이에 파란불이 붙을 만큼 불을 때고 나면 무거운 솥뚜껑이 들썩거리며 밥물이 '푸르르' 하고 눈물처럼 넘는다.이때가 불을 때는 것을 멈추어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는 잠시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밥물도 더 이상 넘지 않는다. 그러나 가마솥 밖에서는 불 때는 것을 멈추었지만 가마솥 안에서는 멈추지 않은 뜨거운 열기가 고루고루 밥을 익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뜸을 들인다'고 한다. 뜸 들이는 시간에 엄마는 솥뚜껑을 행주로 정성스레 닦고 담 밑에 묻힌 김장독에서 꺼낸 묵은지를 더하여 반찬을 준비하는 것이다.뜸을 다 들이고 난 뒤에는 잠시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다시 불을 땔 때는 애써 별도로 땔거리를 마련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태우다 남은 곁가지나 부엌바닥을 쓸어 모은 지푸라기정도만 아궁이에 넣고 태워도 충분한 것이다. 다시 불을 땔 때에는 더 이상 밥물이 넘지 않는다. 대신 솥 밑바닥에서 '타닥타닥' 누룽지 타는 소리가 구수한 냄새와 함께 들려온다.뜸을 정부의 정책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자. 나라의 정책에도 밥을 짓는 것처럼 뜸을 들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정부가 어떤 정책에 막대한 예산과 정성을 쏟았다면 그 정책이 성숙하고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기다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밥물이 넘는 데도 계속해서 불을 때는 것은 밥맛을 버릴 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아까운 밥을 태울 뿐이다.정책에 뜸을 들인다는 것은 결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불을 때는 것을 멈춘 정책의 가마솥 바깥과는 달리 가마솥 안은 그리 고요하지 않다. 정책의 열기와 효과가 골고루 전달되고 공유하는 뜸의 시간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 경기남북부 약학대학 불균형 시정

    경기남북부 약학대학 불균형 시정 지면기사

    [경인일보=]정부는 1996년 의과대학 정원 증가 이후 의과대학에 대한 신규 정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여 왔다. 그러나 약학대학은 1982년 이후 동결된 정원을 2011년부터 현재 1천210명에서 1천600명으로 390명 증원하기로 결정하였다. 390명 증원은 기본적으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종래 약학대학이 없던 인천, 경남, 대구, 전남, 충남에 각각 50명을 배정하고 경기도에는 100명을 배정하였다. 그밖에 부산 20명, 대전과 강원은 각각 10명을 배정하였다. 지역균형 발전을 고려한 결정이다.경기도는 지리적으로 남북으로 나누어지는데 경기남북의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 큰 과제이다. 2009년 현재 경기 북부지역은 주민등록 인구상으로는 25.7%, 예산규모상으로는 19.4%, 지역내 총생산인 GRDP는 17.8%, 대학교 수는 15.4%, 문화기반시설은 21.8%, 의료시설은 24.2%, 도로연장 24.4%로 경기남부지역에 비하여 모든면에서 매우 열악하여 같은 경기도내에서도 지역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편이다. 한때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기도를 둘로 나누고자 하는 이른바 '분도론(分道論)'이 뜨거운 쟁점이 되기도 하였다.경기북부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가 많은 지역이다. 특히 주한미군 공여지는 79.6%, 반환공여지는 83.8%로, 전국 어딘가에는 있어야 할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시설로인해 많은 피해를 받아온 지역이다. 경기남부지역에 비하여 여러가지 지표에서 국가안보로 말미암아 희생을 강요당하여 온 지역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가안보를 감안하고, 경기남북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하여 경기북부지역에 약학대학 설치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지역이다. 경기남북의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기존 약학대학은 수도권 중에서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경기남부지역에 1개 대학이 있다. 인천에 약학대학 정원을 배정하였으므로 경기북부지역도 약학대학을 배정함으로써 수도권내 약학대학의 입지 불균형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의 약국 수는 2009년 현재

  • 초등학교의 돌봄 기능 강화해야

    초등학교의 돌봄 기능 강화해야 지면기사

    [경인일보=]학교는 교육의 장으로서 가르치는 일을 그 본연의 기능으로 하고 있다. 학부모는 학교 선생님이 자녀를 잘 가르쳐줄 것을 기대하며, 이러한 기대의 충족 여부에 따라 학교에 대한 평판이 달라진다. 그런데 요즈음 초등학교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생겨나고 있는바, 학교가 교육은 물론 돌봄의 역할도 함께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는 맞벌이 가정에서 더욱 절실하다.유치원에는 종일반이 있어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데, 초등학교에서는 점심 급식 이후 저학년 아이들을 하교시키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볼 어른이 없는 경우 매우 곤란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린 아이를 여러 학원에 다니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학교 근처에 사설 방과후교실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거리가 멀면 이마저도 이용하기 어렵다.이러한 문제는 방과후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아침 8시10분에서 8시30분 사이에 등교한다. 그런데 학부모 중에는 자녀 등교시간보다 일찍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의 출근시간에 맞추려면 데려간 자녀를 거의 비어 있는 학교에 남겨두고 불안한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그렇다고 자녀의 등교시간에 맞추자니 직장 지각은 다반사가 된다. 자녀가 어린 경우 스스로 제시간에 등교하도록 할 수도 없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어떤 학교에서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학생들이 너무 일찍 등교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한다니, 부모들은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곤란한 상황은 정규수업시간 중에도 발생한다. 저학년 학부모 가운데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아파서 공부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집으로 보낼까요?"라는 전화를 받을때다. 아이가 집에 온들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다. 아이들은 열이 나다가도 가라앉는 일이 잦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가벼운 증상이면 학교에서 보건교사 책임하에 아이를 돌봐주기를 바라는 것이다.요컨대 일찍 등교하는 자녀를 돌봐줄 수 있는 학교, 가벼운 신체적

  •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 지면기사

    [경인일보=]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발간한 '200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5년간 평균 출산율은 1.22명으로 조사대상국 186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유엔 미래보고서는 낮은 출산율로 인해 한국의 인구가 100년 뒤에는 지금의 절반으로 줄고 300년 뒤에는 5만명의 초미니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우려할만한 상황 덕분인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지난 달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는 '저출산 대응방안'을 제시했고, 국회는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회의 활동기간을 연장해 "제도개선과 정책지원 방안을 강구하자"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언론에서도 저출산의 원인과 보육환경 실태를 짚어보고 해외의 출산장려정책을 조사하는 등 해법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저출산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은 반길만한 것이지만, 최근 논의의 핵심은 '비용'과 '시설' 문제를 맴돌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정부는 현재 불임부부 시험관 아기 시술 비용, 출산 전 진료비, 출산 축하금 등 다양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급기야 육아비용 경감이라는 명목으로 취학연령을 1세 낮추는 방안까지 내놓았다. 또한 여론 조사와 보고서는 우리 사회 저출산의 '주범'이자 '열쇠'가 '돈' 문제에 있다고 진단한다. 과도한 양육비, 교육비는 출산을 가로막는 주요한 원인이며 가족정책 지출 부문의 낮은 예산은 그 해법을 어렵게 만드는 문제적 상황으로 지목된다. 믿고 맡길 만한 보육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정부의 예산지원 역시 저출산 대책 가운데 우선 순위로 거론되는 사안이다.경제적 부담과 열악한 보육환경은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게 만들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가정에 적지 않은 곤란을 가져오는 요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과정에서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은 '비용'이나 '시설' 등의 물질적 조건에 국한되지 않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출산을 계기로 부모 역할 수행자가 소

  • 선생님은 결혼 하셨나요?

    선생님은 결혼 하셨나요? 지면기사

    [경인일보=]최근 직무연수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필자는 우리나라의 국가 발전과 정부 혁신에 대해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강의를 마친 필자에게 인도네시아의 한 고위 공무원이 매우 상기된 어조로 물었다."한국이 선진국이 맞나요?" 갑작스런 질문에 필자는 "아니요, 아직.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길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습니다." 곧이어 더욱 당황스러운 질문이 이어졌다. "오늘 우리 일행은 미국이나 일본 아니 우리 인도네시아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을 겪었습니다. 길 모르는 우리 동료 세 사람이 광화문에서 남대문시장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5분도 채 안되어 목적지에 우리를 내려준 택시기사가 한사람에 1만원씩, 모두 3만원을 내라고 했습니다. 요금을 지불하고 내린 우리들은 도저히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그들의 화난 모습,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하는 모습에서 필자는 말할 수 없이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다. 세계12위의 경제대국, 부동의 조선수주 1위, 이미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정부와 기업의 모든 시스템과 서비스의 전산화 및 일상생활의 전산화, 자정이 넘은 시간에 전국 각지 및 외국에서 온 사람들로 대낮처럼 붐비는 동대문 시장 등 일본에서도 미국에서도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다.그러나 일본에서도 미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이런 것뿐만이 아니다. 외국 공무원들이 며칠 있는 사이에 느낀 것들, 공동체를 위해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줄서서 열차를 기다리고, 사람이 내리고 난 뒤에 차례대로 승차하고, 장애인·노인·여성·어린이에 대해 항상 우선 배려하는 마음 등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야 할 것이 있다면, 외국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항상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극동의 작은 나라가 아니다. 지구촌 공동체가 한 이웃처럼 살아가

  •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군용기지 전용사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군용기지 전용사례 지면기사

    [경인일보=]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가운데 포츠담은 독일 통일 이전 군사시설이 많은 지역이었다. 이 지역이 새로운 도전과제로 제시한 것이 종전 군사기지의 전용이다. 군사기지를 전용하면서 중요하게 다룬 문제는 자연보호와 환경보호이다. 그래서 군사기지가 바이오톱, 산책도로로 전용되기도 한다. 군사기지 전용에서 환경오염 등이 완벽하게 치유되지 않는 군사기지는 활용계획이 유보되기도 하였다.소련군이 구동독에 사용한 군용지의 환경오염 치유 비용 부담은 EU 구조개편 기금 보조를 받고 있다. 그 밖의 비용은 연방과 주에서 부담하고 있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와 EU 등이 협력한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국제적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구서독지역의 미군기지와 구동독지역의 소련기지는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환경오염 등의 공통점이 많다.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군용기지는 경제부, 법무부, 정치교육센터, 주총리 공관 등 행정타운으로 전용하고 있다. 포츠담은 영화산업 육성정책을 펴고 있다. 군용기지를 활용해 군사영화를 촬영하기도 하였다. 포츠담의 군사기지 전용은 현재에도 진행중이다. 특히 차이나타운 조성을 위해 화교들이 군용기지를 매입,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전차병영이었던 곳은 민자유치를 통하여 호텔이나 체육시설 활용을 희망하고 있다. 사격장으로 사용된 곳은 독일 정원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며, 현재 전시회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규모가 큰 곳은 학교로 전용하고 있으며, 남은 병영대상 가운데 일부는 대학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규모가 큰 곳은 망명신청 관리자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특이한 현상은 병영 부지와 산업시설 유휴부지와 경쟁하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독일 군사기지 전용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브란덴부르크주의 FOKUS(Forum f'r Konversion und Stadtentwicklung - 전용과 도시발전을 위한 포럼의 약칭)라는 조직이다. FOKUS는 공동체 네트워크로 1997년에 창설되었다. 우리나라는 접경지역 지자체가 중심이 된 접경지역협의체가 존재하고 있다. 독일

  • 훌륭한 초등학교 교사의 의미

    훌륭한 초등학교 교사의 의미 지면기사

    [경인일보=]어느 학부모를 막론하고 자신의 자녀가 훌륭한 교사에게서 배웠으면 하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학부모의 이와 같은 열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충족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그러기 위해서는 훌륭한 교사를 길러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교육대학교가 지닌 사회적 책무이다. 그렇다보니 '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요소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종종 고민하게 된다.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요소로서 흔히 꼽을 수 있는 것이 교과전문성이다. 교과전문성이 있어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과교육을 실시할 수 있으니까 이는 당연한 것이다.다음은 올바른 습관과 도덕성인데, 교사가 이를 제대로 갖추고 있어야 어린이들의 생활지도를 바르게 할 수 있을 테니 이 역시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과수업을 능숙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교과지식과 기능을 갖추고, 어린이들의 생활지도를 잘 할 수 있는 수준의 올바른 습관과 도덕성을 지녔다면 교사로서의 자질, 품성, 전문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교과전문성, 올바른 습관과 도덕성이 훌륭한 초등교사가 갖추어야할 필수요소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는 여기지 않는다.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요소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첫째, 어린이들을 꾸준히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일반 성인들은 어린이들의 귀여운 모습이나 행동을 보고 일시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마도 자신보다 못하지 않은 존재와 상호작용해야 소통과 발전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데, 어린이들과의 만남을 통해서는 이러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들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도 소통과 자기 발전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자질과 품성이 있어야 훌륭한 교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둘째, 어린이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 시인공화국에서 독자공화국으로

    시인공화국에서 독자공화국으로 지면기사

    [경인일보=]한국은 유독 시인이 많은 나라이다. 시를 창작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의 수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한국만이 예외적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발간한 '2008 문예연감'에 따르면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국제펜클럽한국본부에 속한 시인은 각각 4천454명, 919명, 1천557명으로 각 단체 회원수의 약 50%에 해당된다. 시인의 수가 어림잡아 2만명을 넘는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수 있다. 시인지망생은 그보다도 더 많다. 시집으로 재판을 찍어내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세계적 기현상이 한국에서는 가능한 일이다.이렇게 시인과 시인지망생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문화적 욕구, 특히 창작의 욕구를 충족하고 발산할 통로가 우리 사회에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술 창작을 통해 자기의 고유한 세계를 창조하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우리 사회는 다양한 길로 열어주지 못한다. 따라서 값비싼 도구나 재료, 전문적 교육의 혜택 없이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시인의 길은 그만큼 매력적이며 그러기에 많은 지망생들을 불러모은다. 일단 시인이 되기만 하면, 시인이 대우받을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시인의 욕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2008 문예연감'을 보면, 현재 발간되는 문학잡지 가운데 종합문예지를 제외하면 시 전문 잡지의 비중이 가장 크다. 또한 2007년에 시상한 문학상 190종, 수상자 350명 가운데 시 부문 수상자는 136명에 이른다. 시 부문 전문 문학상도 2007년 한 해에만 41종이나 된다. 놀랍게도, 문예지와 문학상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시가 가진 장르적 특성 자체가 시인을 양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시는 길이가 짧고 함축적이며 다른 장르에 비해 소통의 절차가 간편하다. 물론 길이가 짧다고 해서 작품 자체가 단순한 것은 결코 아니다. 압축, 비유, 상징 등을 최대로 구사하는 시어의 특성상, 한 편의 짧은 시에는 때로 측정할 수 없는 세계의 폭과 깊이가 표현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시각적으로 짧은 시의 길이는 인터넷, 휴대폰

  • 빌게이츠와 최부자 가문

    빌게이츠와 최부자 가문 지면기사

    [경인일보=]'부가 증가할수록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더욱 버림받고 있다. 지금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회의론자들은 이와 같은 불평등은 태초부터 있어왔고, 지구에 종말이 찾아올 때까지 우리와 함께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어느 시민운동가의 말도 정권획득에 도전하는 용기있는 정치가의 말도 아니다. 우리시대 세계 제일의 부자인 빌 게이츠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한 말이다.'21세기의 자본주의는 서비스의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 탄생해야 한다'고 빌게이츠는 선언한다. 그가 말하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는 기존 자본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혁명적 발상이 아니고 이윤추구를 하는 기업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그 사회적 책임을 함께 강조하는 보다 진보된 형태의 자본주의 시스템을 말하는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퇴임한 빌 게이츠는 시사주간지 타임을 통해 그가 앞서 언급한 새로운 자본주의인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의 개념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그 동안 수십억 명의 삶을 개선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수십억 명이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가 더 창조적인 자본주의를 발전시킨다면 시장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 잘 작동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며 생명공학, 컴퓨터, 인터넷의 혁명적 발전으로 빈곤과 질병을 끝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고 그는 역설했다.게이츠가 말하고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가 아직은 그 개념과 내용이 분명하게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공동체의 윤리를 기초로 한 자본주의와 시장의 책임과 의무를 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빌 게이츠의 이런 생각들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우리의 가까운 역사 속에 비친 우리 선조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에게도 빌게이츠에 못지않은 자랑스러운 부자가 일찍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30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