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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논단] 돌아온 제물포, 뭣이 중한가?

    [월요논단] 돌아온 제물포, 뭣이 중한가? 지면기사

    지난 일요일 경인선 전철에 몸을 실었다. 서울역을 출발해 부평역과 도원역, 동인천역을 지나 종착역 인천역에 내렸다. 역 앞에는 ‘한국철도 탄생역’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증기기관차 조형물이 서 있었다. 1899년 9월 18일, 이곳에서 한국 최초의 열차가 서울 노량진을 향해 출발했다. 걸어서 한나절 걸리던 길은 한 시간 반으로 줄었다. 역 뒤편 내항과 맞은편 차이나타운 일대를 걸었다. 철도와 항구, 개항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의 옛 이름이 제물포다. 81년 만에 제물포라는 이름이 돌아왔다. 인천 중구 내륙과 동구를 합친 제물포구가 지

  • [월요논단] 유학생, 노동자인가 학생인가

    [월요논단] 유학생, 노동자인가 학생인가 지면기사

    정부는 2023년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해 세계 10대 유학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이다. 이러한 유학생 확대정책은 지역소멸 대응과 맞물리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역대학에는 학생이 필요하고, 지방자치단체에는 인구가 필요하며, 지역기업에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학생이 지역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졸업 후 취업하여 지역에 정착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여기에는 분명한 전제가

  • [월요논단] 어떤 서사인가

    [월요논단] 어떤 서사인가 지면기사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의 인기가 뜨겁다. 기원전 13세기경의 전쟁 서사가 지금 이 시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를 영상으로 옮긴 이야기에 이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열광한다. 그 열광이 다만 영웅서사에 대해서나 또는 한 편의 잘 만든 아이맥스 영화에 대한 반응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왜 사람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시대, 다른 곳에서 벌어진, 그것도 사실일성 싶지 않은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 시대를 어두운 시대라고 이야기 했다. 과연 그런가? 잠시 눈을 돌려 현실을 보자. 세계 몇몇 위의

  • [월요논단] 주민의 목소리와 참여시스템

    [월요논단] 주민의 목소리와 참여시스템 지면기사

    민선 제9기 각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수위원회 백서가 공개되었다. 당선인의 공약 추진 등과 함께 주민들의 절절한 요구 사항도 일부 담겨 있다. 제안을 보면 주민들의 경험과 고통스러운 증언이 단순한 감정적 토로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정리된 정책 중 일부는 추진에 난관이 있겠다는 것을 직감하는 이유다. 주민의 삶과 지역을 잘 모르는 외부 전문가들이 내세우는 데이터와 살아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민의 목소리 중에는 일방적인 주장도 악성 민원도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지역과 주민들을 낮춰 보면서 수립된 정책

  • [월요논단] 민주주의인 듯, 민주주의가 아닌

    [월요논단] 민주주의인 듯, 민주주의가 아닌 지면기사

    지난주에 조정식 국회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연임 개헌 가능성에 대해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다음날 대통령 임기와 관련된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을 바꿨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이번 사태는 단지 한 정치인의 실언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되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국민주권을 말하면서도 헌정질서의 한계를 함께 고려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민주주의가 국민이

  • [월요논단] 어떤 집짓기

    [월요논단] 어떤 집짓기 지면기사

    난데없이 증축이니 재건축이니 하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저마다의 주장이 뒤엉켜 각축하고 있지만 쉽사리 결론이 날 것 같지 않다. 그저 얄궂다. 증축과 재건축의 전제는 집을 가졌다는 것 아닌가. 집 없는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한, 그들만의 정치행태에 신물이 난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무주택 세입자만이 아니다. 아예 몸 하나 누일 공간조차 없는 사람들, 즉 노숙인도 있다. 노숙인은 저마다의 이유로 거리의 삶을 산다. 가족이 해체되고 경제적 파탄에 이르렀으며,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복역 후 사회에 나왔으나 정상적인 사회생활

  • [월요논단] 경의선에서 GTX까지, 철길 120년

    [월요논단] 경의선에서 GTX까지, 철길 120년 지면기사

    국가유산위원 자격으로 근대 철도 유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았다. 경기도에 철도 관련 역사 유산이 많다는 것이다. 임진각 자유의 다리와 독개다리, 도라산역, DMZ 철로, 장단역 등이다. 모두 1906년 개통한 경의선(서울~신의주 499㎞) 축에 있다. 일제가 경의선을 건설한 목적은 식민 통치와 대륙 진출을 위해서였다. 이런 역사적 토대 위에 한국전쟁과 분단까지 겹친다. 여기에 KTX, SRT, GTX까지 무려 120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의왕에는 철도박물관도 있다. 자유의 다리는 경의선 노선이었으나 한국전쟁으로 끊

  • [월요논단] 변화된 현실, 더 변화될 미래

    [월요논단] 변화된 현실, 더 변화될 미래 지면기사

    나는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일을 경계하며 살아왔다. 자신이 속한 단체의 이름으로 요구하고, 응답이 없는데도 다시 요구하는 모습을 보며 선뜻 공감하지 못했다. 때로는 당당하지 못해 보였고, 무엇인가를 얻어내려는 모습처럼 비치기도 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요구하기보다 묵묵히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부모는 자신을 위해서는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식을 위해서는 기꺼이 고개를 숙인다. 가족을 위해서는 가장 뒤에 선다. 자존심도, 체면도 잠시 내려놓는다.

  • [월요논단] 방향 잃은 실용

    [월요논단] 방향 잃은 실용 지면기사

    너무도 시대착오적이었던 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정권을 차지한 이재명 정부는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정권 시절 끝없이 퇴행하던 국가 공동체를 되돌려 놓았을뿐 아니라, 실용주의를 표방하면서 사회 곳곳에 드리웠던 기득권의 검은 그림자를 걷어내는 듯했다. 그런데 돌아보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이 겉보기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점점 더 깊어지게 된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모든 정치권력이 시민의 권리에 기반한다는 말은 그 권력이 적절히 통제되고 감시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시민의 정치적 권리를 재현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 [월요논단] 민생의 식탁과 단체장의 요리법

    [월요논단] 민생의 식탁과 단체장의 요리법 지면기사

    예로부터 정치와 행정은 요리에 비유되었다. 재상(宰相)의 재와 요리사를 뜻하는 재인(宰人)의 재가 같은 글자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나 음식을 만드는 일이 배분과 조화의 기술이라는 본질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인 원매는 ‘훌륭한 요리는 요리사의 공이 60%, 재료를 구하는 사람의 공이 40%’라고 했다. 아무리 뛰어난 조리 기술이 있어도 원재료가 부실하면 좋은 맛을 낼 수 없다. 자치단체장이 인사와 정책 발굴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역의 재정, 산업, 인구, 교통, 문화, 환경 등 고유한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