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회·국민적 관심만이 쌀 재고문제 해결 가능
    오피니언

    사회·국민적 관심만이 쌀 재고문제 해결 가능 지면기사

    빵·육류등 대체 먹거리로 ‘쌀 수급불균형’ 초래 올해 재고량 10~20% ‘출혈 판매’… 문제 심각 쌀 가공산업 육성위한 과감한 지원책 시급 쌀은 언제나 그랬듯 우리 마음에 고향 같은 푸근함을 준다. 쌀이 이처럼 일반인들에게 애착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는 보릿고개 시절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들과의 공감된 정서의 영향도 컸을 것이란 생각이다. 쌀의 소중함은 그만큼 우리의 정서적 가치와 늘 함께 하는 것 같다. 이 같은 소중한 쌀이 넘치는 재고로 최근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을 이전 원료곡 부족만 걱정했던 경기미 역시 이 분위기에 자유롭지 않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농협 등 관련 기관들은 지난해 연말 이후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해 왔다. 밥 대신 빵과 육류, 심지어 과일까지 다양한 대체 먹거리가 그만큼 식단에 친숙해 있는 상황에서 매년 늘어난 쌀 수확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문제를 만든 것이다. 쌀밥이 식사의 모든 것인 줄 알고 지냈던 시대에서나 가능한 수요도 없을 터이니 답답한 지경이다. 모든 것이 식생활 서구화, 먹거리 다양화 등 국민 식생활 변화가 만들어낸 총체적 결과인 셈이다. 쌀 소비 감소가 업계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나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는 사회적 울림이 적어 걱정이다. 국민 1인당 지난해 연간 쌀 소비 규모는 65.1㎏으로 10여년 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도 모자라 오는 2025년도에 소비량이 52.5㎏까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농업계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농협의 쌀 재고량은 8월 말 현재 3만2천t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5천t 재고량에 비해 소폭 늘어난 물량 정도로 포장돼 있다. 그러나 질(質)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올 재고량은 지자체와 농협 등이 나서 10~20% 정도(수매가 기준)의 출혈 판매를 마친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자연 소비가 컸던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은행의 2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농림·어업 소득이 전기대비 12.2%

  • 영혼을 묻다
    오피니언

    영혼을 묻다 지면기사

    기계적 일상에 순치된 자기반성의 의미 두명의 의사통해 ‘직업인의 영혼’ 진지하게 고민 정치·교육·복지… 우리 사회 절실한 수식어구 언젠가부터 ‘영혼 없는’이라는 수식어구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영혼 없는 박수, 영혼 없는 진행 등 다소 부정적인 표현에 자주 쓰인다. 기자 또한 ‘영혼 없이 산다’는 말을 가끔 내뱉곤 한다. 기계적인 일상에 순치돼버린 데 대한 자조적 표현이다. 물론 자기반성의 의미도 담고 있다. 얼마 전 직업인의 영혼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있었다. 아들의 진료차 들른 병원에서였다. 의사는 거침이 없었다. 중학생 환자를 앞에 두고 그 의사는 친절하게도(?) 끔찍한 수술과정을 적나라하게 설명했다. 순간 겁에 질려 사색이 된 녀석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녀석이 받을 충격에 걱정이 앞섰다. 아이를 애써 진정시키는 보호자의 모습을 보면서도 의사의 거침없는 소견발표는 그치지 않았다. 그 소견이 100% 정확하다 하더라도 의사의 입을 틀어막고 싶은 게 당시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문을 나서면서 녀석은 “다리에 나사를 박아야 하느냐”며 결국 눈물을 글썽였다. 물론 그 의사는 가능성을 전제로 한 팩트(fact)를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환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먼저 보호자를 불러들여야 하는 게 옳았다.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자는 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보호의 대상 아니던가. 온전치 않은 밤을 보내고 다음날 대학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고 나서야 일가족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밀검사를 해봐야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니 저 같으면 하나도 걱정 안합니다.” 전날과 확연히 다른 의사의 말은 배려를 넘어 ‘구원’이었다. 다시 전날 의사의 말이 생각났다. 진료실을 나올 때 귓전을 스치던 말, “MRI는 꼭 찍어봐야 합니다.” 상업적 수완은 있을지 몰라도 그에게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영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기 다른 영혼을 경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영혼을 만날 수 있었다. 역시 의사였다. 성장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 남북 축구
    데스크칼럼

    남북 축구 지면기사

    7년만에 평양서 열린 U-15대회 ‘긴장속 성공’다양한 종목 교류 ‘남북 스포츠강국’ 발돋움해야北, 대화의 장 유도 ‘통일 향한’ 지속적 노력 필요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북한 평양에서는 뜻깊은 스포츠 행사가 열렸다. 지난 21일부터 4일간 북한 평양에서 성공적으로 마친 제2회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2008년 이후 7년 만에 평양에서 개최된 이번 국제유소년축구대회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의 남북 대치 상황 속에서도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북 유소년들이 대회를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특히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개막 하루 전인 20일에는 북한이 연천군 중면 지역의 야산에 포격을 하는 등 도발을 감행해 자칫 축구대회가 취소되는 상황도 예견됐었다. 그러나 남북 축구관계자들은 민간 교류차원에서 열리는 이 대회를 잘 마무리하자는데 의견을 모았고, 남북이 군사적 대치 속에서도 이 대회를 훌륭히 치러냈다.그동안 남과 북의 축구교류는 민간차원에서 명맥을 이어왔다. 물론 그 중심에는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있었다. 남북 유소년축구팀은 지난 2006년 평양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지속해서 교류전을 펼쳐왔다. 그러나 2008년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서울과 평양에서 경기를 갖지 못했고, 대신 제 3국인 중국(쿤밍)에서 주로 교류전을 펼쳐왔다.한국과 북한땅이 아닌 제 3국인 중국에서도 남과 북의 축구경기는 험난의 연속이었다. 제 3국 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축구관계자들은 내부 지령을 철저히 따랐고, 남과 북의 유소년축구대회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연기 또는 취소돼 선수들의 만남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남북체육교류협회는 북한을 설득했고, 대회 마지막 날 남북축구가 성사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했다.경기도와 연천군도 남북 축구교류에 한 몫 거들었다. 지난해 11월 연천군에서 열렸던 제1회 국제유소년(U-15)축구대회는 북한 4·25체육단의 유소년축구팀이 한국땅을 밟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당시 북한 유소년들은 남북체육교류협회의 후원으

  • 내가 종군기자라면
    데스크칼럼

    내가 종군기자라면 지면기사

    인천상륙작전 취재 유명세 탄 美여기자 ‘히긴스’영화처럼 전쟁터 묘사했지만 냉정함 잃지 않아우리도 남북분단 상황 직시하고 차분할 필요온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무박 4일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전쟁으로 치닫던 남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해 무드에 빠져들고 있다. 손뼉을 치며 환호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냉정히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생각하자니 마냥 신기해할 일도 아니다. 치열했던 싸움이 그저 한판 끝났을 뿐이다. 남북관계는 그동안 70년 가까이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 같은 사이클을 오갔다. 일종의 예측 가능한 패턴까지 생겼다. 대결상태가 극한까지 치달으면 곧 해빙무드로 돌아서고는 했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우리측 지역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가 터지고, 대북 확성기가 11년 만에 가동되고, 다시 우리 땅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지고, 그리고 남북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고 하는 요 며칠간은 마치 종군기자라도 된 듯싶었다. 일반 기자들이 가져야 할 주요 덕목 중 하나가 냉정함인데, 수많은 주검의 현장에 선 종군기자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한국전쟁의 가장 유명한 종군기자는 미국 뉴욕 헤럴드트리뷴의 여기자 마거릿 히긴스(Marguerite Higgins)라고 할 수 있다. 히긴스는 특히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의 현장 취재로 유명세를 탔다. 히긴스가 당시를 묘사한 글이 2001년 9월 15일 상륙작전 기념일에 맞춰 출간된 ‘인천은 불타고 있는가’란 책자에도 실렸다. 승국문화재단이 자료집 형태로 발간한 이 책에는 출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히긴스의 종군기가 실렸다. 이 글 중에 히긴스의 전장(戰場)에서의 냉정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상륙) 얼마 후 해가 지기 시작했다. 낙조는 처음에 희미했으나 점점 선명해졌다. 녹색의 해병 머리 위를 비췄는데 그 빛은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이 기술적으로 만들 수 없는 찬란한 빛이었다. 사실 이 낯선 낙조는 부둣가의 화염과 결합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관을 이루었다.’ 히긴스가 전쟁을 마치 영화 관람하듯 취재했다고 볼 수 있는

  • 우리들의 일그러진 교수
    데스크칼럼

    우리들의 일그러진 교수 지면기사

    상아탑에서 제자 상습 성추행·폭행 등 몹쓸짓학생들 취업위한 스펙·학점 강박관념에 짓눌려파렴치 교수들 독버섯처럼 번져… 자정운동 절실남북 간 일촉즉발의 대치국면으로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시기에 묻히고 갈 뻔한 대학교수의 여제자들 상습 성추행 사건이 폭로됐다. 앞서 전국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가 잇따라 교단에 있는 교사들의 성추행 관련 대책을 발표한 때이기도 하다. 교사들의 성추행 관련 사건들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아래 문제의 교사는 교단에서 영구 제명하는 특단 조치가 내려지는 등 강경책이 쏟아져 나왔다.지성의 꽃 상아탑인 대학이 일부 교수들의 제자 폭행과 성추행 등으로 일그러지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대학에서 교수와 제자 간 성추행이나 폭행 등은 어떤 이유나 변명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우리 사회 심각한 현주소를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 나오는 여제자가 교수를 연민해서 벌어지는 감상적인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여제자를 학생이 아닌 성적 도구로 삼는 파렴치한 자가 대학의 교수로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시대상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최근 경인일보가 특종보도한 오산대 여제자들 상습 성추행 기사는 남북대치 국면의 이슈 블랙홀 상황에서도 언론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대학 김모 겸임교수가 자신의 학과 여학생들을 종강파티 등 빌미로 찜질방·노래방에서 신체 부위를 더듬는 등의 행위를 서슴지 않은 사실이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 사건은 경찰에서 첩보를 입수하고 한 달여 동안 해당 학과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3명의 여학생으로부터 김 교수의 몹쓸 짓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대학은 김 교수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표를 내서 받아들였고, 뒤에 경찰로 부터 성추행 사실을 통보받아 학교 측은 전혀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발뺌했다.대학 측은 특히 김 교수가 정식 교수가 아닌 겸임교수로 징계위원회 등의 대상이 아니어서 사표수리 외에 달리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었다고 강변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겨져 법의 심판을 받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른 대학에서 겸임교수가 아닌 정

  •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지만
    데스크칼럼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지만 지면기사

    ‘北 DMZ지뢰 도발’ 도끼만행 사건과 닮은꼴軍 ‘대북 확성기 방송’ 상응 조치인지 의견분분엄중하고 단호하되 극도의 인내심도 필요하다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미루나무 절단작업 중이던 미군 2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도끼 만행 사건’은 분단 이후 북한이 자행해온 수많은 도발 중에서도 대표적인 반인륜적 범죄로 꼽힌다. 당시 사건을 보고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당장 군화와 철모를 가져오라’며 일전불사의 결의를 보였다고 하고, 실제 특전사 대원들로 구성된 결사대가 북한군 초소 4개를 파괴하는 즉각적인 보복 응징 작전도 이뤄졌다. 당장에라도 전면전으로 번질 뻔했던 사건은 우리의 단호한 대응과 미국의 대규모 무력시위 계획에 위축된 북한이 뒤로 물러서며 일단락 됐지만, 이후 북한이 한동안 준전시 상태를 풀지 못한 채 남북 긴장이 지속되는 등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분노한 국민들의 감정과 맞물려 오랫동안 유행어처럼 회자되기도 했다.지난 4일의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사건은 도끼 만행 사건이 발생한 지 꼭 39년여 만에 재연된 닮은꼴 도발이다. 희생규모에선 차이가 있지만, 두 사건 모두 그 의도와 수법의 잔혹성에서 체감 충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국민’(국민 중에는 자작극 냄새가 난다거나, 우리 군 대인지뢰에 의한 사고라는 등의 괴담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들이 분노했고, 또 그 중 ‘많은 국민’들이 한쪽만 속절없이 당하는 남북현실에 분개했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응징’ ‘보복’ ‘단호한 대응’ 등 말 잔치는 풍성했지만, 정말로 상응하는 대응이 이뤄졌던 기억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이번에도 그랬다. 우리 군은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한 만큼 우리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고, 국방부장관 역시 장병들에게 “적이 도발하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힘주어 지시했다. 그 상응의 조치로 이뤄진 것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다. 대북방송이 북한 정권에서 노이로제 반응을 보일 만큼 위력이 대단한 우리 군의 대표적 심리전 수단이라지만,

  • 고질민원 강력하게 대처해야
    데스크칼럼

    고질민원 강력하게 대처해야 지면기사

    공공기관 업무 상습 방해·행패 ‘행정력 낭비’ 심각경찰, 악성민원인 ‘동네조폭 규정’ 강력 처벌 방침전문가들 “억지성 차단 제도마련 시급” 한목소리고질적 억지 민원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다. 이런 억지 민원은 공공기관의 행정력 손실은 물론 기업활동의 위축을 불러온다. 경인일보는 최근 ‘억지민원 이제 그만’이라는 기획시리즈를 보도했다. 취재과정에서 억지 민원에 ‘속앓이’ 하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다. 민원인의 반복적이고 꼬투리 잡기식 ‘집요한 민원 제기’에 놀랐고, 이에 대응하는 공공기관과 기업의 ‘무력한 대응’에 놀랐다. 고질민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를 두거나 2~3명의 팀을 꾸린 자치단체도 있다. 민원 담당 공무원은 대부분 욕하면 듣고, 때리면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민원현장에서 정당한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의무를 다할 수 있을까.본보 보도내용 중 인천국제골프장 소유 부지를 불법 점유해 식물과 물고기를 키웠다는 한 민원인의 사례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는 수년간 10여 차례에 걸쳐 각급 기관에 골프장을 고발했다. 불법폐기물 매립과 그린벨트 훼손, 환경오염물질 배출 등이 그 이유다. 고발기관은 검찰과 경찰은 물론 구청,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 언론사까지 다양하다. 오염물질 배출로 자신이 키운 난과 물고기가 폐사해 1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그는 주장한다. 골프장은 모두 11차례에 걸쳐 민원인의 주장대로 오염된 폐토양·폐수 등에 대해 국가기관에 성분검사를 의뢰했지만 한결 같이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이 민원인은 지금까지 자신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이상 없음’ 판정을 내린 국가기관을 믿을 수 없다며 같은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본보가 ‘억지민원 이제 그만’ 시리즈를 보도한 이후 인천경찰청은 ‘공공기관의 민원 행정을 상습적으로 방해하거나 공무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악성 민원인을 동네 조폭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악성 민원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지자체 민원 부서 실무자를 통해

  • 전통시장의 앞날은?
    데스크칼럼

    전통시장의 앞날은? 지면기사

    온누리 상품권 활용도·편의성 널리 알려져야베이비부머 세대 전통시장 소비행태 변화 기대명절냄새 풍기는 추석장보기로 추억 회상 하길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흔히 나라 경제의 척도가 되곤 한다. 서민 경기를 반영한 보편적 정서의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 상인들의 생계문제와 직결된 전통시장의 경기 흥망(興亡)이 항상 사회적 논쟁거리로, 단골메뉴로 부상했던 이유가 아닐까.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의 전통시장은 전국적으로 1천4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곳에서 점포 등을 운영하며 생계를 잇는 상인 숫자만 34만명이 넘는 규모라고 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이란 공룡 자본의 출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통시장에 아직 100만명 이상 서민들의 생계가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아직은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민심의 잣대로, 심리적 경기 지표로 충분히 활용될 만한 가치가 되는 까닭이다.지난해 세월호 사건부터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국내 전통시장이 너무나 큰 타격을 입었다. 다양한 분야 가운데서도 사람 접촉이 많은 전통시장이 받은 충격은 실로 컸다. 시장 상인 대부분은 인적이 거의 끊긴 최악의 바닥경기에 속절없이 마음만 졸여왔다. 이 같은 바닥경기의 심각성을 모를 리 없는 정부가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까지 소비 진작을 위한 ‘인공적(?) 연휴’를 만들어 내수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경기도의회도 최근 ‘시장 마케팅 지원책’을 마련해 지역경기에 힘을 보태는 등 간만에 솔깃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억원의 예산을 메르스 사태 직후 별도 지원을 받은 평택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에 균등지원한다는 내용. 고유의 예산 편성권을 활용해 자신을 뽑아준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배려한 간만의 움직임이 훈훈하다. 중소기업청은 아예 전통시장과 함께 공동 할인행사를 계획해 의욕이 꺾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편한 속내를 달래는 등 시장을 살리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전통시장은 우리 마음의 정서적 고향과 같은 존재다. 기성세대라면 부모 등과 연결된 소소한 추억도 있을 것이다.

  •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앞
    데스크칼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앞 지면기사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순수한 기부 아닙니다혈세로 매입 부지에 ‘브랜드 명칭’ 기업이미지 걱정천문학적 세금으로 운영… 시민들 불편할 겁니다먼저 일면식도 없는 회장님께 고언을 드리는 심경, 착잡합니다. 난데없는 공개서한을 접하고 몹시 난처할 회장님 입장을 생각하면 미안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나 회장님만이 해결할 수 있는 시급한 사정이 있는지라 실례를 감행합니다. 다름 아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문제입니다. 수원시 최초의 시립미술관이 오는 10월 개관 예정입니다. 회장님의 현대산업개발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공공건축물입니다. 경인일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 신생 미술관의 명칭에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가 포함된 것이 부당하다는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이후 의식 있는 문화계 인사들이 경인일보 보도에 호응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파크 명칭 반대활동을 펼치는 중입니다. 우선 이런 사정을 아시는지요. 제 생각엔 아이파크 명칭 반대 이유와 명분이 회장님께 소상히 전달됐다면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으리라 믿습니다. 혹시라도 회장님의 위치가 너무 높아 이 문제가 실무진 수준에서 허술하게 다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는 얘깁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지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사태는 회장님과 현대산업개발이 결코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재벌과 대기업의 나쁜 기부의 대표 사례로 기억되고 회자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첫째, 현산이 건축 중인 수원시립미술관은 기부채납시설입니다. 순수한 기부가 아니라는 것이죠. 저희는 현산이 수원에 총 7천962세대 규모의 아이파크시티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대신 수원시에 미술관을 기부채납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보도했습니다. 특정 기업이 특정 지역에서 막대한 수익사업을 벌일 때 그 반대급부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에 환원하는 기부채납은 엄밀한 의미의 순수 기부와는 다를 겁니다. 수원시와 수원시민에게 미술관은 당연히 환급받아야 할 수익이고, 이 수익에 현산의 브랜드인 아이파크 브랜드를 매달 이유가 없습니다.둘째, 기부의 규모로

  • 야구 이야기
    데스크칼럼

    야구 이야기 지면기사

    포스팅 통해 메이저리거 된 야수1호 ‘강정호’자신과의 싸움서 승리… 예상 뛰어넘고 맹활약경제난·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 큰 희망 선사요즘 잘 나가는 메이저리거 강정호 얘기를 해보자. 그는 한국 야수 중 처음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였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내 선수의 영입 순위로 투수를 택해왔다. 정교함을 앞세운 일본에 비해 힘과 정교함을 동시에 겸비한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투수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 1호 박찬호를 비롯해 김병현, 서재응에 이어 지금의 류현진까지 투수들이 마운드를 점령해왔다.현재 추신수가 야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한 뒤 2000년부터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마이너리그(2군)를 거쳐 메이저리그(1군)에 진입한 사례다. 그렇다면 강정호는 어떨까. 강정호는 아마추어가 아닌 한국 프로야구 야수 중에서 처음으로 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한 국내 야수 1호다. 물론 국내 야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 언론들은 강정호를 평가 절하했다. 이들의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투수들의 스피드 차이였다. 한국 야구는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이 간혹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150㎞를 넘나드는 투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정호의 배트 스피드가 그들의 빠른 공을 쳐낼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하지만 강정호는 그들의 예상 성적을 크게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팀 타선의 핵심인 4~5번 타자를 넘나들며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고, 유격수와 3루수 등 어느 포지션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강정호는 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도 8호 홈런을 날렸다. 시즌 타율 0.299를 기록하며 3할 타율을 앞두고 있고, 타점은 35개를 기록했다. 특히 강정호는 7월 타율에서 0.379, 출루율 0.443, 장타 13개 등 최근 13경기 가운데 11경기에서 안타를 쳐냈다.애초 MLB닷컴은 시즌 전, 강정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