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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두순 출소 풍경 지면기사
12월12일 조두순이 안산 자택으로 돌아왔다. 나영이(가명)에게 금수 같은 죄를 저지른 대가로 12년 징역형을 모두 마친 이날 아침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출소한 것이다. 그가 도착한 자택 골목은 아수라장이 됐다. 항의하는 주민, 유튜버, 경찰이 조두순을 중심으로 한데 엉켜 큰 소란이 일었다. 이날 0시 기준 1일 확진자 950명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였지만, 그를 향한 적대감이 코로나 공포보다 컸던 셈이다.조두순을 향한 국민적 적대감은 죄와 벌의 격차 때문이다. 죄는 입에 올리기조차 혐오스럽다. 인두겁을 쓰고 할 짓이 아니었다. 벌은 인자했다. 강간으로 5년, 살인으로 2년 징역형을 살았던 전과 17범이 가중 처벌은 커녕, 술에 취했다는 진술만으로 무기징역에서 12년으로 감경받았다. 조두순 여론에 놀란 정치권은 지난해부터 조두순 관련법을 무더기로 쏟아냈지만, 그의 처벌을 늘릴 수는 없었다.그 바람에 여론이 조두순을 사회적 감옥에 재수감하는 형국이 됐다. 조두순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는 힘들 것이다. 전자발찌 보다는 시민의 시선 때문이다. 국민들, 특히 안산 시민들이 한사코 그를 격리하려는 이유는 재범의 우려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조두순을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나 사이코패스로 진단한다. 이들은 충동적이며 교활하고 죄책감이 없다. 오스트리아 연쇄살인범 잭 운터베거는 첫 번째 살인으로 복역하던 중 세상을 감쪽같이 속인 연극으로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출소 후 소설가, 기자로 명성을 누리면서도 오스트리아 미국에서 여성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했다. 범죄 충동은 마약과 같다.조두순도 나이만 먹고 그냥 나왔다. 그는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할 수 있다. 68살 먹은 출소자에 대한 사회적 적대감이 부당하다며 적대감을 느낄 수 있다. 사이코패스 범죄 충동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조두순 동네 주민들은 공포에 시달리고, 유튜버들은 조두순 특수를 겨냥해 어떤 기행도 마다치 않을 기세다. 그가 출소할 때 걸친 롱패딩 제조업체는 언론에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해달라고 읍소한다. 더 곤란한 건 법정형을 다 마친 출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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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백신 전쟁' 지면기사
'2020 코로나 대침공'. 2020년 새해 벽두 세계를 기습 침공한 코로나19에 인류는 속수무책이었다. 인류는 이동을 멈추고 언택트 사회에 갇혔다. 셧다운을 반복한 거대도시들은 활기를 잃었다. 미국은 노마스크(공화당)와 마스크(민주당)의 정치적 내전으로 내상이 심각하다. 지난 1년 6천688만여명이 감염됐고, 154만여명이 사망했다. 우리의 희생도 컸다. 확진자는 4만명에 육박했고, 556명이 사망했다.(질병관리청 12월9일 현황)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가 얼마나 활보하는지 파악조차 힘들다.다행히 인류는 2020년이 가기 전에 희망의 등대를 밝혔다. 백신을 무기로 코로나19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지난 8일 90세 영국인 마거릿 키넌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최초로 접종했다. 백신 대량 접종이 개시된 것이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자본을 모았고 까다로운 임상시험 조건을 완화했다. 제약사들은 백신 시장을 겨냥해 속도경쟁을 벌였다. 일찌감치 팬데믹을 예상한 빌 게이츠도 민간에서 백신개발을 독려했다.코로나 침공에 맞선 지구연합 작전 결과 새로운 종류의 백신이 개발됐다. 유전자 백신(mRNA백신)이다. 인체에 유전자를 심어 코로나19와 유사한 단백질을 형성해 면역력을 만든다.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백신이다. 비싼 가격과 초저온 유통이 단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존슨사의 백신은 코로나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심어 면역력을 만든다. 가격이 싸고 유통도 쉽지만 효과는 떨어진다.백신 개발로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반격이 개시됐지만,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백신 확보 전쟁이다. 개발 전에는 최빈국을 배려해 백신 평등론을 논의하던 선진국들이 백신을 선점하기 위해 난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이자 백신 수출을 제한하고 나섰고, 프랑스는 화이자에 공급계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우리 정부도 뒤늦게 4천400만명 분의 백신 선구매 계획을 밝혔지만, 본격적인 대국민 접종은 내년 하반기 정도로 계획한 모양이다. 외국의 접종 동향을 살펴 백신의 안정성을 검증하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3차 대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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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K방역의 위기 지면기사
한해가 저물어가는데도 코로나19 악몽은 절정을 치닫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대유행은 2월 1차, 8월 2차 대유행을 압도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1일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더니 하순부터는 500명 이상으로 확대되고, 이달 들어서는 600명을 돌파했는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연말이면 1천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2월 대구 1차 대유행과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뒤늦은 봉쇄조치와 방역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았지만, 정부는 신천지교회를 방탄조끼 삼아 1차 대유행 위기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자발적인 봉쇄를 결단한 대구시민과 의료진들의 헌신으로 이루어낸 기적이었다. 덕분에 4월 총선을 앞둔 정권에게 전대미문의 악재가 전무후무한 호재가 됐다. 슈퍼 여당이 탄생한 것이다. 1차 대유행 이후 K방역은 정권의 소프트파워가 됐다. 국경봉쇄 없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 K방역을 칭송한다는 외신이 국내언론을 통해 홍수처럼 쏟아졌다. 정부는 K방역의 요체인 3T, 신속한 검사(Test)·역학조사(Trace)·격리치료(Treat)를 코로나 대응 국제표준인 듯 자찬했다.하지만 3차 대유행으로 3T가 균열이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속항원검사 도입을 지시했다. 가짜 음성 진단을 받은 보균자가 마음 놓고 돌아다닐까봐 정부가 무시했던 검사다. 대통령은 군과 경찰을 역학조사에 투입하라고도 했다.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동나고, 경기도에만 자택 대기 중인 확진자가 400명 가까이 된다. 겨울 대유행 경고에도 불구하고 10월12일 거리두기 2단계를 1단계로 낮추었던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국민은 어처구니없다. 정부의 K방역 지침에 따라 죽을 고생하며 두 차례 대유행을 극복했는데, 3차 대유행이 터지자 진단장비는 허접해지고, 역학조사 인력이 모자라고, 치료병상이 고갈됐다니 말이다. 수십조 코로나 추경이 무색한 일이다.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자영업자는 생존투쟁형 영업을 위해 규제의 빈틈을 찾아내기에 여념이 없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지난달 설문조사에서 국민 절반 정도는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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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민방위군 유정수의 일기 지면기사
경인일보는 지난 6월부터 국민방위군을 재조명하는 보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 국민방위군의 일기를 입수한 것이 발단이 됐다. 고 유정수(1925~2010)씨가 남긴 일기다. 1950년 12월23일부터 다음해 3월10일 사이에 작성된 76편의 일기는, 60만 국민방위군이 감내한 죽음의 행진을 담은 76장의 다큐멘터리 슬라이드 필름과 같았다.남침을 감행한 북한군은 남한 점령지에서 수십만 청장년을 의용군으로 징발했다. 의용군은 전쟁터의 총알받이나 각종 부역에 동원됐다.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던 남한의 이승만 정부는 중공군의 개입으로 서울을 다시 내주어야 할 형편이 되자, 청장년 소개(疏開) 작전을 펼친다. 북한이 이들을 전쟁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국민방위군 창설과 소집명령의 배경이다. 국민방위군 대다수가 삼남(충청, 경상, 전라도) 이북의 서울·경기지역 청장년들이었다.60만명이 넘는 국민방위군은 사령부 장교들의 인솔에 따라 경상도에 산재한 교육대로 일제히 출발했다. 하지만 국민방위군을 소집한 나라의 관리들이 이들을 먹이고 입힐 예산을 몽땅 횡령했다. 남으로 향하는 이들의 행렬은 순식간에 죽음의 행진으로 돌변했다.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전염병에 걸려 죽은 사망자가 속출했지만 집계 조차 안 됐다.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으로 추산될 뿐이다. 1951년 3월 국민방위군이 사실상 해체될 때까지 단 4개월여만에 벌어진 참상이다.1951년 국민방위군 예산을 폭식한 군 간부 일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없었다. 국방예산 비리 사건으로 일단락한 채 국가의 명령으로 자행된 '죽음의 기록'은 묻힌 채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피해의 증언은 넘쳤지만, 피해자의 진술과 기록은 없었던 탓이다. '유정수 일기'가, 거시 역사를 드러낸 미시사의 걸작으로 손색없는 이유다.경인일보가 유씨 일기를 공개한 이후 국민방위군 관련 저서와 증언, 기록들이 속속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 '2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시작됐다. 2010년 해산한 1차 위원회는 기록의 희소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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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여당의 말폭탄 지면기사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있을까 싶다. 여당이 스크럼을 짜고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작금의 현상은 전무후무하다. 아무래도 윤석열 총장의 캐릭터를 오판한 탓이 크다. 예전 총장들 중엔 개인비리를 흘리기만 해도, 임명권자의 불신임으로 받아들여 자진사퇴했다. 그런데 윤 총장은 인사권을 빼앗기고,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하고, 처가를 향한 재수사와 기소에도 버틴다. 정치권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검찰총장이다.그래서일까, 윤 총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쏟아내는 말폭탄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황운하 의원은 역사와 왕조시대를 소환해 "역사의 법정에서 '대역죄인'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을러댔다. 김용민 의원은 윤 총장을 '대한민국의 트럼프'라고 조롱했다. 김남국 의원은 "대권 욕심에 눈이 멀어 검찰조직과 대한민국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가세한다. 검찰이 업무용으로 수집했다는 판사세평을, 김태년 원내대표는 '검찰의 불법사찰'이자 '직권남용·불법행위'로 단정했다. 김두관 의원은 윤 총장을 아예 전두환급으로 격하했다.여당 의원들이 말폭탄에 담은 핵심적인 메시지는 '정치검사 윤석열'인 듯하다. 그래서 대역 죄인이자 트럼프이며, 대권 욕심에 불법사찰을 자행한 전두환 같은 사람이라는 얘기다. 윤 총장이 정말 미워서 한 말이고, 정치적 수사일테다. 하지만 과장이 과도하고 논리가 뜬금없으면, 메시지 전달은 실패한다. 황운하 의원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혐의로 현실의 법정에 서야 할 피고인이고, 김남국 의원이 윤석열 정국에 판사 참전을 요청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더욱 그렇다. 북한이 정부나 대통령을 비난하는 막말 담화를 쏟아내 봐야, 말 같지 않고 말 주인이 북한이라 무시당하는 이치와 같다.만화는 대사를 말풍선에 가둔다. 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정권 전체가 들고 일어난 현 정국이 만화 같고, 만화 같은 정국에 여권 인사들의 말풍선이 가득하다. 추미애 장관과 여당이 정치검사로 낙인찍는 말풍선을 쏟아낼 때마다, 윤 총장의 차기 대선 지지도가 올라가니 이 또한 만화 같다.총장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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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토의 막내 '서해5도' 지면기사
"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튀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중략)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청마 유치환이 읊은 '울릉도'다. 문학 속에서 섬(島)은 대개 소외와 고립의 상징으로 은유되고 그리움과 동경의 발원이자 대상이다. 하지만 청마 시절 서정의 끄트머리엔, 뭍에서 떨어진(落) 바람에 형편없었던 낙도(落島) 사람들의 팍팍한 삶이 매달려 있었다.이제는 섬을 향한 관념적 서정도 메마르고, 섬사람들의 생활도 훨씬 나아졌다. 섬과 뭍을 꼼꼼하게 이어주는 연륙교 덕분이다. 지난해 개통된 전남 신안군의 '천사(千四)대교'가 압권이다. 목포와 연륙교로 연결된 압해도와 암태도를 이어 붙였다. 암태도엔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자라도가 연륙교로 매달려 있었다. 5천800억원 짜리 천사대교로 연륙된 섬들은 수백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고, 1만명이 채 안 되는 섬사람들의 삶은 달라졌다.전라남도뿐 아니다. 부산 경남에도 수많은 연륙교가 섬을 육지로 만들었다. 1조4천억원 짜리 거가대교는 거제도를 부산 생활권으로 만들었고, 부산 가덕도는 신공항 혜택까지 받을 모양이다. 연륙교의 대부분이 전남과 부산·경남에 집중된 걸 보면, 정권을 탄생시킨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결과인 듯 하나 단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울릉도에도 2025년에 공항이 생긴다니, 청마의 애틋한 시정(詩情)이 여객기 소음에 묻힐 날도 머지않았다.청마가 애달파한 국토의 막내라면, 이젠 서해 5도(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가 유일하지 싶다. 북방한계선 바다에 흩어진 서해 5도는 정서적으로 행정적으로 여전히 낙도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이 침몰당했고, 연평도는 북한 포사격으로 불바다가 됐으며, 중국 해적어선들이 어장을 독차지한 서해 5도 국민의 삶은 전쟁이다. 그런데 보상이 없다. 백령도 공항은 지지부진하고, 연평도 포격피해 보상 특별정책자금 9천억원은 절반도 못썼다. 연평도 주민이 온라인 쇼핑을 하려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배송비를 지불해야 한다."조기를 담북잡아 기폭을 올리고/ 온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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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중국의 '김치 침공' 지면기사
김장철이 한창이다. 전통적인 겨울맞이 통과의례인 김장문화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한국 문화의 정수이다. 지난 22일은 제1회 '김치의 날'이었다. 올 2월 김치산업 진흥법 개정으로 탄생한 법정기념일이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았다는데, 김장철이 한창인 때니 금상첨화다. 첫 기념일인 만큼 대형 김장축제도 있을 법했지만, 코로나19 탓인지 밋밋하게 넘어간 건 아쉽다.한국인과 김치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방금 무쳐낸 겉절이로 입맛을 돋우고 묵은지 김치찌개로 미각을 충전한다. 배추김치는 기본이고, 각종 무 김치에 갓김치, 파김치 등 재료와 숙성 정도에 따라 염장한 모든 채소는 김치가 될 자격이 있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영혼이다. 즐기지 않아도 김치 빠진 식탁은 미완성이니, 김치는 한국인의 영혼이다. 누구도 김치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 동네 전체가 김장 품앗이를 하고, 어려운 이웃에 김장김치를 나누어 주는 이유다. 김장 품앗이로 이룬 김치 공동체다.어제 중국 환구시보 뉴스가 기막히다. 중국이 김치산업 국제표준국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이 상임이사국인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지난 24일 중국이 제안한 김치제조 국제표준을 승인했다는데, 한국을 조롱하는 부연 설명이 뼈 아프다. 한국은 김치무역 적자국이며, 한국 김치 소비량의 35%를 차지하는 수입 김치의 99%가 중국 김치라며 '김치 종주국의 굴욕'이라고 보도했다.국내 반응은 대체로 차분하다. 민간기구인 ISO의 인증이 김치무역을 규제할 국가간 표준도 아니고, 표준 명칭도 '김치(kimchi)'가 아닌 '파오차이(paocai)'라서다. 파오차이(泡菜)는 절임 채소를 통칭하는 단어다. 한국 김치를 '파오차이'로 부르던 그대로 국제표준으로 올려놓고 김치 표준 운운한 것이다. 한국 김치는 중국이 파오차이로 둔갑시킬 수 없는 정체성이 뚜렷한 음식이다. 하지만 한복, 판소리, 아리랑을 자국의 변방문화로 종속시키려는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 도발이 김치에까지 이른 점은 경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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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그래미' 노크한 'BTS' 지면기사
코로나19와 후진 정치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방탄소년단(BTS)은 해피 바이러스다. BTS가 어제 또 한 번 낭보를 전해왔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선정된 것이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그래미 어워드는 알려진 대로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이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을 망라하는 시상분야도 압도적일 뿐 아니라, 2만장 이상의 음반과 트랙이 참여할 만큼 수상 경쟁도 치열하다. 시카고 교향악단 지휘자인 게오르그 솔티가 클래식 음반으로 31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받아 최다 수상의 영예를 지키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래미의 백미는 대중음악 분야 시상이다.전세계 대중음악 뮤지션들이 그래미의 축음기 트로피를 염원하는 건, 철저히 음악성만 따져 수상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우선 심사위원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1만3천여명들 자체가 아티스트, 제작자, 녹음전문가 등 쟁쟁한 음악 전문가들이다. 팬들의 투표와 지지에 바탕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나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는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그래미 수상은 동시대의 뮤지션들의 인정을 받은 아티스트로 공인받는 통과의례인 셈이다.BTS가 지난 9월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뒤 그래미상 수상을 희망하는 소감을 밝힌 것도, 그래미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미도 아카데미 영화상과 마찬가지로 백인과 미국 중심 시상으로 '화이트'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영국 백인 아델이 미국 흑인 비욘세를 누르고 수상했을 땐 '너무 하얀 그래미'라는 팬들의 비난이 일었고, 일부 흑인 아티스트들은 그래미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AP, 로이터의 대서특필은 BTS의 그래미 후보 선정이 얼마나 대단한 사건인지 보여준다. 특히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본상 후보에 지명됐어야 했다며 "BTS가 주요 그래미상 후보를 강탈당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본상이 아닌 팝 분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그친 걸 비판한 것이다.하지만 아시아 뮤지션에겐 철옹성이던 그래미의 문화적, 인종적 장벽을 허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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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노무현 국제공항' 지면기사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총리실 검증을 명분으로 김해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로 밀어붙일 때만 해도, 논란의 주제는 여당의 선거 '포퓰리즘'이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국민의힘 부산 출신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선수치고 나서면서 '야당 무용론'으로 번지더니,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대구·광주신공항 특별법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오거돈의 성추행으로 인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문지른 '선거 램프'에서 신공항들이 쏟아져 나오는 나비효과라니, 넋이 나갈 지경이다.지도에서 가덕도를 아무리 유심히 살펴봐도 동남권 관문공항의 입지로는 부족해 보인다. 접근성에서 김해 신공항을 이길 도리가 없다. 부산 시민 상당수도 김해 공항 이용이 수월한 형편이다. 입지상 부산 남부공항이나 다름 없다. 가덕도 신공항이 가능하다면, 경기남부 신공항은 벌써 개항했어야 한다. 경기남부 대도시와 충청권 중소도시의 배후 인구 730만명의 수요와 인천·김포공항 보조 기능만으로도 공항신설 조건은 차고 넘친다.역대 정권이 순전히 표를 구걸하려고 설치한 지방 국제공항이 즐비하다. 하지만 애초에 항공수요는 도외시한 정치공항들이니 유령 공항으로 전락한 게 태반이다. 항공사들은 취항을 사양했고, 빈 공항은 예산만 잡아먹었다. 지금은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무안공항 활주로에 고추 말리던 시절도 있었다. 정치공항에 대한 야유와 조롱이 쏟아졌다. 백미는 유령공항에 대통령 이름 붙이기다. '노태우공항'(청주공항), '김영삼공항'(양양공항), '김대중공항'(무안공항)은 국민혈세를 표로 바꾼 실책에 대한 은유다. '김중권공항'(울진공항), '유학성공항'(예천공항)도 있다.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가덕도 신공항 명칭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짓자고 제안했다. 좋은 생각이다. 진보진영에겐 '성인' 반열에 오른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일 정도라면, 가덕도 신공항의 성공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테다. 반대로 천영우 전 청와대경제수석 말대로 멸치나 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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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윤성여씨'의 명예회복 지면기사
유대인 프랑스군 포병대위인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독일 스파이 누명을 쓰고 군사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2년 뒤인 1896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진범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재심요구는 거부당했다. 당대의 지성 에밀 졸라가 총대를 멨다. 1898년 대통령에게 드레퓌스 구명을 요구하는 공개편지 '나는 고발한다'를 '로로르'(L'Aurore, 여명)에 게재했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지성이 드레퓌스 구명에 뛰어들었다.프랑스 군부는 생사람 잡은 '유죄'를 집요하게 회피했다. 재심을 열었지만 날조된 증거와 위증을 근거로 드레퓌스의 무기형을 10년으로 줄여주는데 그쳤다. 전세계에서 프랑스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 에밀 졸라도 나섰다. 다급해진 프랑스 군부는 무죄 대신 사면을 제안했다. 드레퓌스가 이를 수용했다. 그러자 그를 위해 구명에 나선 지식인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무죄 투쟁을 포기하고 사면 제안을 받아들인 드레퓌스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지옥 같은 감옥에서 벗어나고픈 드레퓌스의 간절함도 이해 못할 건 아니다. 당시 그는 감옥 생활로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드레퓌스 개인이 아니라 정의로운 조국을 위한 투쟁'이라는 지식인들의 명분은, 하루 하루가 악몽이었던 그에겐 '지적 허영'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사명'에 불과했을 수 있다. 분명한 건 죄 없이 생매장 당한 사람의 심정은 당사자 아니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점이다.지난 19일 수원지법 법정에서 검찰은 한 피고인의 무죄를 구형한 뒤, "검찰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고인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의 범인으로 조작돼 20년 동안 감옥에 갇혔던 윤성여씨의 재심 공판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윤씨는 2009년 출소했지만, 지난해 진범 이춘재가 자백하기 까지는 살인·강간 전과자였다. 시국사건 희생자도 아니니, 드레퓌스식 정치·사회적 구명운동은 아예 가능하지도 않았다. 윤씨가 자신을 범인으로 만든 경찰들마저 용서할 뜻을 밝히고, 모든 걸 '운명' 탓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