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물류센터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 기반시설 공사 전 도시지원시설용지의 모습. 이곳은 스마트팜에서 물류센터로 개발계획이 바뀌었다. /독자 제공

2022년 지방선거를 거치며 의정부시의 최대 현안으로 지목된 고산동 물류센터 문제가 올 연말께 복합문화융합단지의 준공을 앞두고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주거 밀집 지역에 의심스러운 절차를 거친 사업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민들, 합법적인 건축허가라는 사업자 간에 줄다리기가 아직도 팽팽하다.

물류센터를 적극 추진했던 민선 7기와 백지화에 나선 민선 8기 사이에 낀 시 행정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해당 사안은 단순 기피시설의 문제를 넘어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고산동 물류센터의 추진과정, 불거진 의혹과 쟁점을 살펴본다. → 편집자 주

의정부 복합문화융합단지(리듬시티) 내 도시지원시설용지에 추진 중인 고산동 물류센터는 건축허가 직전까지 '깜깜이'로 진행된 탓에 여러 의혹을 낳는다. 물류센터가 추진된 부지는 애초 스마트팜이 예정됐던 곳으로,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자가 막대한 이득을 취하는 구조가 됐다는 주장이다.


아파트 50m·초교 290m '위치 논란'
기업 태도 바꿔 부동산컨설팅 용역
시설용지 확대·용적률 상향 '승인'
"공공기여분 늘려 이익 환원" 해명


24일 시 등에 따르면 리듬시티 도시개발사업은 의정부 산곡동 65만4천㎡에 문화·관광·쇼핑·주거 등을 위한 복합형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올해 말 기반시설 부분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이 중 고산동 물류센터 조성 계획이 일반에 알려진 것은 2021년 11월 한 자산운용사가 세운 유한회사가 리듬시티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일부에 물류센터 건축허가를 받으면서다. 아파트로부터 50m, 초등학교와 29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물류센터의 위치는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취재 결과 시와 사업자(의정부리듬시티(주))는 최소 2018년 이전부터 물류센터를 검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초기 스마트팜을 계획했던 시는 2016년 4월 한 농업벤처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2017년 이 기업이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을 대체할 사업으로 사업자에 의해 '물류센터'가 등장한다. 의정부리듬시티(주)는 2018년 부동산 컨설팅 업체에 물류센터 도입을 위한 개발계획 변경 논리를 개발하는 용역을 발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결국 사업자의 뜻대로 스마트팜이 무산된 곳에 물류센터를 들이기로 하고 2020년 12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개발계획 변경을 승인받았다. 그러면서 당초 3만9천㎡였던 도시지원시설용지는 4만3천㎡로 넓어졌고, 용적률은 150%에서 250%로 상향됐다. 층고도 4층에서 5층으로 높아졌다.

이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시와 사업자가 처음부터 물류센터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가 2018년 4월 리듬시티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승인을 고시하면서, 도시지원시설용지의 주 허용용도에 창고시설을 포함한 것과 예외적으로 획지분할이 가능하도록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정부리듬시티(주) 관계자는 "농업벤처기업과 협약할 때만 해도 수도권에서 스마트팜 사업이 유망했지만 이후 국가 주도로 혁신밸리가 선정되고 비수도권의 유치 움직임이 생기면서 의정부가 가진 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물류센터를 추진한 것은 당시 국가적으로 물류가 핵심 서비스업종으로 떠오르면서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불투명한 사업 계획 변경 과정을 거쳐 이득을 봤다는 의혹에 대해선 "시가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물류센터 사업자는 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상태"라며 "물류센터로 계획을 변경하기로 한 이상 용적률 상향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했으며 이를 통해 추가로 발생한 개발이익은 공공기여분을 늘려 환원키로 했다"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사업에 미칠 영향 등이 있기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의 단계별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진 않다"면서 "사업 초기 진정성을 갖고 스마트팜을 유치하려 했으나 대외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그 대안인 물류센터는 4차 산업시대 급변하는 환경을 반영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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