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한 대학생 정영운(24ㆍ평택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씨가 밝힌 사건의 소회에서 용감함과 겸손함이 전해진다.
지난달 18일 오후 10시 55분께 경부선 평택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한 승객 곽모(36)씨가 비틀거리다가 발을 헛디뎌 승강장 아래로 떨어졌다.
곽씨는 선로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순간 의식을 잃었다. 바로 이때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역구내로 진입하고 열차 진입 안내방송이 계속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정씨는 급히 선로로 뛰어들었고, 그 순간 열차는 20여m 앞으로 다가왔다.
곽씨를 승강장으로 들어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정씨는 곽씨와 함께 선로 옆 안전통로로 몸을 피했다. 불과 3초 뒤 화물열차가 두 사람 옆을 지나쳤다.

이어 "'취객이 스스로 위기를 피할 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선로로 내려갔습니다"라며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려가 보니 지하철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습니다"라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회상했다.
정씨는 "지하철이 지나가고 무사히 취객을 구했지만 생각만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죠. 또다시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선뜻 같은 방법으로 사람을 구하겠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 번 경험을 했으니 제 성격상 또 사람을 구하러 내려갈 것 같습니다"라며 용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주변 사람들 모두가 릴레이로 칭찬을 해주시고, 인터넷상에서도 화제가 되니 그저 얼떨떨하고 어리둥절할 뿐입니다"라며 쑥스러워 했다.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 묻자 정씨는 "사건 이후 처음에는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사람을 구한 용기가 장하다고 칭찬해주십니다"라고 뿌듯해 했다.
한편, 코레일은 지난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정씨에게 감사장과 3년간 전동열차 무료 이용권을 전달했다. /민웅기기자
